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착   치유일지
  hit : 2586 , 2013-04-15 03:18 (월)


'이 세상 어느 동물보다도 
유아기가 길고 신체적으로도 연약하기 짝이 없는 사람의 '아이'에겐
혼자서 살아야 한다는 것은
곧 죽음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아이는 살기 위해선 누군가에게 의존해야만 한다.
이렇게 사람의 아이에겐 애착이 중요한 생존 본능이 된다. 
자신을 돌봐주고, 보호해줄 더 강한 존재를 찾아서 
생존을 의지하는 것이다.'


'잠시 안아주고 달래주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은 생존의 불씨를 이어나간다.'


=> 나도 엄마 아빠가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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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돌봐줄 거라고 믿었던 엄마가 실은 약한 존재라는 걸
알게 되면서 엄마와 함께 있을 때 오히려 불안이 심해진 것이다."

"주변 어른들이 소리를 지르면 
아이는 엄마한테 야단 맞았던 기억이 떠올라 겁을 내며 숨어버린다."

"이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엄마도 이렇게 미덥지 못한데
딴 사람을 어떻게 믿을 수 있느냐는 눈빛으로 
다른 사람들을 쳐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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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착이란 어린 것이 자신보다 더 강하고 더 지혜롭고
세상에 잘 대처하는 누군가와 맺은 관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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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감을 주는 대상에게 배신감을 느낄 때
더는 그 대상한테서 안전감을 추구할 수 없을 때
사람은 그 대상을 잊어버리려 하거나
없는 존재로 여기며 부정한다.
아이들의 경우 최초의 안전감을 주는 대상이
사실은 매우 불안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
세상 사람, 세상 전체에 대해 불안감을 느낀다.
더 나아가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친해지고
도움을 주고 받는 데에도 
소극적이고 미숙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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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는 구석이 있는 아이에게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은 곳이 된다.
무서운 것이 나타나면 얼른 엄마에게 달려가면 되니까
겁날 게 없고
내가 해선 안 될 일을 한다면 
엄마가 말해줄 것이니 지레 포기하지 않아도 된다.
이런 엄마에 대한 믿음,
그 안에서 얻게 된 '안전감'을 토대로 
아이는 세상을 탐색하고 
더 큰 세상으로 성큼성큼 나아가는 것이다.

이런 원리로 긍정적인 애착 관계를 형성한 아이는
세상을 좀 더 적극적으로 탐색하고
새로운 환경에 처했을 때도 
두려움보다는 긍정적인 호기심으로 주변의 사물과 사람을
탐색하며 건강한 방식으로 상호작용을 시도한다.
따라서 긍정적인 애착을 형성하지 못해
안전감을 얻지 못한 아이가 
가장 타격을 받는 부분도


바로 세상을 탐색하는 행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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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아이에게 엄마는
'든든한 배경'이 아니라 오히려 나약한 사람일 뿐이다.
그런 엄마를 둔 아이에게
세상은 기댈 곳 없는 두려움의 대상이다.


무서운 것을 보면 피하고 움츠러드는 것이
사람의 본능이다. 
세상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해줄 지지자가 없는 민석이는
세상을 향해 나아가지 못하고 
그저 엄마 옆에 붙어 세상을 
거부할 수밖에 없다.
세상은 건들면 터질 수도 있는 위험한 곳이니
그저 조용히 없는 척 하고
아무것도 건드리지 않는게 상책이라는 생각을 하는 것이다.
이런 아이들은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 대신
두려움만 커져 가고
주변을 능동적으로 탐색하는 대신
수동적으로 받아들인다.
이렇게 성장한 아이들은
학습이나 일 등을 주도적으로 해야 하는 시기가 되면
점점 더 큰 어려움을 겪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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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준이와 준희는 각각 엄마의 우울증과 
잦은 부부불화로 안정적인 애착을 형성하지 못했다.
낯선 상황에 대한 불안을 
부모의 도움 없이 해결해야 했던 범준이의 자아는
'손톱 물어뜯기'에 몰두함으로써 낯선 상황을
잊어버리는 방법을 선택했다.
반면 준희의 자아는 불안함을 주는 현실에서 벗어나고자
'공상'이라는 방법을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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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난 두 번 다시 선생님을 보지 못할 거예요.
말씀은 그렇게 하셔도 내가 힘들 때마다 찾아가면
날 귀찮아하실 게 뻔해요.
날 좋게 생각하는 사람을 실망시킬 순 없어요.
계속 참고, 착하게 살아야 해요.'


