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정
  hit : 382 , 2001-10-23 11:20 (화)
♡ 10분마다 확인하는 사랑 ♡
  
얼마전 주말이었습니다.
  
전 어떤 약속장소 앞에서 제 여자친구와
  6시에 만나 저녁을 같이
  먹기로 약속을 했지요.
  
하지만 그 날 제가 학교에서 있던일이
  조금 빨리 끝나서
  전 약 한시간 정도 먼저
  약속장소에 갔습니다.
  
딱히 할 일도 없어서 낮은 계단에 앉아
  신문이나 읽어야겠다는 생각에
  자리를 잡고 앉았습니다.
  
한 시간 정도를 기다려야 한다는 생각에
  조금은 짜증이 나더군요.

  여하튼 제가 일찍 끝나서 기다리는거니
  어쩔 수 없겠거니 생각하고
  친구를 기다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한 5분후에 한 남자가 제 앞에서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누군가를 찾는듯한 모습으로 나타났습니다.

  주말인데다 사람들이 하도 많은 곳이라
  전 누구를 만나러 왔나보다 생각하고는
  그냥 대수롭지않게 넘겼습니다.
  
그리곤 계속 신문에 눈을 두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10분후 그 남자가 다시 나타났습니다.

  그리곤 또 다시 주위를 두리번 거리더요.

  순간  
  '참 이상하군..아까 그 사람이잖아?'
  다시한번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다시 신문을 보았지요.

  그리고 또 10분후
  그 사람이 다시 나타났습니다.

  그 때 부터 전 그 사람에 대하여
  신경이 쓰이기 시작했습니다.

   '도대체 뭐 하는 사람이길래 10분에
  한번씩 나타나서 주위를
  두리번거리는 걸까?' 하고 말입니다.

  제가 신경을 쓰게 된 이후에도
  그 사람은 정확히 10분이면
  한번씩 그 자리에 나타났습니다.
  
20대 중반..? 허름해 보이지만 어딘가
  은은함이 묻어나오는 그리 잘 생기지는
  않았지만 넉넉해 보이고
  잔잔한 미소를 가진 사람같아 보였습니다.
  
그리곤 제 약속시간인 6시30분이 될때까지
  그는 10분에 한번씩 7번을 제 앞에
  나타나선 주위를 두리번거리곤 어디론가
  사라졌습니다.

  그런데 그 날따라 제 여자친구가
  30분정도 더 늦은 것이었습니다.

  솔직이 조금 짜증이 나더군요.

  말이 1시간 30분이지 그 사람많은
  거리에 쭈그리고 앉아서
  1시간반동안 누군가를 기다린다는게.....

  여하튼 전 계속 그자리에 앉아 다본
  신문을 옆에 놓아두고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시선을 두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또다시 10분후 여지없이
  그 사람이 또 나타났습니다.

   '도대체 뭐하는 사람일까?'

  전 이제 궁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그때 였습니다.

그 사람이 왔다간지 얼마후 한 여자가
  빠른 걸음으로 그 장소에
  와서는 주위를 두리번거리더군요.

  약속에 꽤나 늦었나보다.

  전 한눈에 그 여자가 약속에
  늦은걸 알 수 있었습니다.

  아주 초조한 얼굴로 거기에 서있는
  사람들을 한명, 한명 자세히 찾아보더군요.

  그리곤 약속한 사람이 없는지
  발을 동동구르더군요.
  
정말 많이 늦었나 보구나!
전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근데 그 순간 저 쪽에서 10분에 한번씩
  나타나던 그 사람이 나타나더군요.
   '이야 10분맨 또 왔군'
  주위를 전과 마찬가지로 두리번 거리더니
  갑자기 그의 눈이 커지더군요.
  그리곤 제 앞쪽으로 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누군가와의 약속에 늦어서 발을
  동동구르던 그 여자 앞에 오더니
  이렇게 얘기하는 것이었습니다.
    
" 야 미안해. 내가 너무 늦었지?
     주말이라서 그런가 차 정말 많이
     막히더라....
     미안해서 어떡하지....
     가자 내가 사과하는 의미로
     오늘 정말 맛있는 밥 사줄께~
     아니 너 하라는대로
     오빠가 다 할께...."
  
그제서야 그 사람이 왜 10분에 한 번씩
  그자리로 왔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약속시간에 늦은 자기 여자친구가
  자기에게 미안해 할까봐
  그는 먼 발치에서 그 곳을 보고 있다가
  10분에 한 번씩 왔나 안 왔나를
  확인해 보기 위해 그 곳에 왔던 것입니다.

  가슴이 벅차오더군요.

  그리곤 그는 가만히 그녀의 어깨를
  감싸고는 큰 웃음을 지으며 조용히
  인파속으로 멀어지더군요.

  그 뒷모습을 바라보며
  제 자신이 부끄러워 지더군요.

  전 솔직이 제 여자친구가 늦게오면
  짜증을 내려고 했었거든요.

  사랑을 하려면 이처럼 넉넉한 마음으로
  상대의 상처와 잘못을  
  조용히 감싸 줘야 하지 않을까요?
            
어디선가 퍼옴..
-  .....
   천사의 언어랍니다.다들 해석잘해서 천사되세염. [1] 01/0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