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고보니, 당신이 새로 직장을 옮긴지 1년이 지났다.
1년동안 쉬는 날 없이 만근했다고 상품권 받았다고 전부 나에게 준다.
쇼핑하든지 책 사든지 해- 하며.
봉투에, 회사에서 받은 그대로 당신 이름이 적혀있다.
주말에 한 일들이,
지난주였는지 2주전의 일인지 헷갈려하며, 기억이 없다고-
깡그리 다 날아간 것 같다며 울먹이자
당신이 기억하고 있으니까 괜찮다고, 치료를 다 받고나면 괜찮아질 거라고,
잠시 부작용이라 생각하자고 말한다.
저녁을 먹으며 반주로 혼자 소주 2잔을 마시고 헤롱헤롱하며
오빠아아앙- 하며 아아앙- 콧소리를 한번 내줬더니
다신 하지 말라면서, 입은 귀에 걸려있다. 풉.
날이 계속 흐리다.
지난 주 내내 비가 오더니, 추워지고 하늘이 깜깜하다.
벚꽃들은 흐드러지게 폈다가, 비바람에 다 떨어지고..
새파란 하늘과 따뜻한 햇볕을 쬐고 싶다.
날씨 탓인지 자꾸 무기력해진다.
맑은 날씨가 되면,
수목원으로 소풍가야지. 낚시도 하러 다니고
봄꽃 보러 산도 타고.
홍대 막걸리집 몹시 궁금하다.
이참에, 서울 고궁의 야경을 보러, 당신을 졸라서 함께 올라갈까 싶다.
그리고나서 홍대에서 밤막걸리를 마시는거야.
예쁜 고궁도 보고, 국사공부하며 알게된 모든 역사지식을 동원해서
당신에게 이런저런 설명하며 으쓱으쓱 하는거야.
오- 대단한데? 하겠지. 풉.
가게되면, 한잔 사주세요.
막걸리는 항암에도 좋대요. 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