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2580 , 2012-08-31 11:25 |
나는 지금까지
지독하리만치 감정을 억압하면서 살았다.
나쁜 감정이라면 특히 더욱 더.
한 때는 좋은 감정마저 억압하며 살았었지만
많은 노력 끝에 이제
좋은 감정은 억압하지 않을 수 있게 된 것 같다.
그런데
아직까지도 나쁜 감정은
마치 침처럼
입 안을 벗어나지 못하고
다시 몸 속으로 밀어넣어진다.
그렇다,
나에게 나쁜 감정은 침과 같은 것.
언제나 내 입 속에 마르지 않고 존재하며
끊임없이 솟아나오지만
흘러내리지 않도록
새어나오지 않도록
꿀꺽 삼켜버리는
침과 같은 것.
.
.
서운한 것
섭섭한 것
원망스러운 것
화나는 것
실망스러운 것
싫은 것
기분 나쁜 것
어쨌거나 저쨌거나
상대에게 표현했을 때
말싸움을 할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는 주제
상대가 기분이 나쁠만한 주제는
표현하지 않는다.
나에게 뭐라고 할 것 같고
화낼 것 같고
그러면 짜증나고 기분 상하고
나를 싫어해버릴 것 같기 때문이다.
.
.
부모와의 관계방식에서 비롯된
것 같다.
하, 참나
아무리 벗어나려고 해도
이 놈의 인간관계의 원형은
나를 붙잡고 놓아주지를 않는다.
하긴
원료의 성질을
어떻게 벗을 수가 있을까.
.
.
이제 나도 화를 표현하고 싶다.
화나면 화난다고 얘기하고 싶고
싫은 건 싫다고 애기하고 싶고
섭섭한 건 섭섭하다고
기분 나쁜 건 기분 나쁘다고
서운한 건 서운하다고
네가 기분이 나쁜 것쯤 뭐 어때.
나도 기분 나빴다고.
내가 기분 나빴는데
네 기분이 뭐 어쨌다고.
내가 상처 받았는데
네 상처가 뭐 어쨌다고.
내가 아픈데
너 아픈 거 뭐 어쨌다고.
내 인생이 망가졌는데
네 인생 망가지는 거 뭐 어쨌다고.
왜 항상 나만 힘들어야 되는데?
너는 항상 모든 걸 회피하고
모든 걸 너 좋을대로만 하고
너 행복할 길만 찾아서
잘만 사는데
왜 나만 이래야 되는데?
왜 나만 널 봐줘야 되냐고.
나쁜 건 너야.
네가 나쁜 새낀 거야.
네가 개새끼인거고.
네가 죽어야되는 거고
네가 힘들어야 되는 거고
네가 불행해야 되는 거고
네가 아파야 되는 거고
네가 상처받아야 되는 거고
네가 죗값을 치러야 되는 거야.
내가 아니라
너야.
너라고.
푸른그늘
12.08.31
지극히 동감입니다. 전 오늘 아침 일찍 출근해서 맘속에 담긴 모든 욕을 |
ㅇㅅㄹㅇㅁ
12.08.31
ㅜㅜ 마음이 아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