고등학교 2학년 선미의 경우에는 
사람에 대한 '불신감과 배신감',
미진이는 '뭐든 참고 착하게 행동해야만 사랑받을 수 있다는 믿음'
이 기본 주제다.

자기 자신과 타인
그리고 세상에 대해 이들이 가진 이런 기본적인 생각은
세상을 살아가는 데 큰 영향을 미친다.


세상의 모든 사람들은 나름대로 자신과 세상을 보는 생각이나
시선을 가지고 있다.
이는 '내적 작동 모델'이라고 불린다.

내적 작동모델은 삶의 전반에 걸쳐
우리가 특정 방식으로 느끼고 사고하고
행동하도록 우리를 움직이는 톱니바퀴 역할을 한다.

'자신이 형편없다'는 내적 작동 모델을 가진 사람은
누가 자신을 보고 웃으면
바로
'자신이 보잘것없어 비웃는다'고 생각하고
이것이 수치심 혹은 분노감을 유발시켜 
주눅 들거나 벌컥 화를 내게 된다.

내적 작동 모델은 
첫 째, '나는 어떤 사람인가?'
둘 째, '상대는 어떤 사람인가?'
셋째, '세상은 어떠한가?'
이렇게 세가지 수준으로 구성된다.



301호 아이에게 자신이란
'사랑을 받을 만한 가치가 없는 사람'이다.
자신이 도움을 청하고 보살핌을 필요로 할 때
엄마는 자신을 돌봐주지 않았다.
왜냐하면 자신은 그런 보살핌을 받을 만큼
소중하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302호 아이는 
'난 사랑과 보살핌을 받을 만큼 소중하고 가치 있는 존재다'
라는 자기모델을 형성한다.
이 아이에겐 엄마로부터 소중하고 특별하게
사랑받은 경험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302호 아이에게 엄마란 '내가 도움이 필요하면 도와주려고 애쓰고
사랑해주는 사람'이며 
그래서 신뢰할 수 있고 
매우 유용한 사람이다.
반면 301호 아이에게 엄마는
'나보다 자기 자신이 우선이며
내가 보살핌을 필요로 하면 
귀찮아 하는 사람'이 된다.
그러므로 신뢰할 수 없고
유용하지 못한 사람이다.

301호 아이에게
세상은
두렵고 무섭고 피하고 싶은 곳이며
302호 아이에게 세상은
궁금한 것이 많고, 살 만 하고, 따뜻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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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가치 없는 존재다. 그러니까 저 사람도 
나를 보잘것 없게 여기고
함부로 대해도 된다고 생각해 
내 어깨를 치고 그냥 지나간 거야. 
정말 자존심 상하고, 기분이 나쁘군.
저런 놈까지 날 무시해!'

'역시 세상은 무서워! 모두가 날 무시해!'
라는 결론을 내리면서 
자신의 내적 작동 모델을 더 단단히 만들어 갈 것이다.



=> 난 가치 없는 존재다.
그러니까 저 사람도 나를 보잘 것 없게 여기고
함부로 대해도 된다고 생각해.

사람들은 나를 싫어해.
귀찮게 여길 거야.
그래서 어디 놀러 갈 때 나를 부르지 않아.

내가 같이 놀자고 하면 
나를 끼워주기 싫어할 거야.

나를 미워할 거야.
나보고 싸가지 없다고 하고
내 잘못이라고 하고
가치 없다고 이야기할 거야.




302호 청년은 자신이 소중한 존재이고
세상은 따뜻하고 우호적인 곳이므로
누군가 일부러 자신을 해코지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역시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착해.
저 사람 정말 무슨 일이 있었나봐.'
하며 다시 한 번 긍정적인 내적 작동 모델을 
더욱 공고히 할 것이다.

=> 부정적인 내적 작동 모델을 갖고 있다,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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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착 경험 중에서도
두 가지 요소가 
내적 작동 모델 형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하나는
아이가 지지와 보호를 요청했을 때
애착 대상이 어떻게 반응해주었는가

다른 하나는
아이가 다른 사람, 특히 애착 대상으로부터
어떤 대접을 받고 있다고 느끼는가 
하는 것이다.


'나는 나쁜 아이다.
다른 사람을 성가시게 하는 아이다.
다른 사람들은 날 싫어하고
조금만 잘못해도 야단을 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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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문제 상황에서
자주 하는 말과 행동을 살펴보고
이를 통해 아이를 움직이는
내적 작동 모델을 추론해봐야 한다.

