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C버전
공개일기 한줄일기 내일기장
위대한하루
 산책   나는 그래요
조회: 2419 , 2009-08-06 22:31
요새 산책을 많이 못 시켜주고 집에 콕 쳐박혀 있던 콩이가 불쌍해서
목줄을 메어 근처 유등천으로 데리고 나갔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

난 이어폰을 끼고 있었고 사람들 산책도 하고 운동도 하는 길이라
걸리적 거릴까 싶어 콩이의 목줄을 바짝 잡아 내 다리에 붙여 놓고
조심조심 걸어가고 있었다.

라디오 소리가 컸지만 뒷사람의 목소리톤이 웬지 귀에 거슬렸다.
이어폰 한 쪽을 뺐다.
남자와 여자가 손을 잡고 빠르게 걷고 있었다.
그 남자의 목소리엔 불만이 가득했다.
내용을 완전하게 듣진 못했지만 대충 개를 이런곳에 데리고 나온 걸 비난하는 내용이었다.
그남자는 목소리를 전혀 낮추지도 않았고, 나를 스쳐지나가면서 뒤쪽으로 슬쩍 나를 의식하면서
노골적으로 들으라는 듯이 말을 계속했다.

내 개가 그 사람을 위협했거나 정말 무섭게 생겼거나 계속 시끄럽게 짖어대거나 걸리적 거렸으면.
난 정말 정중히 사과했을 것이다. 나는 남에게 피해를 주고 싶지 않다.
그리고 만약에 그 길이 개가 돌아다니면 안되는 팻말이라도 붙어있는데 내가 못봤다면.
알려주면 난 재빨리 사과하고 나갈 것이다.
아니 그런 팻말이 없더라도 그런 사람들 많은 곳에 개가 있는게 좀 좋게 느껴지지않는다고 말만 해줘도
나는 미안해 할 것 같다. 싫을 수도 있는 거니까.

물론 개를 너무 싫어할 수도 있다.
피해를 주는 개든, 주지 않는 개든. 싫을 수도 있다.
하지만 자신이 그렇다고 해서 개를 데리고 간다는 이유만으로 타인에게 그런식으로 행동할 권리는 없다.
모르는 사람이라고 그냥 스쳐가는 사람이라고 모두 그렇게 함부로 말한다면 이세상 참 살기 힘들 것이다.
내가 건장한 남자이거나, 무섭게 생긴 사람이거나 했어도 그렇게 했을까 그 사람은?
정말 추하고 비겁한 남자다.

난 걱정이 너무 많은 건지 모르겠지만 이런 무례한 사람들을 만나면 마음이 너무 울적해진다..
세상이 비뚤어진 것처럼 느껴지고 세상사람들이 차갑고 무섭게 느껴진다...
또 좋은 사람들 만나면 금방 온 세상이 아름다워 보이긴 하지만...^^;;
모르는 사이라도 함부로 말하지 않고 서로서로 맞춰가며 이해해가며 사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조금만 노력한다면 좀 더 살만해지지 않을까?

프러시안블루_Opened   09.08.07

살다보면 터무니 없는 사람들이 있죠.
마음속에 담지않고 웃으며 빨리 잊는것도 삶의 지혜인거 같더라구요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