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난 마음   생의 한가운데
  hit : 2968 , 2013-03-21 00:53 (목)
나에겐 진짜로 문제가 많다.
그 중 심각한 하나는 모난 마음이다.

누가 내게 뭐라고 얘길하면,
처음 그 사람 입에서 나올때 그 말은 둥그런 모양이었는데도
내 마음에 와닿을땐 뾰족한 모양으로 바뀌어버린다.

5년전에 누가 나에게 넌 왜 그렇게 모가 났니,
라고 말했을때 나는 그 사람을 욕했다.
그리곤 자존심이 상해서 펑펑 울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 사람이 날 오해하고 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보니 알겠다.
그 사람 말이 맞았다.
내 마음에는 가시가 무성하다.
그래서 둥근 모양의 것들을
죄다 뾰족하게 갉아버린다.

심지어 날 위한 배려조차도 알아채지 못한다,
내 모난 마음은.
그저 모든 사람들이 나에게 상처를 내고 있다고만 생각했다.

나 왜이렇게 어리석고 멍청할까.
다 내가 병신인탓이다.....

李하나  13.03.21 이글의 답글달기

저도 병신이에요. 처음엔 제가 병신인 게 싫었는데, 지금은 제가 병신이어도 상관이 없어졌어요. 주변을 돌아보니까, 병신 투성인 거 있죠. 심지어 맨날 웃고 다니는 제 룸메도 알고보니 병신이었어요. 정말 밝아서 맑은 아인 줄 알았는데, 정신과 다니면서 약 타먹고 있더라구요. 그 얘기 듣고 느꼈어요. 아, 나만 병신인 게 아니구나. 사람들이 다 병신이 아니어서 병신이 아닌 것처럼 보이는 게 아니라 저마다의 병신력을 감추고 살고 있구나. 누구나 다 병신이면 나만 딱히 문제가 될 건 없겠구나. 그러니까 나는 병신이긴 한데, 병신이도 상관이 없겠다. 그러고 나니까 제가 좀 좋아졌어요. 모래님도 병신이시긴 하지만, 병신이도 괜찮아요. 우리 다 병신이에요. 아무도 병신 아닌 사람은 없어요. 우리 병신 모임 할까요?

모래  13.03.23 이글의 답글달기

병신이라도 괜찮은거 맞죠? 헤헤.. 전 그저 엄청난 병신일뿐인걸요.
병신짓 좀 줄여가면서 조금씩조금씩 더 나은 병신이 되어가려구요..
괜찮다고 괜찮다고 생각하고 또 생각해볼게요. 그리고 힘낼게요!
조금은 마음이 놓여요,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誤發彈  14.01.09 이글의 답글달기

둥근걸 뾰족하게 만드는 능력!
주변에 모든걸 자신으로부터 멀어지게 만드는 탁월한 능력!
쓸데없는 자존심에 사소한 것에 목숨걸며 불화를 일으키는 특수한 능력!
자신에게는 나태하게 타인에게는 철저하게 기준을 잡아서 말 몇 마디에 주변을 무너뜨리는 능력!

특별한 능력을 가진 그대에게 박수와 함께 멋진 상을 드리겠습니다.
부상 : 고독을 친구삼아 평생을 혼자 살 수 있는 특권!!!

----> 이제까지 저, 본인에게 한 말 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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