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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슴도치
 수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보잘 것 없는 일상의 단면들   하루넘기고하루
조회: 473 , 2023-06-10 00:00
컴퓨터를 켜니 어제 쓰던 그대로 울트라 다이어리 창이 열려져 있다. 
제목은 "퇴근하고 집에 오랜만에 일찍 들어온 날" ....ㅎㅎㅎ... 매일 낮에 얼른 가서 이 보잘 것 없는 생각과 마음들을 옮겨놓고 싶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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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써놓은 채로 켜져있는 창을 발견했다. 후후... 어제는 그렇게 생각을 했다. 매일 옮겨놓고 싶은 한 것은 수백 번이지만 실제로 옮겨놓으려 컴퓨터를 켠 적이 있긴 있던가... 그런데 어제는 그렇게 생각을 했다고 쓰고 있는 나를 언급해주려고 했던 것이다. 

그러나...한 줄 쓰고 어찌나 기운이 없던지 저렇게 한 문장을 미처 끝내지 못하고 드러누웠다. 사실 지난 주 부터 기운없고 눕기만 하면 바로 잠들었다. 그렇게 자고도 밤에는 밤대로 또 잠이 와서 몇 시간이고 잤다. 자고 나서도 쌩쌩하지 못하고... 

수요일은 오후부터 머리가 아파서 혼났다. 점심은 먹기 싫은 걸 꾸역꾸역 먹고나니 목이 뻣뻣한 게 머리가 댕댕... 힘들었다. 목요일 아침에 후다닥 침 맞으러 다녀오고 조오금 나아지긴 했는데, 머리 아프고 목 뻣뻣한 건 그대로였다. 기운 차리기 힘든 것도 그대로였다. 어제 그대로 밤에 와서 잠든 것이다. 아, 수요일은 그렇게 메롱거리는 상태에서 돌아와보니 안타깝게도 파리에 점령당한 집 안을 볼 수 있었다. 전기 파리채 들고 쫓아다니느라 기운 없는 와중에 뻘뻘대며 움직일 수는 있었다. 그런 참사가 없었더라면 기운 없다는 그대로 눕기만 했을 건데... 움직였던 것이 그으나마 조금 그 상태에 도움은 된 것 같기도 하다.

약 한 달 반동안 방치되어 있었던 에어컨 실외기 쪽 통풍구를 막음으로써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믿었었으나, 큰 오산임이 수요일날 드러났다. 수요일은 분명히 통풍구는 완전히 닫혀있었는데 그렇게 많은 파리가 같은 양으로 들어올 수가 없었던 것이다. 아무래도 창문과 방충망 사이 틈을 통해서 들어오는 것 같다고 수요일날 생각... 목요일과 금요일 출근하면서 창문을 전부 꽉 닫고 출근했더니 테러는 보지 못했다. 이제 창문 계속 닫고 다니면 괜찮은건가... 있는 동안 들어오는 거는 순간 방어 가능해서 그런대로 괜찮은데, 퇴근해 집에 와서 테러 현장을 목격하면 스트레스가 이루 말할 수 없다.  

오늘 여기 지역에서 체했을 때 직통이라는 의원에 가서 링겔과 주사를 맞았다. 청진기로 몇 번 대보시더니 이미 체한 지는 좀 됐고, 3-4일 전에 체했으며 근래에 또 체한 게 말 그대로 얹히고 얹힌 거라고 말씀하셨다. 엉덩이 주사 맞고...(언제 맞아도 무섭..오싹...;; ) 그리고 팔에 주사기 꽂고 또 ....(순간이긴 한데 바늘 들어올 때 따끔한 게 넘 싫다) 맞았다. 안에 이완제가 들었는지 어쨌는지 맞고나니 몽롱해져서 그대로 오후에 일을 부랴부랴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명롱!~해졌다. 기운이 나는 느낌이 들었다. 또 그런 대로 시간을 보내고 저녁까지 일하고, 비싼 돈 지불한 상담전화 오는 것까지 다 받고 나서 컴퓨터 하다가 9시 경에 사무실에서 나왔다. 

심리상담... 부르는 게 값이라 상담비 때문에 없던 마음의 병이 생긴다는 말이 있듯이... ㅜㅜ 하고나니 낸 돈이 느무나도 아까웠다. 그러나 이미 계좌에서 빠져 나간 돈이라 으짤 수 없고... 전화를 끊고나니 미처 물어보지 못한 질문들이 생각났다. 그러나 어쩔 수 없다. 성의 없는 상담자의 배를 불려준 돈이지만...그가 돈을 올바르게 써서 사회의 부 순환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야지 ㅡ.ㅡ....

사실 이걸 쓰고 있는 지금은 저녁을 향해 가고 있는 토요일 오후 시간이다.(병원 다녀왔다고 쓴 날은 금요일 어제) 글의 첫 줄을 쓸 때는 목요일 저녁이었는데, 한 줄 쓰고 드러눕... 어제 또 몇 줄 쓰고 어제는 기운이 없지도 않았는데, 아 맞다. 어제 처방약을 먹었는데 그 처방약에... 이완 성분이...가만보자 스부롤정이라고라 - 수면진정제 및 신경안정제, 신경안정제로 불안, 긴장 증상을 완화시킵니다 - . 딱히 진정은 필요없는데 왜 넣으셨는지는 모르겠지만 ... 아마도 그 병원이 노인 분들이 많은 곳이다 보니 그냥 약 드시고 편히 주무시라는 뜻에서 기계적으로 나가는 처방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래서 처방약을 보지도 않고 그냥 입에 처넣고 나니 어제 원래 잠들 것이 아닌데 그렇게 잠이와서 그냥 또 몇 줄쓰고 드러누워서 이 글을 토요일에야 끄적대고 있다는 취지 

소파커버가 어제 드디어 와서 오전에 세탁기 돌리고 지금 컴퓨터 앞에 널려져 있다. 얼른 소파에 덮어쒸우고 싶어 이 글을 쓰면서도 몇 번씩 가서 얼마나 말랐는지 가서 만져보는 중이다. 광목 소재라는데 마음에 쏙 든다. 저번에 하나 샀다가 실패해서 반품의 번거로움을 무릅쓰고 보낸 그놈은 카드결제액이 반환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화면 속 느낌으로는 이번에 받은 물건과 동일했는데 정말 너무 별로였다. 같은 회사에서 만들어지는 의자커버와 방석도 세트로 샀는데 이것도 예쁘다. 진짜 예쁜 부분이 의자 등받이 쪽에 자수인데, 의자 뒤가 바로 벽이다 보니 자수가 안 보이는 것이 아깝긴하나 뭐 으짤 수 없지. 의자를 덮는 방석커버가 보이는 것에 위안을...방석커버도 세탁 돌려서 지금 말리는 중이다. 얼른 말라서 빨리 끼우고 싶으네.... 소파 커버나 방석이나 같은 소재로 둘 다 그냥 사용해도 무방해보이긴 하였으나... 그래도 공장에서 갓나온 제품은 예의상이라도(누구에 대한?) 한 번 세탁기에 돌려서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지 않겠는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