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하루   생각
  hit : 2056 , 2014-04-14 01:01 (월)

오늘 나름 알 찬 하루였나..?
예전 회사 언니 결혼식이라 참석하고 거기 간 김에 근처사는 외국인 친구도 간만에 보고 그동안 벼르면서 못가봤던 친구 신혼집에도 가보고.
하루에 3탕을 뛰었네-ㅎ

결혼식 갔다가 예전 회사 사람들이랑 수다 좀 떨고 오게 될 줄 알았는데 다들 집에 가는 바람에;;
좀 적적한 맘에.. 혼자 바닷가에 차 대놓고 노래 듣고~
근처 사는 죠셉 생각나서 연락해봤다.ㅎ
죠셉이랑 본지도 오래됐고.. 둘이 만난 적은 없어서.. 사실 좀 망설여지긴 했는데..  무슨 용기였을까?ㅋ
커피 한 잔 하자고ㅋ
다행히 만나게 됐고,, 생각보다 별로 어색하지 않게 대화하고- 길진 않았지만 나름 소소한 재미-
다담주에 이태리에서 친구 온다고 같이 보자는데,, 감당이 될지;;;
죠셉은 그리 미남은 아닌데 미남 친구들이 올려나?ㅋㅋㅋ
기대는 말아야지,,
친구 둘 섭외해서 추진해봐야긋당,,,

친구 신혼 집에 가서 수다도 떨고 왔고,,, 뭔가 알 찬 하루를 보낸 기분이다-
난 보통 친구들이 먼저 연락하지 않는 이상,, 잘 안만나는데,, 이렇게 먼저 연락해서 만나는 것도 좋은것 같네.
집에 바로 안오고 연락해보길 잘한것 같다.

한동안 적적함을 잘 못느꼈었는데 요즘은 가끔가끔,, 나답지 않게 느끼는 것 같다.
지난주도 금욜 잔업하고 8시쯤 집에 오는데,, 괜히 적적,,,ㅎ
토욜도 종일 집에서 잠 잤는데,, 뭔가 적적,,
사실 누가 나오라해도 귀찮고 피곤하다 생각했을텐데,, 뭔가 모르게 적적한 느낌-

생각해보니 항상 내가 적적함 느끼기 전에 누군가가 연락이 왔던듯?,,
난 대부분 나가거나 말거나 선택하는 쪽,,
참 배부른 삶을 살았구나,, 하는 생각이 새삼든다.ㅋ
사람들의 소중함도 느껴지고,,, 조금 더 주위 사람들을 챙겨야겠단 생각도 든다,,,

