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서 나간 길들이 돌아오지 않는다
언제 나갔는데 벌써 내 주소를 잊었는가 잃었는가
그 길 따라 함께 떠난 더운 사랑들
그러니까 내 몸은 그대 안에 들지 못했더랬구나
내 마음 그러니까 그대 몸 껴안지 못했더랬었구나
그대에게 가는 길에 철철 석유 뿌려놓고
내가 붙여냈던 불길들 그 불의 길들
그러니까 다 다른 곳으로 달려갔더랬구나
연기만 그러니까 매캐했던 것이구나
- 내 마음의 지도 (이문재) -
이 시인 식으로 말하자면, '마음'은 '몸에서 나간 길들'이 되겠네요.
그래서 '내 마음'은 곧 '내 몸'의 연장인 셈이구요.
누군가에게 몸을 대신해 갈 수 있는 길...
그러한 길을 만들게 하는 힘은 '그리움'이라고 그는 말합니다.
거미로 하여금 저 거미줄을 만들게 하는
힘은 그리움이다
거미로 하여금 거미줄을 몸 밖
바람의 갈피 속으로 내밀게 하는 힘은 이미
기다림을 넘어선 미움이다 하지만
그 증오는 잘 정리되어 있는 것이어서
고요하고 아름답기까지 하다
팽팽하지 않은 기다림은 벌써
그 기다림에 진 것, 져버리고 만 것
터질 듯한 적막이다
나는 너를 잘 알고있다
- 거미줄 -
내 안의 또다른 나였던 마음들
아침은 멀리 있고
나는 내가 그립다
- 마음의 오지 中 -
나의 마음은 또다른 내가 아닐런지요.
"마음은 혹은 몸은 왜 있는 걸까" 라는 물음은
결국 "나는 왜 있는 걸까" 와 같은 질문 아닐까요...
- 못났을 망정 그런 나를 나라고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고픈 一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