이 때에는 아이를 하루 이틀 동안 관찰해
아이가 자주 쓰는 말과 행동을 기록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특히 아이가 갈등이 일어나는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하는 지
무엇 때문에 갈등과 문제가 일어났다고 생각하는지를
잘 살펴본다.

부모 자신이 아이에게 가장 자주 하는 말이 무엇인지
아이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형용사가 무엇인지도 함께 적어본다.

기록한 것들을 들여다 보면
대부분 아이의 행동과 부모의 행동이
상당부분 일치하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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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도 내게 화를 안 낼래?
너도 친절한 척 하지만 
다른 사람들처럼 나를 싫어하고 야단칠 것이 뻔해!
그러니 어서 본색을 드러내고
화를 내보시지'




=> 엄마와 아빠에게 요구하고 싶은 것. 가족 심리 치료에 응할 것.
아빠에게 요구하고 싶은 것. 가해자 상담에 응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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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오랜 기간 현태가 느꼈던
엄청난 양의 수치심과 죄책감을 생각한다면
앞으로도 지속적인 격려와 지지,
그리고 사람들과 신뢰감을 쌓아가는 경험이 있어야만
이런 긍정적인 변화가 계속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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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는 평소에 하던 것과 반대로 하려고 애써야 한다.
아이가 컵을 깨뜨렸을 때
평소 하던 대로 
"야! 내가 그럴 줄 알았어!'라는 말이 나오려 해도
입을 꽉 막고 반대로 말한다.

아이를 걱정하는 목소리로 부드럽게
"어디 다치지 않았어? 괜찮니?"라고 말하며
아이가 다치지 않았는지 살펴준다.

'이게 아닌데. 난 엄마에게 야단 맞아야 하는 아이인데. 
왜 날 걱정하지? 
엄마에겐 나보다 컵이 더 중요한데.'

이런 경험이 반복되면 
아이는 
'내가 컵보다 소중한 사람인가?'
라는 생각을 하면서
점차 '나는 컵보다 소중하다' 혹은
'나는 엄마에게 소중한 존재다'라고 생각하게 된다.


자신의 내적 작동모델이 부합되지 않는 경험을 강력하게
그리고 반복적으로 했을 때만이
아이의 내적 작동모델을 바꿀 수 있다.

자신을 사랑스럽지 않다고 생각했던 아이가 부모한테
'사랑스럽다', '사랑한다'는 말을 자주 듣고
스스로 이기적이라고 생각했던 아이가 부모에게
'배려 깊다', '마음이 따뜻하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면
아이는 자신에 대한 긍정적인 내적 작동 모델을
다시 만들어갈 수 있다.


=> 나는 나의 엄마와 아빠가 이런 노력을 전혀 하지 않는 것이 화가 난다.
어쨰서 이런 것을 모를 수가 있을까? 
당연히 상담 센터에 찾아가야 하는 것이 아닌가? 
무능하고 무관심하고 무책임하다.
쓰레기 같은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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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것에 대한 불안을 줄이려면
실제로 낯선 것이 위협적이지 않다는 경험을 
직접 하게 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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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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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 있는 대화는 상대방이 불안을 느끼지 않으면서
점차 더 깊은 수준으로
자기를 노출해가는 대화를 뜻한다.
대화를 통해 자신의 생각이나 기분, 
욕구가 자연스럽게 드러나기 때문에
부모는 아이의 진짜 생각과 기분을 알 수 있고
따라서 아이의 문제에
도움을 줄 때도 유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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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자신의 개인적 경험을 통해 얻은 감정과 생각을
마치 모든 사람이 느끼는 것처럼 행동함으로써
한마디로 '오버'를 한 것일 수도 있다.



=> 우리 엄마가 나한테 그랬을 수도 있고
내가 내 동생에게 그랬을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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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성찰 능력이 뛰어난 사람은
자신의 과거 경험에 따라
현재 자신의 심리 상태가 결정되며
사람들은 각각 과거와 현재의 경험이 다양하므로
그에 따라 각자 나름의 심리상태가 존재한다는 것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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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래 관계에서 적절히 자기주장을 할 수 있으려면
실제 자기 의견이 존중되고
지지 받았던 경험이 필요하며
주변 사람들이 문제 상황에서
적절한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보고 배우는 과정 또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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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런 이유로 부모와 좋은 애착을 맺지 못했다 하더라도
절망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쉽지는 않겠지만 이제라도 
자신과 타인, 세상과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고
아이와도 안정적인 애착을 형성할 수 있으며
무시무시한 정신적 고통의 대물림도 끊을 수 있다.

그리고 내 아이에게 좋은 부모가 되어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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