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2월.   지난 이야기
  hit : 2511 , 2014-12-02 16:04 (화)
 벌써 12월이다.
 2014년의 마지막 한달.
 작년 이 맘때는, 당신과 학원을 오가며 산에 갈 계획을 세우곤 했는데.
 작년 이 맘때는, 당신 옆에 내가, 내 옆에 당신이 있는게 당연하다 생각했는데. 
 


 2014년 12월.
 여전히 당신 옆에는 내가, 내 옆에는 당신이 있음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주말에 친구들 모임도 있고 결혼식도 있네.
 그래? 바쁘겠네. 계모임?
 응, 아- 가기싫은데..
 친구들 모임은 오래 놀지도 않잖아, 오랜만에 만나서 놀고 와.
 반지도 사러 가야되는데, 언제갈까? 토요일 낮, 아니면 일요일 오후?
 반지?
 어, 니꺼.
 내 반지?
 

 곧 생일이고, 또 크리스마스고 해서- 반지를 선물해줄 모양이었나보다.
 난 암만 봐두, 거기서 거기구, 뭐가 예쁜지 잘 모르겠어서... 하며 긁적이는 당신.
 난 그 모습이 웃겨서 마구 웃는다.
 
 당신이 내 반지 고른다고 찾아보고 했다니, 상상하니까 웃겨...
 그게 웃긴 일이냐.
 아니, 좋아서 웃음이 나.
 아무튼, 난 암만봐두 거기서 거기다... 같이 가서 맘에 드는걸로 골라. 알았지?
 
 괜히 찡한 마음에, 딴소리를 늘어놓는다.

 당신은 꽤 다정한 사람이야. 성격이 지랄같다지만.
 병주고 약주냐?
 킥킥, 욕인지 칭찬인지 모르겠지?
 당신은 또 눈을 찢는다.
 
 본인 입으로 성격 지랄같다고 해놓구선.. 킥킥,
 나도 당신덕분에, 내가 사랑에 전부를 다 걸 수도 있구나, 안 해본 것도 해보고-
 아, 좋다는게, 사랑한다는게 이런거구나... 싶은데, 당신도 그렇겠지?
 전에도 말이야, 생각지도 않은, 그냥 스쳐지나가며 몰랑이 인형, 탐난다고 했던거 기억하고선
 어마어마하게 큰 몰랑이 인형 안겨준 것도 그렇구...
 겨울되면 손 차가워진다고 장갑 챙겨다주고, 따뜻하게 다니라며 옷 안에 핫팩 붙여주고..
 당신, 다정하고 멋지고 근사한 사람이야.
 물론 여자를 잘 만나서 그런 것 같기도 하지만.. 킥킥킥킥
 
 뭐야..? -_ -
 
 내뱉는 말들은, 하나같이 매너도 없고 낭만도 없고 로맨스도 없이 무뚝뚝한데,
 난 당신이 얼마나 배려하고, 사려깊고, 다정하고 멋진지 알지. 나만 알지. 히힛. 
 
 



 작년 가을이었나, 귀걸이 사주겠다며 백화점에 데리고 가서는,
 목걸이까지 덥석 셋트로 사다가 걸어주며 예쁘네! 하고 웃던 당신.
 그러면서 반지들을 기웃거리며 보고 있던 내게, 하고싶어? 라고 묻길래
 아니~ 하며 고개를 저었는데.
 당신도 커플링 한번 해본 적 없다며 같이 기웃기웃했었던 것 같다.
 우리가 하는 일이, 손으로 기계 만지고 도면 만지고, 장비를 다루는 일이다 보니,
 반지는 위험하다고, 웃고 넘겼는데.
 
 

 아프다고 투정부리지 말고, 예쁜 말만 해야겠다.
 나아서 오래오래 살겠다고. 더 힘내서 치료하고, 공부도 하고, 사랑하겠다고.
 
 






 그나저나, 보안처분은- 언제 다 끝내지.
 아, 하기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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