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증났던 하루   cinq.
  hit : 2616 , 2015-12-07 20:48 (월)

오늘은 출근한 지 4주차만에
처음으로 스트레스를 받은 날이다.

큰 건 아니지만
워낙 여기에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은 일이 없었어서
오늘 좀 짜증이 많이 났다.

아침부터 징조가 좀 보였다.
원래 우리가 아침 아홉시부터 밤 아홉시까지 풀로 해서 생산하는 양을
오늘은 6시 안에 끝내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아침부터 엄청 달렸고
우리 조장 언니도 예민했다.

거기다,
요즘 경리 언니가 화장실 청결 문제 때문에 맨날 잔소리를 하는데
오늘은 그 잔소리가 절정에 달했다.
3층짜리 건물을 통틀어 여자 화장실이 달랑 한 칸 밖에 없어서,
30명 가까이 되는 여직원들이 그 한 칸을 10분 안에 쓰기 때문에
변기가 자주 막히기도 하고
쓰레기가 바닥에 떨어져 있는 일도 종종 발생한다.

문제는 건물주가 그런 꼴을 못 보는 사람이라
경리 언니를 마구 쪼아대는 모양이었다.
처음에는 깨끗이 써달라고 부탁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더니
오늘은 화장실을 못 쓰게 해버리겠다고 소리를 지르며 협박하기까지 했다.

처음 보는 웬 여자 1명까지 합세해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바람에
정말 짜증이 났다.


물론 나한테 하는 소리가 아닌 줄 알고
짜증 내는 사람도 스트레스 받을 거란 걸 알지만
뭔가 대책을 강구하든지-
왜 자꾸 사람들 잡도리만 해대는 지 모르겠다.

애초에 화장실이 1칸인 게 문제인 건데-
자꾸 막히는 것도 그렇고.


또 한 가지.
오늘 우리 테이블에 다른 팀 아주머니 한 분이 투입되셨는데,
조장 언니가 그 언니가 마음에 안 드는 듯 했다.
사실 나이가 좀 더 많아서 그런 지
조장언니가 가르쳐주거나 지적하는 걸 듣는 둥 마는 둥 하기는 했다.
그러니까 언니가 다른 사람들한테 잔소리를 하는 것이었다.

그 아주머니한테 하고 싶은 말을
우리한테 하는 것이었다.

우리한테 짜증난 게 아닌 것도 알고
우리한테 하는 잔소리가 아닌 것도 알지만
그럼에도 짜증이 좀 났다.

어쨌든 뭐라 한 건 뭐라 한 거고
내가 들을 소리가 아닌데 들은 거니까.



.
.

무튼 이 두 가지 일 때문에 
오늘은 하루 종일 화가 나 있었다.
그런데다가 일찍 끝나서 기분이 좋지 않다.

아홉시 쯤 끝나는 건 기분이 좋지만
여섯시에 끝난다는 건 잔업 수당을 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가뜩이나 지난 주에 토요일은 치과 때문에 빠지고
일요일 특근은 없어서 돈을 못 벌었는데-
여기도 점점 일이 줄어드는 느낌이다.
잘 하면 이번 주 주말 특근도 없다고 하고.
이번 주에 돌아가는 추세를 보고
조장언니한테 분위기도 좀 물어보고
옮길 지 말 지 결정해야겠다.



.
.

주말에 오랜만에 친구랑 만나서 놀고
친한 언니도 만나서 기분이 좋았는데-
다운 돼버렸다.

잘 하고 있어 하나야.
앞으로 세 달만 더 하면 되!
벌써 1달 지났네-

일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순식간에 지나갔으니까.
1달하고도 1주일이 지났어.

설날 있는 주 까지만 하고 그만 둘 거니까
11주 남았다!
월요일 11번만 지나면 되고
육룡이 나르샤 42화까지 나오면
그만 두는 거야:)

그 때 내 통장에 부디 600만원이 있기를!
화이팅♥
콩쓰  15.12.08 이글의 답글달기

원래 생산직이 그래요. 일이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갑자기 생기고 그런 경우가 많아요. 아무튼 유난히 스트레스 많이 받았겠어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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