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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빨간
 2학년때 쓴 일기를 지금에..   2001
흐리멍텅 조회: 2056 , 2001-08-28 05:08
올은 날씨가 좀 쌀쌀하다.
책장에서 볼만한 책을 찾다가..그걸 찾았다. 후훗..

내가 2학년때 쓴 일기

내가 대학을 들가기 전까진 너무 많이 바보스러울 정도로 순진했었다는 건 나도 알고 있었지만 -_-;;
그정도로 순진할 줄이야~
내가 그당시 일기장에 끄적인 일기와 몇 편의 시를 보며
사람은 참 많이도 변하며 사는구나 싶었다.
앞으로 자주 일기를 써야겠다고 생각했지
어릴 때는..참으로 일상적이고 단편적인 것들이 적혀져 있었다.
그리고 내가 지금도 아는 사람과 기억조차 나지 않는 사람들의 이름..
그들은 누굴까..
내 어린 기억의 한켠을 차지하고 있는 그들은 누굴까

그때는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삶에 관한 고민이며 헤어진 님에 관한 기억들..그런 것들은 있지도 않았을테지
다시 한번 어린 그때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은 윤동주 님의 별헤는 밤을 읊어보며 잠이 들거 같다.

며칠있으면 나의 생일이구나
지금껏 살아오면서 내 생일은 충분히 축하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했고 챙김받고 싶어했지만
글쎄..
21살의 생일을 앞에 두고 드는 것들이란,
내가 작년 그의 생일에 챙겨주었었던 님의 얼굴과 지금의 처량한 나의 현실..김이 빠진다.
그리 축하받고 싶지 않다.
21살의 생일이란..비로소 제대로 20대가 되었다는 서글픔마저 든다.
21살의 나이에 30대의 인생을 살고 있다니..

난 내게 피터팬 증후군이 있다는 걸 알고 있다.
나이보다 어리게 생겼다는 말을 좋아하고 막내처럼 이쁨받고 싶어하며 항상 어리게 행동하는 나..
그러므로 나이를 먹어서 슬픈 것일지도 모르지

지금 내 옆에는 사진이 네장 붙어있다.
홍진경이 빠큐를 날리고 있는 사진 -_-;; ㅡ 홍진경은 나의 여성적이상형이다.
작년 여름에 동아리 사람들과 영덕으로 놀러가서 찍은 사진 ㅡ 나의 마지막 순수함이 간직된 사진이다.
레크레이션 19기 식구들과 함께 찍었던 우리 조 사진 ㅡ 올 여름 내게 가징 기억에 남는 일이다.
그리고..작년 강의실에서 찍었던 꽈사람들과의 사진 ㅡ 우연찮게도 님이 찍혀있는 사진이다.

소중한 것들이지..아암~

이제 자야할 것 같다.
생일날은 잠적하고 싶은데..지금껏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밤에 전화가 한통 왔다.
내가 좋아하는 동생분께서 한잔 사준단다.
요즘 막창이 눈 앞에 둥둥 떠댕길 정도로 먹고 싶고
어제는 또 넘 하찮은 일에 속이 상해서 울기도 했었는데..
모르겠다.  축하받을 만한 생일이 아니어야 하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