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지생활병   2014
 여름인데 난 왜 춥지 hit : 3025 , 2014-05-22 03:28 (목)



 퇴근길에 탄 버스에서 멀미를 했다-_-a 이유가 뭘까? 죙일 먹은게 아점 조금뿐이라 속이 비어서? 시간이 넉넉하기에 중간 정류장에 내려서 좀 쉬었다. 내리려던 정류장은 통증과 불편감에 낑낑대다 바보같이 지나치고 그 다음 정류장에 내렸는데 오예. 내리자 마자 딱 호랑이기운이 솟아날 것만 같은 한의원과 그 앞에 쉬다 가요 언니~ 유혹하는 벤치가 있어 수그리고 앉아 있었다. 끙끙대고 있는데 옆 벤치에 누가 앉는다. 이른 저녁곡주를 드신 어르신 두분이 불콰한 얼굴로 싱글싱글이시다. 아~어르신 부럽습니다, 전 멀미때문에 이러고 있어요ㅜㅜ. 그 다음에 앉으신 분은 폐지를 수거하시는 어르신이다. 눈이 마주쳤는데,, '젊은 처자가 뭐하는 긴가?'하는 눈으로 바라보셔, ㅜㅜ.  내가 봐도 좀 그래. 위아래 시커먼 옷 둘러입고, 대로 벤치에 웅크리고 앉아 눈에 초점도 없는데 내가 안 봐도 되게 불쌍해보였을 거야. 힘을 내 다리야~~! 마침 탈 버스가 왔는데 만원만원 만원버스다. 내가 뭐 평상시에 운이 나쁜 건 아닌데, 이럴 때 참 사람이 부정적 정서를 지니게 된다, 이럴 땐 누구라도 그런 생각할꺼야.


가만 살펴보니 내 몸이 공복 and 서서 갈 때 멀미를 하네? 어제부터 으슬으슬하니 질병의 기운을 감지했는데 오늘 딱 떨어진 이 조건을 거르지 못하고 몸이 울렁거림과 어지러움, 식은 땀으로 신호를 보낸다. 맨날 먹고 맨날 자고 맨날 적당히 쉬는데 아프다니.. 생활에서 온 병인거야?

그럴 때도, 안 그럴 때도 있는 비일관적인 조건인데, 뭐지 99.9%의 sick한 이 조건..


몸의 신호와 마음의 신호. 몸이 아프면 마음이라도 건강하면 좋겠다.

그래, 나는 요즘. 마음이 불편하다. 그래서 몸이 아픈 거라고 자가진단했잖아.

펀드의 마이너스 수익률 때문에도 불편하고, 찻길에서 살아 돌아 온 마당개가 (그 사이 두 번 빠져나간 걸 목격하고 잡아왔다) 또 사고날까봐 불안하고, 얼굴이 자꾸자꾸 나이 들어서 슬프다. ㅡㅡ

올해는 또 뭐 이리 시간이 빨리 가는지~월급명세서 쓰는 날이 돌아서면 똬~하고 나타난다. 기쁜데 슬픈 시공을 초월하는 월급 전날의 기분, 알랑가?


뭔가 하지 않으면 불안불안하고 방황해서, 매달 하나씩 일정을 적어봤는데 겨우 3개월치 적고 못 썼다. 나를 위해 내가 뭔가 하고 싶은걸 잘 모르겠다. 쇼핑, 먹기, 운동, 친구, 공부, 멍 때리기. 이건 생활이지 ㅜㅜ 지금까지 뭣때문에, 뭘 위해서 살아왔는지 갑자기 내 인생 XX년(욕 아님)의 시간이 좀 한심하고 나머지 인생을 어찌 살아가야 할지,, 대책이 없다. 노후대책도 없고, 남편도 없고, 자식도 없고, 흑흑 그래서 말인데요, 자신을 위해 다들 무엇을 하며 살아가시나요? 방황하는 청년을 위해 말씀기부받습니다 (__)



p.s) 운영자님~ 꿈 일기장에서 달성일이 수정되지 않는 걸 발견했어요. 그날까지 무조건 달성해야 한다는 빼도박도 못하게 만드는 운영자님의 고도의 전략인가요? ^^

