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2072 , 2016-10-15 23:44 |
이번 한주간 정말 많은일이 있었다
실습을 마치고 핵심임상실무라고 실제로 환자한테 대하듯이 간호를 할수 있도록 실기시험을 치는것인데
3학년때도 해보았지만 쉽지않은 일이다
3학년때는 좀 못해도 이해하고 넘어갔지만 지금은 전혀 다르다
왜냐하면 이제 3개월뒤 환자에게 나를 간호사 정은빈입니다. 환자분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라고 물어야 할 판이니까ㅋㅋ
처음 ot는 순조로운듯 했으나 그다음날 바로 시험치는것인 줄도 모르고 난 태평하게 있다가
급하게 외워서 시험을 시작했다
그래도 하루전에 외어서 다행인것이지만 말이다
첫날은 비교적 나름 쉬워서 나쁘진 않았지만 두번째 날은 정말 죽을뻔했다...
시험 하나인데 6시까지 질질 끌었으니까ㅠㅠㅠ
거기다가 교수님한테 질타까지 듣고... 비판이었다면 그래도 의미있는 교훈이었겠지만
비판 아닌 비난과 인격무시 거기다가 과거 히스토리까지 탈탈탈 털어 놓게 되었는데
그게 털어놓은게 좋은건줄 알았는데 숨길걸 그랬다
오히려 색안경이 되었으니까
나는 그날 건강이 좋지 않아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은것인데
눈썰미가 좋으신 교수님은 내가 어디가 아픈지 물어보셨고 그게 진심어린 걱정 아니더라도
그냥 묻는것이라면 좋았겠지만
오히려 솔직히 말하면 정신이 아픈 사람으로 보는것 같았다
걱정을 가장한 비꼼이랄까
내가 유난을 떠는건지 모르겠지만 나는 시험치는 것에 대한 순서는 정확히 잘 알았지만
설명하는것이 매끄럽지 않고 해서 욕을 엄청 먹어서 그날 이불 뻥뻥찰 흑역사를 만들었다
그리고 너무 울어대서 코가 막혀 잠을 못잘 정도였다...
자다가 정말 숨막혀서 죽는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까지 들정도였다
그날 마지막까지 남아 면담을 들었는데...
나보고 간호사 하지말라고 돌려말하는것을 20분동안 이야기 했다
근데 난 그렇게 할수가 없었다
내 4년 그리고 아싸가 되고 더이상 버틸수 없었다면 바로 벅차고 부산행 버스를 타고
집에 갔겠지
하지만 난 여기 지역사람도 아니고 지금 여기서 도망친다면 다른 곳에서도 잘할수 있을까?
힘들어 도망친 곳에 낙원은 없다고...
정확한 명언같은 말이 있었는데 그게 뭐였는지 기억나진 않지만
대충 저런 말이었다
그래서 나는 어떻게든 버티고 하는것인데
정말 그렇게 쉽게 이야기 하시니 벙찔수밖에...
거기다가 나는 요즘 이야기 하는사람이 남자친구나 절친 2~3명(카톡연락) 뿐인데
다 까놓고 동기랑 이야기하는 법을 까먹었다
재밌는 이야기를 하고 이어나갈수가 없다
그게 오래되어서 좀 말하는게 어리버리 어버버하지만
실습나가서 나를 잘 모르는 환자에게는 이야기 잘 하고, 잘 이어나간지라...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동기나 교수님께는 내 생각을 표현하기 너무 어렵다
너무 솔직히 이야기하기엔 관계에 있어 불화가 생길것 같고
이야기 하고 싶지만 필요한 정보에 대한 이야기만 하니까
아무튼 그다음날도 시험이 있어서 잘쳐야 하니까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났다
그리고 씻으면서 거울을 보고 자기암시를 했다
"나는 앞으로 더 잘할수있다. 너무 신경쓰지말자. 나는 나이고 더 앞으로 잘할수 있고. 노력도 하고있으니 결실 맺을거야!"라고 하고 가서 엄청엄청 긴장은 되었지만
첫 시험인 수술전간호는 2명이서 들어가는 것인데
혹시나 옆사람 말하는것에 신경쓰여 내가 헷갈릴까봐 너무 걱정되었다
그렇지만 열심히 외운만큼 최선을 다하자! 하고 엄청 다짐하고 들어가서 시험을 임했다
처음엔 나도 너무 당황해서 손도 제대로 못씻고 준비물 챙길때도 덜덜덜 소리가 나면서 교수님께 지적을 조금 받았지만 그래도 재시! 이런이야긴 아니니까 마네킹 앞에가서 진짜 환자한테 대하듯 잘하자 하고
가서 바로 안녕하세요! 저는 간호사 정은빈입니다! 환자분 성함이 어떻게 되십니까? 등록번호는 어떻게 되세요? 네 유재석님 맞으시군요 하면서 쩌렁쩌렁 울리듯이 말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옆사람이 듣든 말든...
