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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하나
 전환   cinq.
조회: 2170 , 2015-09-14 14:09


음 월세 낼 때가 다가오니 또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했다.
교환학생 공고는 아직도 올라오지 않고-
지난 주에 약속이 있었던 나는 또 아르바이트를 하지 못했다.
그리고 월세 낼 날이 또 성큼 다가왔다.

그래서 엄마한테 돈을 좀 빌려달라고 부탁을 했다.
카톡을 보냈는데,
엄마가 전화가 와서
'너는 생활비 대출 받았다면서 또 빌려달라고 하냐?'
라고 물었다.

순간 그냥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그냥 대답을 안 했다.

그리고 퉁명스럽게 얘기했다.
'안 빌려줄거면 뭐하러 전화해서 그렇게 물어보냐'고.
'그럴 거면 끊어'라고.

엄마는 한숨을 쉬더니 전화를 끊었다.
그냥 짜증이 났다.
돈이 없거나 그러면 그냥 못 빌려준다고 하면 되지,
왜 전화해서 꼭 그렇게 말 하는 지 모르겠다.

한동안 엄마랑 잘 지내려고 노력했는데
또 화가 나버렸다.


.
.


이 참에 한 번 모드를 전환해볼까 생각 중이다.
엄마에 대한 양가감정을 다루기 위해
한 번에 한 가지만 하기로 결정했었다.
즉, 
지금까지는 '엄마를 그냥 덮어놓고 이해해보자'라고 다짐했었고
그 결과 관계가 많이 개선됐었다.
싸우는 일도 없었고-

이번엔 덮어놓고 싫어해보는 차례이다.
싫어한다기보다는,
'미워하기'.

'미움'과 '사랑'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하는 상태가 답답해서
둘 중에 하나씩만 집중해서 다뤄보기 위함이다.

이번엔 순수한 미움, 서운함으로 행동해보고자 한다.
다 끌어올려보아야지.
그러면 또 뭔가 변화가 생기겠지.

벌써 뭔가 힘이 끓어오르는 듯한 기분이 든다.
전과는 다른 힘이다.

전에는 뭐랄까,
내 안에서 어린 아이가 내 바짓가랑이를 잡고 늘어지는 듯한 
분노였다.

울며 불며,
'엄마를 사랑하지마! 제발, 안 돼!'라고 소리지르는 아이가 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조금 달라진 목소리다.

'엄마에게는 분명한 잘못이 있어.
그걸 인정하고 받아들여야만 해.'

라는 분명한 목소리.
엄마에게 책임을 물으라는,
'하나의' 목소리.



이번엔 이 목소리를 들어봐야겠다.



.
.

그나저나 또 나의 요령 없는 소비로 돈이 없어졌다.
주말 동안 신나게 놀았더니.
하지만 정말 간만에 신나게 놀아서
마음이 따뜻해졌다.

물건을 산 게 아니라
친구, 사람들과의 시간,
그리고 행복을 샀다고 생각하자.

행복을 산 돈이 아깝진 않지.

다만 지금 당장 월세를 내기에 잔고가 부족하니
수습을 해보도록 하자.

일단 수요일에 수업을 빼고 아르바이트를 구해보려 한다.
그리고 당분간은 공강날에 모두 아르바이트를 해야겠다.
되도록 급여가 일찍 나오는 것으로.



그나저나 당장 토요일 월세는 어떻게 한담.
빌려봐야겠다.
엄마나 동생한테는 빌리지 않아야지.
룸메언니도 돈이 없다.
당장 냉장고 고칠 돈도 룸메 언니가 다른 사람에게 빌려서 하기로 했으니-
게다가 지난 달에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돈을 빌려서
이제는 부탁할 수 있을 만한 사람도 없다.

지난 달에 부탁하지 않았던 사람 중에 찾아봐야지.



.
.

얼른 교환학생 공고가 나고
결과가 났으면 좋겠다.
그러면 열심히 일해서 돈을 벌어야지.

추석 때도 아르바이트를 해야겠다.
오래 쉬었다.
이제 다시 일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