도란  14.05.22 이글의 답글달기

1. 멀미라는 고질병을 갖고있는 저로서 그 고통을 잘알아요ㅜ 동치미국물먹고 누워있는게 최고
2. 펀드의 마이너스 수익률.. 매달 수익률 문자가오는데 멘붕올때가 많죠
3. 나를위해 뭔가하고싶은것. 볼빨간님이 생각하고있는 생활이라는 요소에 의미를 부여해보는건 어떨까요. 저는 저는 여행을 위해 운동을해요. 무조건적으로 살빼자!하는건 지치고 힘들거든요. 건강한모습으로 여행을 간다면 체력고갈도 더딜것이고 사진도 예쁘게찍힐거야. 라고 좋게 생각하면서?ㅎㅎ항상 생각하지만 삶의 궁극적 목적은 행복이라고 생각해요:)

볼빨간  14.06.01 이글의 답글달기

아~ 조언 감사해요. 동치미국물과 여행, 두 키워드를 건져갑니다 +_+

속물  14.05.22 이글의 답글달기

글 완전 재밌어요ㅋㅋㅋ
사람은 무언가 목표를 잡고 이루고자 그것에 몰두 할때
조금 더 가치 있게 살게 되는거 같아요.
너무 여러가지 목표를 잡기보단 한가지 꼭 이루고 싶은걸 정해보세요.
에너지가 분산되있으면 아무런 위력이 없지만
몰입해서 한가지 일을 위해 전념하면 엄청난 결과를 가져올 수 도 있거든요.
마치 송곳이 힘을 한곳에 모아 두꺼운 것들을 뚫어 내듯이.

볼빨간  14.06.01 이글의 답글달기

역시..선택과 집중이 필요할 때겠죠? ^^

운영자  14.05.22 이글의 답글달기

고도의 전략 아닙니다.. 좀 고민하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볼빨간님이 말씀하셔서 수정기능 넣었답니다. ^^

볼빨간  14.06.01 이글의 답글달기

감사합니다~^^

억지웃음  14.05.23 이글의 답글달기

몸이 진짜 똑똑해요 머리보다 ㅎㅎ..
마음이 불편하니 금방 표가 나더라구요. 일기 덕분에 제가 목표로 한 것들중에 대부분이 생활에 대한 거였네요. 하아...볼빨간님의 일기를 읽고 자각했어요 방학생활계획표를 초등학교때 잠자기를 9시간을 썼던 제 이력때문이려나요 ㅋㅋㅋ.....

뭔가, 저랑 같은 시기인 것 같아요.
뭔가 안해서, 당장 얻어지는 결과물이 없어서 방황하는 마음이 앞섰는데,
그게 조급함이더라구요. 조급함인줄 몰랐는데... 아주 오~랜 시간을 들여서
해야 하는 일도 있는 거더라구요. 시간이 필요한 일인데, 그 해답이 시간인 줄 몰랐더라구요.

그래서 지금은 이 시간을... 생활로 채워보려 합니다.
런닝도 하고, 운동도하고, 요가도하고, 수영도 해보고.

그리고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보려고 생각의 끝을. 처음에 왜 하려고 했는지.
사실 생각이 잘 나지 않더라구요. 그래서 요 며칠간은 지난 저의 일기들을 뒤져보며 읽어보는 중입니다.헤헤...

볼빨간  14.06.01 이글의 답글달기

시간이 해결해준다는 흔한 말. 시간이 정답이 아니길 바랬어요ㅋ시간을 타고 흘러가다 보면 어디에서부터 시작한건지 잊어버리더라구요. routine한 삶을 이어가는 것은 생활이지만, 인생에서 주요한 시기에는 구획을 나눠주는 이벤트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생활과 방점. 억지웃음님도 시간의 승리자가 되시길~^^

   아프지 말아요 14/07/04
   여행은 즐겁구나~ 14/07/01
   6월의 마지막 목요일 [2] 14/06/27
-  억지생활병
   사랑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내게 묻는다 [2] 14/05/14
   살아줘서 고마워 14/05/13
   2014년 4월의 봄. 파도치는 바다 14/0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