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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아덕회
 영화 <조작된 도시>   2017
조회: 1967 , 2017-03-20 00:41
<때늦은 리뷰 - 조작된 도시>

1. 카체이싱 장면은 역대급. 이 영화 이후 이런 장면을 구성하려는 사람들에게 '교범'이 될 듯. 그리고  총기 액션이나 어둡거나 좁은 공간에서의 액션 시퀀스도 참신해서 좋았음. 다만 격투 디자인은 상대적으로 평범했음.

2. 편집의 리듬감, 시퀀스 전개가 머뭇대거나 주저함없이 쭉쭉 밀고 나감. 영화의 속도감이 끝날 때까지 1도 떨어지지 않음. 디테일한 순간을 포착해서 감정을 증폭시키는 박광현감독의 연출력도 전혀 녹슬지 않았음. 

3. 이렇게 분명히 상업오락영화로서의 미덕들을 갖추고 있는데, 결과적으로 관객들을 많이 끌어모으지 못했던 이유는... 종종 '그림같은 장면의 마술사'라는 CF 감독출신들이 실패했던 이유와 맞닿아 있기도 한데... 
 
4. '대체 어느 나라 얘기지?' 하는 것이 문제.

5. 이 문제는, 빈약하거나 공허한 내러티브에서 비롯된것인데, 이는 '스펙타클한 미장센'으로 보완되지 않는다. 

6. 영화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결정하는 요소들 (배우, 공간, 사운드...등)이 곧 영화를 완성시키는 '내러티브'인데, 전혀 '한국적이지 않은 내러티브'들로 인해 강 건너 불구경이 된 셈. 

7. 주인공 지창욱이 갇혔던 감옥의 공간, 히키코모리이자 해커인 심은경의 작업실 공간, 그리고 씬스틸러인 마티즈 흑인부부와의 에피소드, 또 소심한 인권변호사이자 메인 빌런인 오정세의 비밀공간, 게다가 김상호와 그 일당들이 쫓아오면서 총기난사하는 액션까지. 이거 어디 홍콩영환가...아니면 근 미래 대한민국에서 벌어진 이야기인가...

8. 사람은 자신의 경험으로부터 의미를 구성해낸다. 동시대적인 호흡을 통해 '내 이야기'라는 것이 확인되는 순간, 개인적 공감대는 높아지기 시작한다. 이 영화는 이 지점에서 실패했다.

9. 화면 하나 하나가 이쁘고 정교하고 공을 많이 들였다. 다만 우리나라가 아닌거 같다. 무국적 그림이라서 나쁘다는것은 아니다. 영화의 메시지이자 가고자 했던 도착점. '이 사회를 움직이는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던 건데, '우리들 얘기'라는 것이 설득되지 않았다. 내러티브 방법론에서 재고했어야 할 사항이 아니었나 싶은거다. 

10. 개인적으로 오정세가 맡은 캐릭터가 제일 많이 남는다.

* 오늘의 '타산지석' 여기서 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