시험장에는 시험치는 사람 나, 옆에동기 그리고 뒤에는 의자에 앉아 대기를 기다리는 동기 2명, 평가자인 교수님, 왼쪽 바로 비강캐뉼라 시험장인데 신기하게도 수술전 간호 시험치는 모습을 볼수있다..^^
넓은 실습시험실이라 반을 쪼개서 한거나 마찬가지라서 말이다
그 교수님께도 창피받고 싶지 않아서 목소리를 엄청 크게하고 시행하는데 신기하게도 순서를 잊어버리지 않고 술술 나왔다 ㅎㅎㅎ
필수항목도 놓치지 않고 하고 정리 다하고, 기록지에 기록하고 드리는데
몇가지는 지적 받았지만 교수님이 그래도 내가 목소리 크게하고 자신감 있게 해서 그런지
엄청 어제 그 교수님처럼 질타한다거나 비난하지 않으시고 정말 순수하게 교육적으로 비판해주셨다
그래서 그 점을 숙지하겠다고 고개를 끄덕이며 평가를 받고 있는데...
내 옆에서 시험치던 동기는 오히려 질타를 받았다
필수항목도 몇개 빼먹어서... 공부도 엄청 잘하는 동기였는데
좀 신기하게 느껴졌다 그 친구를 깔아뭉개고 기쁘다는 것이 아니라
아 공부를 잘해도 이 시험을 재시볼수도 있고... 나만 어제 그렇게 재시보는게 아니구나...
너무 나를 과소평가하고 있었구나...라고 그리고 내 목소리가 커서 혹시 내 페이스에 말렸나?
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시험장을 나가서 바로 비강캐뉼라를 쳐야 오늘 시험이 마치고 행복해질수 있는데
수술전간호에 엄청 신경쓰느라 기억이 안나서 처음에 문앞에서 똑똑 거리다가
아니다 하고 벨튀한 초등학생처럼 가슴을 쓸어넘기며 다시 몇번 외우고 똑똑 거리고 들어갔다
긴장된 얼굴로 교수님께 비강캐뉼라 시험치러온 ㅇㅇ반 정은빈입니다. 라고하니까
교수님께서 "오 학생 아까 시험치는것 봤는데 목소리가 아주 또롱또롱하고 말도 예쁘게 잘하더라!"라고
칭찬을 해주셨다
.....와...ㅠㅠ
정말 지금 생각해도 눈물이 날것만 같다
살짝 눈물이 고였지만
어제 그 교수님께 엄청 질타받고, 다른 교수님께 티타임 가지거나 회의에서 "정은빈, 진짜 못하더라 누구 교수학생이래요? 저런애가 간호사가 된다하니 불안해 죽겠어!.... 쟨 어떤애래요?"라고
한게 아닐까 이미 정보를 들은게 아닐까 망상적인 생각을 했는데
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봐주셔서 정말 감사했다
칭찬해주신 교수님께 "정말요? 그렇게 봐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비강캐뉼라 시험도 잘 쳐서 교수님의 기대에 충족하도록 하겠습니다"라고 이야기했다 ㅎㅎㅎㅎㅎ
그런데 너무 떨려서 이야기 하는 중간중간 아직 교수님께 평가지를 드리지 않아서 몇번 좀 미리 더 스캔했다
그리고 "교수님 제가 시험치기 전에 살짝 긴장이 되어서 그런데 심호흡 한번만 하고 시작하겠습니다"라고 이야기했더니 교수님도 흔쾌히 응해주셔서 한번 심호흡 크게하고 (다행히 수술전간호에 사람 몰려서 캐뉼라에서는 나밖에없었당 후~~)
시험을 치는데 어제의 긴장한 나는 어디가고 정말 자신감 있는 정은빈이 되어서 또 다시 또롱또롱한 목소리로 마네킹에게 환자대하듯 이야기 하고 필수항목도 다 채우고 무사히 시험을 치뤄냈다 ㅎㅎㅎㅎ
교수님께서 수고했다고 해주셨고 너무 좋아서 " 감사합니다!"라고 하고 나갔다
