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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하나
 봄봄   neuf.
조회: 1764 , 2020-04-08 14:14

오늘의 감정 스케치
맑고 따뜻한 봄 같은 날 ♡

카페에 와서 글을 적고 있다.
자바 칩 프라프치노 한 잔을 꿀꺽꿀꺽 마셨더니 배가 부르다.
cognitive therapy in practice 라는 책을 읽고 있다.
나중에 꼭 내담자와 함께 해보고 싶은 치료법이다.
읽을 수록 재미가 있다.

뜬금없이 유튜브에서 드라마 치즈 인더 트랩 영상을 추천해서 보았다.
하나만 보려고 했는데 어느새 빠져들어서 요약 영상으로 정주행을 했다.
웹툰을 재미있게 봤고, 드라마는 재미 없어서 보다가 말았었다.
드라마에서는 유정보단 백인호가 매력있게 나온다.
물론 서강준의 외모가 개연성이지만..^^
박해진도 무지하게 잘 생겼지만 드라마에서는 유정의 소시오패스 특성이 더 두드러져서
호감이 잘 안 간다.

그래도 오랜만에 로맨스물을 봤더니 또 간질간질하다.
봄도 오고 꽃도 펴서 그런지 요즘 부쩍 연애가 하고 싶어진다.
그냥 좋아하고 잘 해주고 함께할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은 주변에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가 쉽지 않다.
연애는 어렸을 때 많이 해두어야 한다는 어른들의 말을 들을 걸 그랬다.
나이가 들수록 사람을 만나기가 어렵다는 말을 이제야 이해한다.
어렵게 생각해서 어려운 게 아니라
그냥 학생 때와는 달리 사람을 만날 기회 자체가 적다.

나는 자만추인데 소개라도 받아야 하나
코로나가 지나가면 취미 모임이라도 나가볼까
하필 선택한 진로는 여초인 분야다
스터디를 나가도 99%는 여성분들이다.
이건 아마 필드를 나가도 마찬가지겠지.

필요한 것이 있으면 소문 내는 게 가장 좋은 것 같다
내가 연애를 하고 싶다는 것을 널리 알려보자^^
그럼 누가 소개를 해주든 조언을 해주든 하겠지♡

다음 주부터 출근하라고 학원에서 연락이 왔다
이 시국에 학원으로 출근하는 게 마음이 편치만은 않다
하지만 1월부터 4월까지 꼬박 4개월을 무수입으로 쉬었다
카페에 아무리 이력서를 넣어도 연락은 오지 않는다
더 이상 방법이 없는 것 같다
최대한 조심하면서 다니는 수밖에
그래도 오랜 기다림 끝에 드디어 출근한다고 생각하니까 행복하다
조금 긴장되기도 한다
그치만 좋은 사람들 쏙쏙 골라 만나면서 잘 지내봐야지 :)

이번 주에는 갑자기 부모님이 나에게 차가워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근거는 없었다
다만 일요일에 친구를 만나느라 가족들과 시간을 못 보내서 그런 것 같았다
그래도 어제 엄마가 점심 시간에 먼저 전화를 해서 마음이 풀렸다
생각보다 나는 엄마가 나를 좋아해주기를 바라는 모양이다
엄마가 무뚝뚝해서 조금 슬프다
조금 더 자상하고 말을 예쁘게 해주었으면 좋았을텐데
엄마는 가끔 되게 잘 해주다가도 가끔은 남처럼 대한다
밥 안 먹었으면 먹으라고 챙겨주고
어디 갈 일 있으면 데려다주고 데리러 와주고.
그치만 가끔은 귀찮아하거나 퉁명스럽게 얘기한다.
장학금 탔을 때 '나 잘했지?' 라고 했더니 장학금은 니가 탄 거지 나랑 무슨 상관이냐고 한다
너무 섭섭했다 
종잡을 수 없다

그래서 내가 말을 예쁘게 하는 사람, 나에게 자상한 사람이 이상형인가보다
나는 말을 툭툭하는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다
대신 사려깊에 예쁘게 한땀한땀 이야기하는 사람을 좋아한다
자상하게 챙겨주는 사람도 좋아한다

하지만 이렇게 잘 해주는 사람을 만나도 항상 의심한다
속으로는 이 사람도 나를 귀찮아할까봐
이게 니 일이지 내 일이냐 라고 선 긋고 있을까봐

그래서 늘 혼자 해결하려 한다
치사해서 내가 한다, 라고 생각하면서 
부탁하지 않고 기대지 않는다
엄마는 그저 내 인간관계 중 한 사람일 뿐인데
왜 나에게 미치는 영향이 이렇게 큰 걸까 모르겠다

아무튼 요즘 엄마랑 같이 살면서 서운한 게 쌓여서 좀 퉁명스럽게 대했는데
그래도 나가기 전에 고마움을 표하고 나가야겠다
몇 달 동안 먹여주고 재워줬으니까

안정애착형 만들기 프로젝트로 내 감정을 있는 그대로 알아차려보기를 연습하는 중이다
평소에 잘 안 그러는 편이다보니 한 번 이렇게 감정을 느껴보려니까 
글이 엄청 길어지고 있다
생각보다 나 굉장히 많은 감정들을 느끼며 살고 있구나? 

일단 지금은 여기까지
아무튼 오늘은 전반적으로 기분이 좋고 간질간질하다
사랑하고 싶고 애정받고 싶은 기분이다 
봄 만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