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2370 , 2014-10-14 15:46 |
어디서 부터인지는 모르겠다
친한 친구놈과 술을 마시는데 눈물이 터졌다.
취해서가 아니다
그냥 그 친구와 마주보며 이야기를 하는데 눈물이 터졌다
사람 마음이라는게 참 신기하다
예전엔 그토록 미워하기도 하고 다투기도 하고..
그런 친구이기도 했는데 어느새 보니 내 옆에 딱 붙어서 내가 제일 좋다며 서로 웃고 떠들고 있다
술을 마시며 진솔한 대화를 나눴다
얘는 나와 친한 사이긴 사이였지만 그렇게 날 많이 믿고 신뢰하는편은 아니였다고 하더라..
근데 난 전혀 기분이 나쁘거나 그러지 않았다
오히려 솔직하게 나에 대해서 느끼는 감정과 생각들을 말해줘서 더 고마울 뿐 이었다
사실 어떻게 보면 더 친해지기 위한 과정들일 뿐 이다
근데 서로 이야기 하다 보니 내가 이 친구한테 너무나도 못된 놈 이었던거다
막 옛날 생각들이 머릿속을 몇초만에 스치고 가더니 속에서 갑자기 뭔가 먹먹하더니 결국 울컥해서
눈물이 터져버렸다
찌질할지 몰라도 그냥 그 순간 만큼 나도 내 감정을 숨기고 싶지 않았다
그냥 울었다
친구는 순간 좀 당황해하면서도 난감해했다
그 친구가 그러더라
"나같은 친구둬서 고생많지? 미안하다.."
근데 그 말에 눈물이 안멈췄다
내가 진짜 여자앞에서도 정말 친한친구들 앞에서도 찌질하게 남자가 눈물이나 흘리고 그러지 않았는데
주체할 수 없이 꼴사납게 눈물이 터졌다
그렇게 이야기 하다가 서로에 대해서 더욱 더 알게되었고,
그 뒤로 시간이 지나고 이 친구와 통화하는데 난 또 눈물이 터졌다
친구녀석이 나랑 지금 이렇게 친하고 가까운데 나중에 혹시나마 멀어지면 어쩌지 하고선
쓸데없는 잡생각과 아직 벌어지지도 않은 일들을 미리 생각하고는 혼자 깊은 고민에 빠진다
왜냐면 우린 그랬었으니까
한 때는 서로 참 힘들었으니까 나도 얘 때문에 마음고생 했었고
얘도 나 때문에 마음고생 했었으니까
얘가 나와의 사이가 갑자기 멀어지거나 하면 어쩌지 하며 너무 걱정하길래 나도 모르게 또 눈물이 났다
날 이렇게 진심으로 대해주고 그냥 참 고맙고 고마워서 울컥하고 눈물이 났다
마음이 참 여린놈이다 내가 언제든지 힘들면 털어놓으라고 했다.
니가 그런 생각안하게 내가 더욱더 너가 날 믿을수 있게끔 나도 열심히 노력할테니까 너도 그런 잡생각 버리고 조금만 더 날 신뢰했으면 좋겠다고..
이후로 사이는 더 가까워졌고 서로 많이 믿고 의지한다
더 이상 서로 안좋거나 못믿는 마음따위는 없다 이젠..
난 그저 고맙다.
정말 소중한 친구 한명이 더 생겼다는 생각에 난 기쁘고 고마웠다
나중에 늙어서도 내가 힘들 때 고민 들어주고 아무 말 없이 감싸주고 토닥여 줄 수 있는 그런 친구
난 배신도 많이 당해봤고 세상 살아가는데 있어서 남자건 여자건 그냥 사람 자체가 두려웠다
가까이하면 언젠간 날 뒷통수 치진 않을까? 어차피 멀어질 사이인데 하며 가까이 가지 못했다
나중에 뒤돌아보니 점점 내가 먼저 멀리하기 시작하고 있는 나를 보며 참 괴로웠다..
누군가 나에게 따뜻한 손길을 내밀면 난 그 손을 뿌리치고 내 멋대로 살겠다며 아무에게도 의지하지 않고
기대지도 않고 믿지도 않고 그냥 나 혼자 모든걸 감당할 수 있을 것 만 같았다.
그땐 그랬었다.. 상처가 쉽게 아물지 않았다.
근데 그때 나에게 친구가 아예 없던건 아니였다..