시험도 빨리치고 해서 시간이 남아서 병원가서 아픈곳 치료도 할수 있었고~
그다음날 시험칠것을 미리 연습하기 위해 학교에 가서 약간의 연습도 할수 있었다
당시 운좋게도 그다음날것 시험을 먼저 친 동기에게 정맥주사 놓는 방법에 대해 자세를 한번 봐달라고
하구 잘못된점에 대해 바로 교정해주어서 고마웠다 ㅠㅠㅠ
여러번 물어봤는데도 짜증내지 않고 알려준 그 동기가 나중에 나한테 뭔가 정보를 구하거나 묻는다면 흔쾌히 알려주고 잘해주어야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연습을 좀더 하고싶었지만 갑작스레 조별과제 모임이 생겨서 그것에 신경쓰느라
많이 외우지 못했지만 집에가서 최선을 다해 외우고 내일도 재시 안보고 더 잘할수 있다고
나자신을 또 다독거렸다
그리고 바로 시험 당일날에도 오전에 2개 시험치고, 오후에도 깐깐하기로 소문난 교수님 바로 앞에서 팔모형에다가 정맥주사를 찔렀는데 필수항목 안빠져먹고 주사찌르는 방법을 잘 해서 무난하게 넘겨갔다 ㅎㅎㅎㅎㅎ 다만 피가 잘나오는 모형이라서 아무리 압박지혈해도 피가 나와서^^...
"아이고 은빈아 피나오는거봐라 너도 나중에 피 많이 나봐야한다~"라고만 지적만 받고 그외에는 아무런 상처는 없었다
정말 교육적인 것, 그런거여서 그런지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원래 그런 말을 잘하시는 분이라 그런지ㅎㅎㅎ 그 오후에 치는 애들 봤는데 그때는 엄청 질타많고 재시를 엄청 때리시는걸 보고...와... 빨리치기 잘했다고 느꼈고... 사람은 줄을 잘서야하는구나....라고 ㅋㅋㅋㅠㅠ 느꼈다
그리고 5시에 필기시험 있어서 그것도 공부 많이못했는데 운좋게 잘치고 주관식도 짱짱하게 정확한 답 넣고 행복했다 ㅎㅎㅎ
그리고 집에가는길에 길고양이를 만나 인사두하고~
배가 고파보이길래 옆에 아주머니가 그 고양이를 아시는지 간식을 주는것을 보고
나도 같이 고양이과 조금 친해지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그 고양이에게 일방적이지만 "고양아 여기에 가만히 있어 내가 너 밥가지고 올게!"하고
뛰어가서 고양이전용 사료(참치캔)을 일회용 깨끗한 용기에 담아서 고양이 쪽으로 밀어주었다
흰털에 검정색 무늬를 가진 고양이는 사람을 덜 무서워하는지 와서 먹는데
저 멀리 전에 밥준 적이 있는 노란고양이는 다가오지 않길래
혹시나 해서 내가 몇발짝 뒤로 물러나니 몇초있다가 그제서야 검정색 무늬 가진 고양이 옆에서 밥을 같이 옹기종기 먹는걸 볼수있었다
그걸 보고 생각을 했다 그리고 고양이한테 말을 걸었다
"나도 힘든데 너희는 얼마나 힘들겠니...고양이야 아프지말구 오래오래 살아!!"라구 거의 혼잣말을 했다
몇분도 안되서 그릇은 비워졌고 노란색 고양이는 밥다먹고 바로 기지개 피고 그루밍을 하는데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한마리가 그루밍을 하니 또한마리 녀석도 그루밍을 하는데
둘이 친구일까? 라는 생각이 들었고 나도 저 고양이들과 이야기 할수 있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나는 그냥 내 사비를 조금 내서 (천원짜리 고양이 참치캔) 밥을준것일 뿐인데...
