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9.13(치유하기) │ 하루하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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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30년의 세월을 넘겨 삶을 지탱해준 덕분에 이제서야 너를 알고 너를 깨닫고 너를 알아가는 중이야. 너무 혹사시켰어. 때로는 너무 방관만 했던 것 같아. 한 때는 너를 완전히 놓아버리고도 싶었어. 왜 그랬을까. 지금까지 너를 모르고 살아온 날들. 남들처럼 살고자 숨쉬는 것도 고통일 때도 나는 너를 옥죄고 다그쳤는데 그 때도 잘 견디어준 널, 나는 스스로 너를 함부로 대해도 되는거라 생각했나봐. 함부로 대했다기보다는 인식조차 못했던 것 같아. 너의 존재와 너의 힘듦, 그리고 아픔을. 변덕스러운 감정의 기복은 그저 그러려니 했거든. 나아지겠지, 좋아질꺼야 하면서 남과 비교하며 채찍질마저 서슴치 않았지. 그래서 지금 이렇게 아픈가봐. 멍들고 아플 때 알았어야 연고만 발라도 좋아졌을텐데 피투성이가 된 너를 보니 초라하고 안쓰럽고 불쌍해보여. 그래도 이제야 너를 보게 된 건 얼마나 다행인 줄 몰라. 잘 치료해줄께. 잘 보살펴줄께. 감기만 걸려도 허겁지겁 이비인후과를 가서 코막히고 목이아파 죽겠다고 생난리는 쳐봤지 네가 아플 땐 난 아무것도 해주지 못해 미안했어. 이제부터라도 잘할께. 이렇게 너와 내가 갖는 대화의 시간만으로도 너가 좋아질 수 있다고 하니까 너는 나의 입을 통해서, 나는 그럼 나의 머리와 손 끝으로 이렇게 너와 나, 항상 대화를 나눈거야. 응? 좋겠지? 어쩜 이렇게도 미안할 수가 있니. 친구야. 고마워. 그리고 정말 사랑한다. 정말 사랑해. 너도 잘자고 나도 잘잘꺼야. 너는 한번도 잠들어 본 적도 없을꺼야 그렇지? 이런 나 때문에 잠도 제대로 못자봤을텐데 오늘은 편히 자. 정말 세상에서 가장 편안하게,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게 자. 사랑해. 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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