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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차향
 상쾌한 아침에   미정
조회: 1352 , 2003-06-14 07:04
일찍 눈이 떠졌다.  6:30

이게 얼마만인가? 일어나자마자 눈도 채 뜨기도 전에 거실로 달려가 물을 두 컵 들이

켰다.

생각해보니, 어제 너무 배가 고파 밥을 먹은게 무지 짰던 모양이다.

어젯밤, MSN에서 그 사람을 만났다.  제길, 들어가질 말았어야 했는데 내가 왜 들어갔을까?

그 사람은 오늘 5:30에 종로에서 만나잔다.

말은 해놓았지만 왜 이렇게 나가고 싶지가 않지?  잠을 자면서도 내내 바람맞힐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 정도로 내키지가 않는다.

나가겠다고 했는데 이제 와서 일이 생겨 못나가겠다고 전화하는 것도 왠지 나에겐 나감한

일로 여겨진다.

오늘 날씨가 참 좋다.

어제 오후에 잠깐 흐리길래, 다시 비가 오려나 싶더니 마당에 나갔을 때, 상쾌한 아침이라

여겨졌다.

이런날엔 자전거 타는 것도 괜찮은데 옷 갈아 입는게 귀찮아서 이렇게 방 안 모니터 앞에

앉아 뭉그적 거리고 있다.

오늘은 할 일이 뭐가 있지? 오랜만에 아주 오랜만에 중국어 공부 좀 하고, 책도 읽고

헬쓰도 가고 빨래도 하고.

그 사람만 만나지 않는다면 오늘은 나만의 시간을 맘껏 즐길 수 있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