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해져볼까?
17인치 화면 한쪽 구석에서 너의 등장을 알려오는 신호가 보일땐, 원하지 않아도 반사적으로 가슴이 고동친다.
느낌은... 전처럼 아련하게 좋아하는 감정도 아니고, 설레이거나 날 알아주었으면 하는 바램도 아니야.
한동안 혼자가 아니었던 널 연락은 커녕 지금처럼 마주친적도 없었기에 그냥 잊은 줄 알고 지내왔었다.
그래도,
아무리 나 혼자만 애태웠던 시간들이었지만
그땐 그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사랑의 방법이었어.
그런데 요즘 문득 익숙한 신경들의 작용을 느끼면서 아직도 넌 내가 신경쓰고 있는 유일한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지.
아냐, 요즘만이 아냐.
뭘 더 숨기겠어.
네가 혼자가 아니었을때도 난 네 소식이 궁금해서 너의 홈을 몰래 구경하고 나온적이 얼마나 많은데.
치졸하게 친구들에겐 모르는 척, 관심없는 척 했었지만 난 너의 소식을 대충 알고 있었어.
다시 혼자가 되었다는 것도 난 이미 알고 있었다.
지금의 난... 가끔 망상을 한다.
네가 먼저 나에게 손 내밀어 주지 않을까... 하는 헛된 기대.
이렇게 기대를 하고 있다는건 내가 아직 널 좋아하고 있다는 걸까?
난 지금 나의 감정에 대해 정의 내리기가 어렵다.
그저 아직까지도 너에게 기대하고 있다는거... 바라는것이 있다는거... 이런 내 모습 들키고 싶지 않다는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