그래도 내가 조금이나마 믿고 서로 의지하는 친구가 딱 한명 있긴 있었는데
그 친구가 어느날 전화가 왔다
근데 이놈이 아무 말 없이 그냥 숨소리만 내는데 갑자기 하염없이 울더라 너무 힘들다며..
그냥 나도 모르게 너무 찡했다
그러곤 많은 생각들이 오갔다.. 아 얘는 정말 날 많이 신뢰하고 나에게 의지하는구나
그때서부터 나도 얘한테 정말 진심으로 마음을 열고 사이가 엄청 가까워졌다.
정말 이 친구와는 지금까지도 친하다
이 친구와 어렸을 때 내가 참 힘들었을 때 내가 짜증부리고 화내고 투정부려도 다 받아줬다..
난 참 이기적이고 나쁜놈이다 바라기만 했고..
근데도 묵묵히 내옆에 있어줬던 이 친구에게 내가 어쩌면 처음 마음을 열었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이 친구에게 물론 지금 나와 친한친구들 전부에게 난 아직도 여전히 미안하면서도 고마울 따름이다
그렇게 조금씩 마음을 열게 되었고 친한 친구녀석들 덕분에 '정'이라는걸 알게 된 것 같다
지금은 나에게도 정말 소중한 친구가 여럿 생겼고 내 옆에서 내가 힘들 때 정말 힘이 되어 주곤 한다
날 필요할때만 찾는 그런 친구가 아닌, 진짜 친구
이번에 같이 술을 마시며 날 눈물 흘리게 한 그 고마운 친구녀석도 이제는 정말 '내 사람' 이다
'내 사람'이라는 말이 내 애인, 내 여자 이런 의미가 아니라 정말 인생 살아가는데 있어서 자기 자신에게
소중한 사람들은 전부 '내 사람' 이다
핸드폰 연락처에 번호가 100명이 넘고 200명이 넘는다고 해서 전부 다 연락하며 지내는건 아니니까..
그런 사람은 세상에 없다고 본다
혹시나 내 일기를 보면서 한번 쯤 생각해 보는 것 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내 사람' 이다 라고 당당하게 자부 할 수 있는 정말 애틋하고 소중한 사람이 1명이상
있다면 절대 인생 헛산게 아니라고 본다
공부,직장,연봉,차,집 이런게 중요한게 아니다, 물론 생계유지라던지 그런 차원의 이야기를 떠나서
인간관계가 가장 중요한 것 이라고 생각한다
자기가 죽었을 때 장례식장에 와서 진짜 진심으로 슬퍼해 주는 친구 한명이라도 있다면 그걸로 된거다
감사한일이다
자기 자신을 소중하게 생각해주고 서로 마음을 공유할 수 있는 친구가 있다면 뜬금없게나마 오글거릴지라도 SNS를 통해서라도 그냥 옛이야기 꺼내면서라도 갑자기 니가 생각났다면서 고맙다는 말, 미안한게 있다면 미안하다는 말을 한다면 참 좋을 것 같다
혹시 내 예전모습처럼 지금 현재 사람이 겁이나고 싫다면 조금만이라도 마음열고 용기냈으면 좋겠다
사람은 사람으로 치유한다는 말이 있다
절대 곁에 사람없이는 세상 살아갈 수 가 없다, 사람이 있으니까 살아갈 수 있는거다
누구나 관심받길 원하고 무관심이 제일 무서운거라고 생각한다
항상 무언가 그 사람에게 원하고 바라지만 말고 먼저 따뜻한 말이라도 건네면서 힘든거 있으면 말하라고
하며 위로도 하고 안부도 전하고..
무작정 아무한테나 그러라는게 아니라 정말 지금 자신한테 소중한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 남자든 여자든 꼭 용기내서 그 사람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사람은 한번 좀 멀어지면 다시 정말 서로 소중하지 않는 이상 가까워지는게 쉬운 일은 아닌 것 같다
지금 '내 사람' 이라고 생각되는 사람이 있다면 앞으로 더 소중하게 여기고 잘해줬으면 좋겠다
나도 아직은 예전 일들때문에 여자는 살짝(?) 두렵긴 하지만 그래도 많이 용기내고 있다
나는 지금 나에게 내 모든걸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가 5명이상은 넘는다
자랑이 아니다 정말 나 자신 스스로에게 자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내 사람 이라고 난 자부할 수 있어서 인생 헛산 것 같지 않다
그저 내 사람들한테 고맙고 미안할따름이다
나는 참 복 받은 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