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망..   현실체험기
  hit : 2206 , 2015-12-27 14:58 (일)
마지막 치료가 끝난지 두달이 지난듯하다..

간간히 다른걸로 병원을 두어번 다녀오긴했지만.

다가오는 새해에 다시 병원을 가서 검사를 받아야 알겠지만

나는 괜찮은걸까? 하며 생각한다





내가 괜찮아졌다면

조금이라도 나아졌다면,

그랬으면 좋겠다고 당신이 웃으며 말한다.



내 꿈도 이루고 건강도 찾고 행복하길 바란다고 말한다.

나는 그 때,내 옆에 당신이 여전히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눈앞에서 보이던 당신이

이사를 하고, 같이 거닐었던 그 길들이 휑하게 변해버렸다.

눈이 두어번 왔고 찬바람이 자주 불어닥친다.



서너번, 많은사람들과 모여 술잔을 기울이고

시끌시끌하게 떠들며 이야기를 나눈다.



아직 당신과 내가 함께 같은곳을 바라보는줄 알고

다가오는 병신년에 한지붕에 한가족이 되는거냐며 묻고

나는 그저 머쓱하게 웃고

당신은 모르겠다며 머리를 긁적이며 웃는다.



아직 정신을 덜 차렸다며, 이새끼 빨리 인간만들라고 나를 닥달한다.

나는 여전히 머쓱하게 웃으며

그래서 사람될거면 진작 됐겠죠.. 한다

모두 다같이 와하하하하 하고 웃는다.



당신의 꿈 속에서

당신과 내가 행복하게 웃다가 결혼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않고 내 장례식장면이 나왔다고 한다.

겁이 난다고 말한다

여전히 당신은 겁쟁이이며 주저한다.



나는 당신마음을 모른다고,

죽이 되든 밥이 되든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라면

그냥 나를 다시 잡으라 말했다.



한참 뒤에서야 당신이 말한다.

그래, 가보자 끝까지 가보자 죽이 되든 밥이 되든..



그러자

내가 덜컥 겁이 났다.

내가 정말 다시 안좋아진다면,

내가 다른 곳이 또 아파, 다시 긴긴 싸움을 한다면

이 사람이 나를, 이 아니라

내가 이 사람을 놓지않고 끌어안고 갈 수 있을까...



혼자보다 더 좋은 우리인데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하든

어느 한쪽가슴에 못을 박는다.



그래도 놓고싶지 않아서

나도 그래 끝까지 가보자고,나는 죽을때까지 당신에게,

사랑받고 사랑할 만한,그런 사람이길 바라본다.















요즘 김동영의 당신이라는 안정제, 이 책을 읽고있다.

수십번 문장을 읽고 또 읽으며 위로받으며

하루하루를 보낸다.

3일을 조증처럼 즐겁게 보내다가

또 3일을 울증으로 하루종일 침대 위에서 보내다가를 반복한다.

  

히말라야를 보며

나도 다 낫고 안나푸르나에 가고싶다고 막연히 소망하고

하얀달을 보며

다 버리고 떠나고싶다고 소망하고

잠든 당신을 안고서

이대로여도 괜찮다고 안도한다.



그동안 내욕심으로 지금까지 온 게 아니라고

나만의 마음이 아니었다고 믿고싶다.

당신도 나를 사랑하는거라고 다시 믿고싶다.



온 마음으로

당신에게 절절한 이야기를 듣고싶다.





질주[疾走]  15.12.28 이글의 답글달기

너무너무 흐뭇한 일기네요 향월님. 향월님께선 병도 나으시고 건강한 몸으로 사랑하시는 분과 함께 영원히 행복하실겁니다. 넘 좋네요ㅎㅎ 안그래도 향월님 소식 많이 궁금했었거든요. 항상 화이팅하세욥.

向月  15.12.29 이글의 답글달기

^^.. 제가 이젠 다른병이 생길거같아서, 요즘 몸을 사리고 숨죽이며 살다보니..
공부는 잘되고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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