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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시화, 당신, 가을.   .
조회: 1088 , 2017-09-12 11:38



식견도 견문도 얕으니
그저 유명하다는 류시화를 읽었다.
기억할지 모르겠다.
자장가 대신이었을까.
내 글을 읽어달라는
전화기 너머의 당신에게
'새와 나무'나 '봄은 꽃을 열기도 하고 닫기도 한다'를
몇 번이나 버벅이며 외기도 했다.

그러나 채 여름이 끝나기 전에 나는
그런 일들을 기억하며 그의
다른 시를 생각해야만 했다.
예컨대 '반딧불이'
혹은 '이런 시를 쓴 걸 보니 누구를  그 무렵 사랑했었나 보다'
그래,
지난 여름에 대해 나는 아무 할 말이 없어질 것이다.
종이 가면을 쓰고 몇 번을 울었을지
나는 알지 못할 당신은 참
이마가 예뻤다.

'우리'라는 말이 버거워진 이래로
몇 번의 비가 지나갔다.
가을이 오려나보다는 말을 당신과 하지 않아도
가을은 오는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