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약하고 못난 사람인데
그것도 잘 모르고 나에게 의지하려는 사람들이 종종있다.
힘들어 하는 이들에게 힘이 되어 주지 못하는건 슬픈일이다.
오늘 같이 공부하던 친구가 저녁에 전화가 와서
전세로 살고 있는 집이 경매로 넘어가게 생겼다고 했다.
전세권등기도 안했다니 아마 많은 돈을 떼일지도 모른다.
나에게 계속 자신의 아버지가 원망스럽다고 했다...
나는 일단 집안을 생각하지 말고 네 공부를 빨리 마치라고 말했지만 인간인지라 그게 쉽게 되지 않을거란걸 안다.
당장 이 겨울에 친구의 가족은 어디로 가야하고 나는 내 옆에 친구에게 무얼 해 줄 수 있단 말인가?
그렇게 말하는 나조차 '어떻게 해야 하냐'는 친구의 목소리가 귀에 계속 맴돌아 책에 집중 할 수가 없었다.
한때 내곁의 모두를 위로하려고 했지만 그게 불가능 하다는걸 알았다. 나는 남들의 근심과 걱정을 대신 지어 주다가 늪속으로 가라 앉었고 그런 내가 별볼일 없다고 여긴 사람들은 나를 떠나갔다.
미안.. 지극히 이기적이고 속물같지만 나 이번에는 나먼저 살아야겠어.
내가 조금 더 나나은 위치에 서 있는게 너희들에게도 조금은 힘이 되지 않을까 하고 자기 합리화 하는 새벽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