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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블리뽀뽀
 4/29   하루동안
폭우 낙뢰 조회: 1581 , 2015-04-30 00:26
1. 한 동안 쓰지 못해 드디어 일기를 끄적인다.

2. 나는 27일부터 28일까지 인수인계를 받아야했다. 정확히는 29일까지...하지만 일정변경으로 바뀌었다. 정말 파견직원 나하나 뽑았겠냐 했는데...진짜 나 하나였다. 부처의 여직원 달랑 나 하나... 50명의 상사를 모셔야하는 막내가 과장님들인 그 부처. 멘붕의 연속... 사장님의 전화 이사님의 전화 모든 전화를 다 받아내야한다는 그 전화.... ㅠㅠ 사무실은 왜 그리 더운지 프린터 토너는 왜그리 빨리 닳는지... 비품...진짜...멘붕.
50명의 남자 상사분들... 거대한 공대와 군대 조직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설마했는데...설마가 사람을 잡는다는...그 상황이 이런상황일줄이야...ㅠㅠ

3. 이모댁에 머물면서 이모와 시간을 보냈다. 이모는 많이 연로하시지만 내 밥을 꼭 챙겨주셨다. 너무 고마워서 어떻게 보답을 해야할지...ㅜㅜ

4. 남친과 700일을 맞이했다. 하지만 난 오늘 꽤 장시간 버스를 타고 집에 온 까닭에 타지에 있는 남자친구를 보러가지 못해 내일 가려고 했더니 오지말란 뉘앙스를 풍긴다.
되게 무안하고 민망하고 그랬다. 보고싶다할 땐 언제고... 어제는 술먹고 전화하고서는 직업학교 다니는 사람들에게 나를 소개하고 싶다고, 와서 또 기다려달라해놓고서는 그러지 말라는 식으로 나오니 나참... 가고 싶은 마음이 사라졌다.

5. 외할머니는 오래 못버티실꺼 같다는 의견이 나온다. 엄마 이모들 다들 우울해 하신다. 그런데 아빠가 엄마의 속을 한번 씩 뒤집는 말씀을 하셔서... 분위기가 좋지 않다. 부모가 없으면 고아라고 엄마가 그랬는데 정말이지 상상하고 싶지 않다. 엄마는 너네 아빠는 이미 고아고 엄마도 고아가 될 예정이라고 그랬다. 외할머니의 장기들도 나이를 먹어 고장이 많이 났고 특히 신장이 많이 나빠지셔서 얼굴이 많이 부으셨다했다. 일제시대에 태어나 광복을 겪고 한국전쟁을 겪은 살아있는 역사이셨는데 거의 한 세기까지 사셨는데... 이렇게 가시는 길이 험난해서 더 마음이 안좋다. 안아프시면 좋겠고 편히 가시면 좋겠는데 오늘 따라 마음이 많이 쓰인다.

볼빨간   15.04.30

저희 할머니도 비슷하신 거 같아요. 우리.. 살아계실 때 한 번 더 뵙고 자주 손 잡아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