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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하나
 응답할 수 없습니다.   연애
조회: 3316 , 2015-10-01 07:01


오랜만에 페이스북 메세지들을 다시 읽어보는데,
문득 처음 사귀었던 남자친구가 내게 보냈던 
유일한 메세지가 눈에 띠었다.

내가 오빠와 연락하는 데 지쳐서
폭발하기 직전에
3일 동안 잠수를 탔을 때
오빠가 보낸 메세지였다.

그 땐 정말 오빠랑 계속 연락하다가는
미쳐버릴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그래서 사흘 동안 아무런 연락도 받지 않았다.
정말 살 것 같았었는데.
내가 전화를 받지 않으니
안 하던 페이스북까지 켜서 메세지를 보냈었다.


.
.

그리고 메세지창 하단의 문구가,
새삼스러웠다.

"이 대화에 응답할 수 없습니다."



.
.


맞다.
이제 응답할 수 없다.
걱정하게 할래?

아니라고
혹은 그렇다고,
내가 힘들었던 거 좋았던 거 
이제 이야기할 수 없는 사이다.

그게 슬프다거나
그립다거나 한 건 아니다.
이미 오래 전 일이기 때문에.

하지만 어떤 한 사람과는
영원히 다시 관계를 맺을 수 없다는
그 사실을 깨달았을 뿐.

이제는 가까이 갈 수 없는 사람.




연애는 참 잔인한 것 같다.
왜 사귀었다는 이유만으로
헤어지고 난 뒤에는
다시 친구로 지내면 안 될까?
사람들은 왜 그걸 싫어할까?


안 되는 건 없다.
사람들이 안 된다고 규정해놓았을 뿐.
그런 점에서 나는 한국의 연애 문화가 답답하다.
커플 중에는 다시 친구로 지내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런 건 '예외'로 취급된다.

그리고 그렇게 서로 뜻을 모으기가 쉽지 않다.
사회적인 시선
그 다음 연인의 견제, 등.



.
.


뭐 어쨌든 저 한 장의 사진이 절묘해서
일기를 써보았다.

아직도 생각하면 힘든 기억인 그 첫 번째 연애가 생각이 나서.
나는 연애가 왜 힘들까?

HR-career   15.10.01

하나 씨, 저는 외향적인 성격이라 제 자신을 들여다보는 연습이 제대로 되어있지 않은데 하나 씨의 일기에서 많은 도움을 얻습니다. 항상 응원합니다. 힘내세요 !!

李하나   15.10.04

오랜만이에요, HR커리어님. 감사합니다:)

기쁘미   15.10.01

하 근데 저 말투 난데없이 설렘..;

李하나   15.10.04

그렇죠?ㅋㅋ오랜만에 들으니 저도 그 목소리가 다시 들리는 듯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