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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634 , 2013-12-04 08:54 |
애써 평상의 모습을 가장하기에
아빠도 너를 그리 대했지만,
줄세워져 탈락한 너의 무너진 자존심과 슬픔이 와닿았다.
그러나, 아빠는 그 슬픔이 더욱 깊어져 <치욕>에까지 이어지길 바란다.
사마천이 그랬다는구나
나는 평생 열아홉번의 치욕을 격었다고..
한번의 치욕으로도 인간이 얼마나 성장할 수 있는지 안다.
아빠는 사마천이 위대한 역사서를 써서가 아니라
무려 19번의 치욕을 겪었다는 점이 더 위대해 보이는구나.
아들.
<공부>에 대해 생각해 보자.
니가 죽어라 해왔던 그 공부는 어른이 되면 정말 쓸모가 없는걸까?
아빠 생각엔 말야...
니가 수능을 통해 평가받는 것은 미적, 적통, 기벡에 대한 지식이 아니라 실은 <학습 능력>이다.
수업과 책을 통해서 니 눈과 귀로 들어오는 지식들을
너의 언어로 정리해서 메모하고
수없이 들춰보고 고민함으로써 마침내 그 지식들을 뇌와 근육속에 저장하고
홑어진 지식들을 연결해서 총체적, 거시적으로 바라보고
다시 우물속에 들어가 세밀히 한번 들여다보고
내 약한 부분을 파악해서 부족함을 메꾸는 그런 능력들 말이다.
니가 사회에 나와 미적분을 써먹을 일은 드물지만
미적분을 풀며 익힌 <학습능력>은 평생 자산이 되고,
<학습능력>을 가진 자만이 평생 성장할 수 있단다.
만약 아빠가 직원을 채용한다면 품성을 가장 먼저보고, 그 다음엔 <학습 능력>을 볼것이다.
넌 학습능력을 다시 다듬는 시간을 얻게 된 셈이지.
결코 낭비의 시간도, 뒤쳐지는 시간도 아니란다.
아들아.
암튼, 여기까지 잘 왔다.
지금까지도 훌륭했고, 대견하다.
니 피로가 6년간 쌓인 것임을 잘 알고 있단다
일단 푹 쉬렴~~
- 언제나 너를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아빠가 -
마당쇠
13.12.07
아들을 생각하는 마음이 대단하시네요. 아들이 아빠의 마음을 알아주었으면 좋겠네요 |
리브라
13.12.12
맞아요. ㅎㅎ 대학생이 되기 전 저런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