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C버전
공개일기 한줄일기 내일기장
가난한 사랑노래
 가난한 사랑노래   미정
조회: 1633 , 2003-04-13 01:40
현실의 벽에 부딪혀 나의 마음이 쓸쓸해질때가 있다.

그런 현실을 뿌리치지 못하고, 타협하는 내모습이 너무나 싫었을 때가 있었다.

그때 우연히 지나가면서 본 시...

고등학교때 배울때는 아무런 감정이 없었는데...







가난한 사랑노래 / 신경림

가난하다고 해서 외로움을 모르겠는가
너와 헤어져 돌아오는
눈 쌓인 골목길에 새파랗게 달빛이 쏟아지는데.

가난하다고 해서 두려움이 없겠는가
두 점을 치는 소리
방범대원의 호각소리 메밀묵 사려 소리에
눈을 뜨면 멀리 육중한 기계 굴러가는 소리.

가난하다고 해서 그리움을 버렸겠는가
어머님 보고 싶소 수없이 뇌어보지만
집 뒤 감나무에 까치밥으로 하나 남았을
새빨간 감 바람소리도 그려보지만.

가난하다고 해서 사랑을 모르겠는가
내 볼에 와 닿던 네 입술의 뜨거움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속삭이던 네 숨결
돌아서는 내 등 뒤에서 터지던 네 울음.

가난하다고 해서 왜 모르겠는가
가난하기 때문에 이것들을
이 모든 것들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