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2272 , 2014-02-17 00:46 |
입사후 폭풍같던 일주일이 지나가고.. 나는 안정감을 찾았다.
퇴근하면서 울기도하고ㅋㅋ 그냥 맘이 왜그리도 답답하던지...
내 인생이 어디서부턴가 꼬인 기분..
전에 다니던 회사 사람들 금욜에 보고나니 맘이 편해졌다.
다시보니 너무 좋았고.. 사람들도 좋아해줘서.. 행복했다.
이렇게 오랜만에봐도 예전같이 웃을 수 있다는 사실이 좋았다.
술도 한 잔하고, 간만에 농구 내기도하고, 노래방까지.
나는 사실 무책임하게 관둬서 죄송하단 얘기를 하고 싶었는데... 그분들은 내 걱정 뿐이었다.
내가 일하고 있다고하니 좋아하시며.. 맘이 놓인다고 하셨다.
그러면서 그 때의 내가 관둘수 밖에 없었던 입장을 이해해 주시고... 같이 안타까워해 주셨다..
지금 다시 들어간 언니는 좋은 조건으로 계약을 했다고 한다.
아마 저번보다 꽤 연봉이 많은듯 하다.
그 얘기를 듣고나니.. 내가 거기 안간게.. 후회되는게 아니고- 기뻤다.
내가 아마 예전에 그대로 일을 했더라면.. 자재과에 연봉 변화는 여전히 없었을꺼다.
내가 나옴으로써 그 언니가 높은 연봉을 받을 수 있는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그 때의 내 선택이 잘한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난 이 회사에 일단은 맘 붙이고 일하기로 마음 먹었다.
더이상 그때의 나를 돌아보지 않기로 했다. 잘한거다...
저번주엔 회사에 완전히 맘이 붙질 않아서 일에 집중이 잘 안됐는데... 낼부턴 열심히 할 수 있을것 같다.
사람들이 다 좋다.
금욜 퇴근하면서도 사람들이 내보고 들어온지 한달은 된 것 같다며..ㅋㅋ
5일짼데^^
그만큼 사람들도 잘 대해주고 잘 가르쳐준다.
사람 잘 만나는것도 참 복이란 생각이 들었다.
금욜날 사람들 만나고 집에 가는길엔.. 역시 내가 인복이 많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말에 친구들 모임이 있었는데.. 친구 하나가 재혼을 한다.
우리 친구 6명.. 참 사연 많은 친구들이다.
20,30대때에 겪기 힘든 아픈 일들은 우리가 돌아가면서 다 겪는듯하다.
그렇기에 우리는 더 끈끈해지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함께여서 행복했다...
우리 이야기를 책으로 만들어도.. 책한권은 족히 낼 것 같다..
모두들.. 행복했으면 좋겠다...
친구들이랑 헤어지고 오빠를 만났는데... 오빠가 몸이 좀 안좋아진 기분이다.
한달전에 봤을때보다.. 음식을 잘 못먹었다..
복수가 좀 찬듯한 기분이라고 하는데.. 저번 항암땐 유독 힘들었다니 .. 더 걱정이고...
음식이 안넘어 가는데.. 살려고 억지로 먹었단 말이.. 참 맘 아팠다..
지금은 정말 이방법 저방법 다 쓰고 있는데.. 걱정이다..
그래도 다행인건 회사가 좋아서.. 6개월째 쉬고 있는데도 월급이 100% 다 나온다고 하니...다행이다.
언제까지 가능할런지 모르겠지만... 사람들이 돈도 모아서 주고....회사 사람들한테 내가 다 고마웠다.
사실 암환자가 돈 없어서 치료 못 받는 경우도 많으니... 오빤 그나마 정말 다행이다..
회사를 퇴사한거랑 쉬고 있는거랑은 심적으로도 천지차이..
회사에선 회사 걱정말고 무조건 쉬라고 했다니... 고마울 따름..
오빠가 지금 항암 받는건 실비도 나오고하니 큰 돈이 안드는데 온열치료나 이것저것 면역력 높일려고 하는게 있는데 그게 한달에 130이라던가? 식이요법 이런것도 시작했는데 이것도 100..
오빠가 그래도 그동안 경제적으로 많이 모아놔서.. 하고 싶은 치료는 일단 다 할 수 있으니.. 다행이다..
내가 그때 막 보험 가입하고 내시경 받아랬는데.. 비록 가입하고 한달도 안되서 암판정이 나서 진단빈가? 큰 돈은 못받았지만.. 병원 다니면서 실비를 받을 수 있어서 좋은것 같다.
글고 그때 아프고 맘이 우울할까봐 강아지 키우는게 어떻냐고 권했는데.. 그것도 참 잘한것 같다.
이렇게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질때 강아지가 있으니 활력소가 많이 되는것 같다..
내가 곁에 못있어줘서... 미안하지만... 내 나름대로 위안인가... 그래도 내가 잘한게 있겠지... 자꾸 생각하는것 같다...
오빠가 일가고 싶대서... 맘이 .. 그랬다...
얼른 나아서.. 일 다닐 수 있길.. 바란다...
예전엔.. 나 없이 아무것도 못할까 걱정 많이 했는데.. 오늘 보니 오빠도 이제 혼자서 잘하는것 같다.
혼자 폰도 바꾸고.. 이래저래 새로운 치료도 시작하고.. 병원가도 자기가 젊으니 간호사들이 말 많이 건다며..어디가서든 적응 잘하고 있고... 마침 오빠 친구도 지금 일을 안다니고 있어 일주일에 한번 정도는 같이 산책도 다닌다니... 좀 더 마음도 놓이고...
친구들은 내가 오빠랑 연락하는걸 별로 안좋아해서.. 잘 얘기는 안하는데..
애들이 무슨 얘기하는지도 안다..
어떻게보면 안듣고 살면 더 맘 편한데.. 아무래도 얘기 들으면 맘아프기도 하니깐...
근데 지금 내 생각엔 이게 맞는것 같아서... 가끔 먹고 싶은것도 같이 먹고.. 수다도 떨고.. 이러면 스트레스가 좀 풀리지 않을려나...
도움이 되고 싶다..
내가 해줄수 있는건 해주고 싶은데... 이것도 정답은 없는거겠지..
지금은 괜찮은데.. 나도 누군가를 만날 수도 있고...
지금도 난 그냥 조그만 회사에 들어갔을 뿐인데... 오빠가 일하고 싶다고하니... 좀 미안하기도 하고...
내가 백수일때보다 조금 대화가 달라진 기분..
하.. 오빠가 얼른 건강해지고.. 예전의 모습을 되찾았으면 좋겠다..
행복했음 좋겠다....
나한테도 막 속마음을 잘 얘기하는 성격이 아니라.. 힘들다는 얘기는 잘안하는데..
그런 오빠라.. 더 마음이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