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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실
 성탄절의 여유   일기장
조회: 824 , 2019-12-25 19:29
몇일간 바빠 제대로 일기를 쓰지 못했다. 처음 해보는 일이라 일머리 잡기 힘들어 일부로 퇴근시간이 지나도 2~3시간 더 일을 해보고 했다.

지금은 1인분은 한다고 하니 괜스리 기분이 좋았다.

아침에 씻고 나와 창밖을 보니 눈이 내리고 있었다. 금방 멈출 눈같았지만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만들어주는 눈이였다.

이런 눈을 그녀와 함께 보았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내 곧 떨쳐냈다. 이제는 내 옆에 없는 사람.. 이 세상에 없는 사람이니까.

크리스마스의 주간은 빠르게 지나갔다.
창 밖의 풍경은 하나같이 다들 행복해 보였다. 웃음과 행복으로 가득찬 주 예수의 탄생일..

나와는 거리가 멀거라고 생각했지만 다시 보니 이렇게 가까운 곳에 있었다.

얼마전부터 자주 가는 편의점의 알바가 말을 걸어온다.
21살의 대학생이라고 한다.

나랑 한살 차이지만 엣되보이는 얼굴을 한 그녀는 이틀 전부터 이 편의점의 5시부터 11시까지 일을 하고 있다.

동료직원들에게 사줄 음료수와 내 담배를 사기위해 편의점에 찾아가니 그녀가 반갑게 맞이해준다.

오늘은 어땠는지부터 오늘 일 끝나면 뭐할건지..
그 뒤 나와 어찌어찌 번호 교환을 하고 11시 반에 호텔의 내 방으로 찾아와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솔직히 첫 친구가 생겨 너무 기분이 좋았다.
이성 친구지만 그만큼 배울 점도 많다고 생각되며 서스럼 없이 나에게 다가와 준 그녀가 고맙기도 했다.

저녁을 먹고 오늘 할 일을 끝낸 뒤 크리스마스 선물이라며 조기퇴근을 시켜주셨다.

그렇게 오늘의 일은 끝이 났다.

신이 있다면 기도하고 싶다.
나에게 선물을 주신다면 내가 바라는건 배움과 사람들을 만나는 시간을 달라고 하고 싶다.
이제 2019년도 얼마 남지 않았다.
2020년엔 내가 바라는 바람이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22년 살아오며 쌓아온 업보덕에 난 정상적으로 사람을 대하는 법을 모른다.
간절히 빌 것이다. 남들에 비해 너무 늦었다..
지금이라도 시작하고 싶다. 누구라도 좋으니 새로운 인연이 더 생겼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