아,, 이쯤에서 오빠 얘길 하자면,, 그 때 병원에서,, 병실엔 못 들어가고 1층에서 커피 한 잔 마시며 ,, 멍때리는데,, 무서운 우연인지,, 오빠 어머니가 병원을 나가시는걸 보게됐다,,
순간 오빠가 자는거보고 나가시나 싶어서,, 용기가 생겨 오빠 병실로 갔었다.
오빤 자고 있고,, 얼굴 봤으니 됐다 싶어서 갈려는 순간,, 엘레베이터에서 어머니랑 마주치공,,
1년도 넘어서인지,, 내 얼굴을 단번에 못알아보셨지만.. 내가 인사하니깐.. 이내 내 손을 붙잡고 우셨다..
나도 울고...
힘든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지고.. 죄송하고...........
오빠랑은 간간히 연락하고 있었지만.. 오빠도 집에 얘기하기 그래서,, 말 못했겠지...
어머닌 나랑 연락한다곤 생각도 못하신듯....
오빠가 한달 전부터 밥을 못먹는다고 걱정하셨다...
어젯밤엔 오줌도 싸서.. 충격 받으셨다고... 나 또한 충격적....
괜찮다고 그랬는데.. 어머니가 오빠 깨워주신다고 다시 병실로 갔다..
밤이라 자는줄 알았는데.. 종일 그렇게 잤다네...
원래라면 퇴원했어야 했는데.. 못 걸어서 퇴원도 못했다고..
오빤 눈을 떠도 눈이 많이 풀려 보였다.
겨우 앉았는데.. 눈은 반쯤 감고 있고,,, 이제 항암을 이기기엔 체력이 많이 떨어진것 같았다...
겨우 과일 조금 먹고.. 오빠가.. 울었다...
왜 이렇게 된 줄 모르겠다며... 화장실에서 팬티를 안내리고 소변을 봤다는데.. 오빠도 충격이 컸던것 같았다...
약에 취해 그런거라며.. 약 기운 빠지면 다시 원래대로 돌아올꺼라고 달래주고...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는데.. 어머니가 한 쪽에서 흐느끼시는게 느껴지고...
그저 죄송했다...
나라도 있었음 의지가 많이 되셨을텐데....
오빠도 어머니는 제일 가깝고도 편하니 짜증도 많이 내는것 같고.. 가족이라.. 속 얘기하기 어려운것 같은데..
아무래도 나랑은 좀 편하니.. 가족에게 못하는 얘기도 하는것 같았다..
이내 눕는가 싶더니.. 산책하자고 해서 복도를 좀 걷고... 얘기도 좀 했다.
눈은 좀 풀린듯 했지만 종일 누워있었다는데.. 그렇게 움직이니 먼 길 온 보람이 있는것 같았다..
병실에서 나올때도 어머니가 차까지 데려다 주셨는데.. 계속 고맙다고 하시고....
난 죄송하다고 하고...
한사람은 고맙고.. 한 사람은 죄송하고...
참 아이러니 했다..
내 호주머니에 돈도 넣어주시고.. 5만원 주고 싶었는데 3만원 밖에 없다며 미안해 하셨다..
괜찮다고 사양했지만.. 너무 그런것도 아닌것 같아.. 참 민망했지만 받아왔다...
1년전에 뵜을때만 해도 참 흥이 있으신 분이었는데.. 어머니도 참 약해지신것 같았다..
그럴수밖에 없으셨겠지....
오빤 나한테 이젠 어머니도 지치고 힘들어서 밥도 잘 안해주신다고 했는데.. 그런건 아닌것 같았다.
그럴꺼라 생각도 안했지만...
그저 서로 예민한 상태라.. 그런듯...
그 날의 부산행은... 글쎄.. 결론적으로 잘한것 같았다.
꿈이 마음에 걸려서 가게됐지만.. 오빠도 나랑 얘기하면서 웃기도 했으니...
그 때가 내가 필요한 시점이라.. 꿈에 나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어쩜 어머니가 밖에 나가시지만 않았더라도 그냥 병실까지 못가고 나왔을지도 모르는데..
어머닌 그때 잠시 과일 사러 나가신거라네...
5분만 늦게 나가셨더라도 내가 못봤을 수도 있는데.. 이래저래.. 기막힌 타이밍 이었던것 같다.
마치 내가 꼭 가야만 했었던것 처럼...
다음날은 다행히 기운차려 퇴원도 했다고 했다.
이틀 뒤쯤에 오빠가 약기운에서 벗어났을때 알게 됐지만,, 오빤 나랑 산책하거나 얘기한걸 잘 기억하지 못했다.
내가 왔다갔다 정도의 기억.
그래도 다른 사람은 온 것도 기억 못한다는데.. 난 기억이 나서 신기하단다...ㅎ
무튼,,, 이제는 정말... 항암을 이렇게 못이겨서.. 걱정이다...
이제부터가 진짜 싸움인듯..
1차 항암때만해도 병원에 입원해서 아무렇지도 않게 항암주사 맞고 퇴원했는데...
그동안 체력이 얼마나 약해진건지...
항암약이 무섭긴 무섭다..
암은 진짜.. 암을 이기는 것도 문제지만.. 항암약을 얼마나 버티냐 하는 문제인듯..
이렇게 항암 맞다가.. 퇴원못하고.. 병원에서 지내게 되는 경우가 많다는데... 걱정이다...
항암을 좀 쉬었음 했는데.. 쉬지 않고 진행한단다..
그동안 변화가 없던 암이.. 이번에 좀 줄어서 그런것 같다..
뭐가 맞는지.. 참 힘든 문제다..
일단 본인이 계속 하겠다고 결정했으니.. 그 결정에 따르는 수밖에..
어젠 요구르트를 주문해줬다.
그냥 요구르트가 아니고 낙안농장 요구르트라고.. 예전에 순천 여행갔다가 시음하고 너무 맛있어서 받아 먹은적이 있는데.. 중독 비슷하게 먹었었던 기억이 나서.. 오빠도 입맛이 돌지 않을까 싶었다.
내가 그거 먹고.. 살찌기도 했고...ㅋ
내가 해줄 수 있는건 이런거 밖에 없다...
그동안은 오빠가 항암하러 간다면.. 잘 갔다오라고 그랬는데.. 이젠 오빠가 항암하러 간다면 걱정부터 될 것 같다....
에효,,
난 참 다양한 얼굴로 살아간단 생각이 든다.
다들 이런건가..?
그런거겠지...
난 내일 또 웃고 있겠지...
그래도 한 고비 넘긴 기분이다..
좋은 소식만 들려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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