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린다. 하루종일.
빨래 좀 하려고 했는데 결국 잔뜩 쌓인 빨래더미만 쳐다보면서 아쉬워했다.
어제까지 무척이나 더웠다. 기상이변때문에 이 곳 상해는 겨울이 오지 않을거라는
이상한 소문까지 나돌기도 했다. 그러나, 겨울이 오긴 오나보다.
비가 오면서 날씨가 추워졌다.
하루종일 누워있었다. 여기 온 뒤로 자주 머리가 아프다. 왜 그러는거지?
룸메와 친한 동생이 놀러를 왔다. 다음 주가 시험이라 공부도 해야하는데 도통
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 눈치 더럽게 없지...
누워있는데 음악소리와 둘이 소곤거리는 소리에 짜증이 팍~~~~~~~~~~~~~났다.
결국 내 자신이 짜증을 내면서 숙사를 뛰쳐 나왔지. 하루라도 짜증을 안내는 날이 없구만.
갈수록 성질만 더러워지고, 내 안에 갇혀 살고 있는 듯한 기분...
사람들과 좀 어울려야 하는데, 그 동안 혼자 지냈던 시간이 너무 길어서인지 이젠
어떻게 사람들과 어울려야 할지 그 방법조차 까맣게 잊어버렸다.
얼른 이번학기가 끝났으면 좋겠다. 이젠 나만의 공간이 필요하다.
다음학기에 또 다시 학교를 옮기면서 혼자 자취를 할 계획이다. 아니, 당연히 해야한다.
누군가와 맞추가면서 산다는 건 이젠 날 지치게 한다.
너무너무 외롭다. 이제 겨우 유학생활 1년이 조금 넘었는데 일주일에 한두번 정도는 가슴이
터질정도로 미칠 것 같다. 당장이라도 한국으로 뛰어가고 싶은 마음을 애써 참는다.
앞으로 2년 반을 어떻게 참지?
잘 견뎌낼 수 있을까? 예전에 누군가 그랬지. 유학생활은 외로움과의 싸움, 자기자신과의
싸움이라고...
내가 과연 이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을지.. 지금으로선 불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