뭔가 내가 마음이 더 채워지고 내가 더 배가 부르는것같고...
나혼자만 생각하지 말고 작은 동물들과도 함께 예쁘게 잘 살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맘만으로는 간택당하거나 집에 데려오고 싶은데.... 그럴 요건이 안되고 책임을 질수 없을것 같아서
밖에서라도 보이면 물그릇에 물조금 채워주고 매일은 아니더라도 조금씩 그렇게 챙겨줄 생각이다
남자친구는 그런것에 대해 이해하려고 하지 않고 니 일이나 더 잘챙기라고 하지만
맞는 말이다... 현실적으로 ... 하지만 나도 너무 그러고 싶지 않고
내 일을 똑바로 리스트 적어서 챙기면서 고양이에게도 작은 선물을 베풀고 싶다...
혼자 살기엔 너무 외롭고, 여기 지역에선 친구도 없는데 꼭 삭막하게 굴어야 할까 싶기도 하다
남자친구의 가정에선 밖에서 동물을 키우고, 보신탕이나 이런게 자주 봐왔으니 그런 가치관 이해하긴 한데 나는 동물은 연약하고 조금이라도 보호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동물학대하는 사람이 너무 많기에...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고
가끔 내가 밥을 주는 행동이 오히려 사람손 타게해서 얘가 다른 고양이나, 다른사람에게 해꼬지 당하지 않을까 걱정을 한다
어느게 맞는건지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챙겨줄수 있는건 챙겨주고 싶다
그리고 나 자신도 조금 정서적으로 건강해질수있고
공부도 중요하지만... 자연도 중요하고 동물도 사랑하고싶다
40분동안 일기를 끄적끄적 거리는데 내가 무슨 말을 이리저리 하는지
감정기복이 심한 일기지만
앞으로 미래에 대해 잘 살고싶다
과거의 나도 소중하고, 지금의 나도 소중하다
어제 만났던 조산사 선생님 말처럼 미래는 내가 건설해가는 것이고
내가 노력하려고 하고 포기하지 않는다면 분명 할수 있는것
자신감을 가지는게 중요하다고
맞는말이고 그 선생님은 내가 그분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완전히는 잘 모르겠지만 아싸라고 밝히지 않는 나에겐 중요한 멘토이다...
나를 소중히 대해주는 사람에게는 나도 소중히 대할것이다..
앞으로의 시간을 소중히 써야겠다는 생각도 방금 막들었다
중요한 시험이 또 얼마남지 않아서 할수 있는건 지금 최선을 다하고
내일 또 채워나가야지
너무 불안해 하지 말자
오늘 너무 내가 불안하고 그러니 여러사람을 괴롭힌것 같다
나도 그러고 싶지 않지만 자꾸 그런생각이 드니 이걸 풀어야 겠다는 생각에
그렇게 행동했다 고쳐야지
하루아침에 고칠순 없지만 간호사 합격하고 나서
진지하게 병원에 의뢰해서 감정적인것에 대한 검사 받을것이다
열심히 정확하게 일을해내자..
꾸물거리지 말자...
남들처럼 빠르게 눈치있게... 잘할수있다 나는 꼭 잘해서 칭찬받을것이다
오늘 긴긴일기 마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