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 번째 고백   말로표현못하는어떤것
  hit : 2471 , 2014-10-07 01:19 (화)




숫자는 자동으로 카운트 되지만 신경써서 본 적이 없다.
울다에 온지 몇년인지 잘 기억나지 않지만. 오늘 지금 이 일기가 500번째 일기이다.

내 마음을 털어놓는 500 번째 고백.


나는 나만의 고민을, 혹은 내가 짊어진 무게를 타인과 비교하지 않고 살아왔다.
온전히 나만의 무게라 여기며, 지탱하고, 버티며, 이따금씩 허리를 펴가며 살았다.


요즘의 나는 주변을 힐끔거리기 시작했다. 또 나랑 같은 입장인 사람을 비교하게 되었다.

저사람은 얼만큼 했을까. 얼마만큼 가고 있을까. 나만 뒤쳐지는 건 아닐까. 다른 사람의 속도는
내가 낼 수 있는 속도도 아니고, 내 속도도 아니라 중요한게 아닌데.


온전히 나 혼자 달리던 트랙에는 이상스럽게 몇 명의 사람이 더 추가 되었다.



다들 그렇게 얘기한다. 일단 해보고 아니면 말고.


아직 나는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했다. 적어도 내 사전에는 그랬다. 해보고 아니면 말고 보다는.

무조건 공들여서 마음써서, 시간들여서 하는. 정성의 날들이었는데.

정성을 쏟아야 하는 건지. 혹은 억지쓰지 말고 보내줘야 하는건지.

아직도 나는 계산기를 두드린다. 내가 이 프로젝트를 맡으면 감당하기 어려울만큼 무거운 무게일까
혹은 그래도 감내할 수 있을 정도의 문제일까.


내가 한다고 떼를 부리면. 이건 억지인지.

혹은 나를 너무 과소평가 하는건지.



마음이 배움을 갈구한다. 어디서든 배우고자 한다. 왜냐하면 지금 내가 가진 답이 없으니까.

일단 어떤 답이든 다 모은다.

그래서 영화던 책이던 TV던, 모든것에 촉을 세우고 지켜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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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본 TV에서는 그런 말이 나왔다.
선택을 망설이는 여주인공에게, 여주인공 엄마가 하는 말.


"그 뒤로는 완전 엉망진창이야. 엄마가 나라면 어떻게 하겠어? 나 이해 안가지?"

"엄마한테 니 인생 물어보지마. 그리고 니 인생 결정하는데 (아버지)생각도 하지말고. 너는 내가 아니잖니. 내가 너한테 별로 좋은엄마는 아닌데, 딱 한가지 그래도 내가 괜찮은 엄마구나 생각할 때가 있어.
너한테 이렇게 살아라 저렇게 살아라 잔소리 안한거."

"항상 옳지 않아도 돼. 나빠도 돼. 남한테 칭찬받으려고 사는게 아니잖아. "


"이렇게 가르치니까 맨날 내가 나만 생각하는거잖아~"


"니 마음을 한참 생각해 보면은, 다른 사람 마음도 보여. 기준을 너로 두고, 더 오래 생각하라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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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따금씩 내 안의 우물을 들여다봐야 한다.
근데 그걸 잊었다. 나는 정말 어떻게 하고 싶은 걸까.

필요한 순간엔, 정말 필요한 말만, 필요한 것만 보인다.



아직도 수긍이 안간다. 이해도 안간다. 아무래도 결과가 아직 나지 않았고, 나는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겠지.


이 대사들을 들으니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선택을 한다고 해서, 그 누구도 나에게 손가락질 할 사람은 없는데, 나는 눈치를 보고 있었던 거다.

지금이 아니면 이라는 무게감에 짓눌려 있었던거다.


모른다. 결과에 따라 내가 쓴 말들이 괜한 걱정이었나 싶을 정도로 부끄러울 날들이 분명 오겠지.

별거 아닌데 별 거로 만드는 것 또한 내 재주려니.


시간은 견뎌봐야 알 수 있는 것 같다.

Jo  14.10.07 이글의 답글달기

일기랑 관련 없지만 저 엄마 저랑 똑같네요. 저 처럼 말하는 사람이 또 있구나.

억지웃음  14.10.09 이글의 답글달기

그렇다면 Jo님은 정말 멋진 분이세요!
결국 각자가 감내해야 할 몫이라는 걸 또 깨달아요.

억지웃음  14.10.09 이글의 답글달기

그러게요. 요즘은 진짜 악성메일이 너무 많아요 차단하고 또 차단해도.
숫자에 의미를 두진 않는데, 일기를 적던날따라 유난히 숫자가 보이더라구요 ㅎㅎ

secret  14.10.15 이글의 답글달기

뜬금없이 500일의 썸머가 생각나네요~ 영화인데 아실 지 모르겠어요~ 가을이 오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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