× PC버전
공개일기 한줄일기 내일기장
李하나
 22살 하나의 옛이야기   치유일지
조회: 2653 , 2013-03-12 21:59


22살의 하나가 
옛날 일을 이야기합니다.

(적나라한 성폭행 장면입니다. 
읽기 싫으신 분은 부디 스크롤을 내리지 말아주세요)




.
.



하나는 어떤 삶을 살았는지
들려드릴게요.

하나는 남동생이 하나 있어요.
그리고 엄마가 있고
아빠라고 부르고 싶진 않지만
어쨌든 생물학적인 아빠가 있지요.

친부는 굉장히 이상한 사람이었어요.
징그럽고 더럽고 거짓말쟁이에 변태
술꾼 담배꾼 성폭행 범죄자였죠.
게다가 바람도 폈어요.

이 정도면 최악이지 않나요? 
그 때는 왜 이 인간이 이렇게 쓰레기라고
당당히 이야기하지 못했는지.
어휴


아무튼 
하나는 7살 때부터 성폭행을 당했어요.
똑똑히 기억하지요.
그가 내 원피스 속으로 머리를 넣던 그 날을.
그리고 8살 때
그가 나에게 자신의 성기를 만지라고 요구했던 그 날을.
하지만 이 이야기는 더 이상 하고 싶지 않아요.
너무 많이 이야기했거든요.

사실 이 때는 그게 뭔지도 잘 모르고
제가 너무 어려서
고분고분 말을 잘 들었기 때문에 맞지도 않아서
별로 감정적인 충격이 크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쉽게 떠올릴 수가 있어요. 

아주 세세한 부분들까지.
내가 뭘 입고 있었는지
무슨 생각을 했는지까지도요.
신기한 건
정말 아무런 감정의 동요가 없었다는 거예요.
그런데도 기억이 나는 걸 보면
더 신기하지 뭐예요.


아무튼
그 이후로는 확실히 
떠올리기가 힘이 들어요.
'싫다'
'괴롭다'
'징그럽다'
'무섭다'
등의 감정이 같이 섞여서 떠오르거든요.

그에 대한 
치밀어오르는
'분노'까지 함께.

그리고 가장 중요한
나 자신에 대한
수치심
혐오감
죄책감
이 함께.




.
.


하나가 처음 싫다는 의사를 밝히기 시작한 건
초등학생 때였던 것 같아요.
성교육을 받았는데
이건 뭔가 아니라는 느낌을 받았던 거죠.
말로 명확히 설명할 수는 없지만.

하지만 그런 날은 꼭 매를 맞았어요.
제가 매를 맞으면 
엄마랑 아빠는 싸웠죠.
왜 애를 때리냐고.
아빠는 제가 성관계를 거부해서 때렸다고 할 수는 없으니
늘 하찮은 것을 꼬투리로 삼아서 때리곤 했거든요.
잘 본 성적표를 가지고 못 봤다고 한다든지
새벽 세 시에 꺠워서 안마를 시키고는 못 한다고 때린다든지
자기가 티비 볼륨을 100까지 키워놓고는 내가 시끄럽다고 했다고 때린다든지
뭐 등등.

그러니 엄마가 뭐라고 하죠.
왜 애를 때리냐고.
그러면 싸워요.
그리고 아빠는 이야기하죠.
그게 뭐라고 이렇게 난리냐고.
애 좀 때리는 게 뭐 그렇게 대수냐는 듯이.

그러면 저는 죄책감이 들어요.
아 또 나 때문에 이렇게 오늘 사단이 났구나.
제발 조용했으면 좋겠다.
라고.



전반적으로 그런 분위기였어요
우리 집은.
그렇다고 엄마가 아빠가 저를 성폭행하는 걸
아예 모르지만은 않았어요.

제가 아주 어렸을 때
그러니까 8살이나 9살 때쯤에
아빠가 저를 성폭행하는 방식은
밤에 제 방에 들어오는 거였거든요.
끔찍한 건 그 땐 제가 제 동생이랑 방을 같이 쓰고 있었다는 거에요.
하지만 그 쓰레기새끼는 아무렇지도 않게 제 침대로 올라왔죠.

그리고 제 바지를 벗기고
엉덩이를 들어올리고
다리를 벌려서 제 그곳을 빠는 거에요.
그 무렵엔 저는 별로 뭔가를 느끼지는 못했어요 사실.
그냥 좀 느낌이 이상했죠.
하지만 제가 나가라고 하면 가만히 있으라고 했어요.

여기서 가장 아이러니 한 건
아빠가 저한테 한 협박이 뭔 줄 아세요? 

"엄마 깨운다"였어요.
그러면 저는 움직일 수가 없었어요.
엄마가 깨는 게 저는 왜 그렇게 무서웠던 걸까요? 
아직도 이해가 안 되요.
엄마가 깨서 나를 도와줘야하는데-
저는 엄마가 깨서 아빠랑 싸우는 게
나 때문에 또 집이 시끄러워지는 게 무서웠어요.

그렇게 가만히 누워있다가
아빠는 조용히 다시 방을 빠져나가곤 했죠.

어떤 날은 들키기도 했어요.
엄마가 문 밖에서
이렇게
보고 있는 거예요.
그러면 아빠는 화들짝 놀라서
바지를 얼른 입히고
저는 얼른 자는 척 하죠.

엄마는 저를 깨워서 물어요.
"정말 잤어?"
그러면 저는 눈을 비비고
최대한 부시시하게 뜨면서
정말 잤다는 듯이
"응 잤는데?"
라고 이야기해요.

그러면 아빠는
"나랑 얘기해"
하면서 엄마를 데리고 나가죠.

그러면 저는 그냥 자면 되는 거예요.
밖에서 둘이서 싸우든 말든.
지금 내가 무슨 일을 겪었든 말든.
조용히 
잘 수 있었어요.


.
.



더럽네요.
생각할 수록.

좌절   13.03.21

모라고 할 말이 없내요 힘내 시라는 말 그것뿐이내요 미안해요 모라 위로 을 해드릴수 없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