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2618 , 2013-06-24 01:01 |
이번 토요일 새벽에는 이사를 했다.
날씨가 이사하기 좋게 흐렸다.
새로운 집에서 3개월 가량 살고 나서 다시 원래 터에 지은 새집으로 이사할 예정이다.
힘들어도 가족들 얼굴에 웃음꽃이 핀다.
일이 술술 풀리기 때문일까
엄마아빠가 웃으니 나도 좋다.
오늘 지붕철거가 시작된 집에 가보았다.
아빠가 사서 엄마가 신혼을 시작했고 우리를 낳고 키웠던 집이다.
아빠는 약간 충격을 받으셨다.
엄마는 숨을 잘 삼키지 못하셨다.
아름답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수많았던 가족의 이야기가 담긴
엄마아빠의 첫번째 집이 전쟁이라도 난 것처럼 그렇게... 뜯겨져 있었다.
더 나은 집을 지어 들어갈 거니까 괜찮다고 위로해드렸다.
터가 반듯하게 나오도록 철거되기 전까지 마음 한켠이 허전하시겠지
집이 내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귀가 있다면...
우리 아빠의 꿈이자 희망이 되어주고
우리 엄마의 자랑이 되어주고
오빠와 나를 지켜봐주며
그동안의 긴 세월을 견뎌내주어 무척 고마웠어
너는 그냥 집이 아니라 제 5의 가족이었단다
새로운 얼굴로 다시 우리를 맞아주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