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5월..   지난 이야기
  hit : 2197 , 2016-05-09 20:59 (월)
 시간이 참 빠르다.
 벌써 5월이고, 곧 2016년도 절반이 지나가겠구나.
 
 1년가까이 멀쩡하게 잘 살아왔는데
 음, 림프종으로 다시 재발이라니 하하하하하하하 그저 웃지요.
 
 나으면 되지, 하며 긍정적인 당신과 반대로
 내가 안절부절 못하고 있자,
 당신의 친한 후배 하나가 메세지를 보내왔다.

 형수, 왜이래요, 형수답지 못하게.
 난 형수가 참 밝고 강해서 좋은데. 포기하지마요,
 형때문에라도 살고, 살아서 형님하고 끝까지 가요.
 이제 형수때문에 안 슬프고 싶어요, 다 이기고 또 이겨요.


 내가 그의 주변사람들 중에 가장 믿고 좋아하는 사람.
 당신도 믿고 나를 한번씩 맡긴다는 -ㅅ-;; (안 불안하다나?)
 


 아침일찍 일어나서 부랴부랴 누룽지를 챙겨들고 초인종을 눌렀다.
 한참만에 일어난 그는 문을 열고 반쯤 풀린 눈과
 까치집 지은 머리를 긁적이며 "야, 시간이 몇신데..."하며 연신 하품을 한다.

 몇시긴, 7시반이지~ 늦게 잤어? 하며 냉큼 집 안으로 들어선다.
 당신은 비틀비틀 다시 침대 속으로 쏙 들어가 눕고
 나는 가져온 과일과 누룽지를 주방에 정리하고서 같이 침대 속에 눕는다.

 그리고서 늦은 아침잠을 또 즐긴다.
 11시반이 다 되서야 일어나서는, 잘 잤다며 서로 머리를 긁적인다.
 창문을 다 열고 환기를 시키고 이불 먼지도 털고,
 청소를 하고 널어놓은 빨래들을 갠다.
 
 얼른 세수하고 와, 밥 먹게.
 응? 왠 밥. 아침?
 이 시간이 아침이냐? 점심이지.. 빨리 세수라도 하고 와.
 
 누룽지를 끓이고, 김치를 볶고 간소한 아침상을 차려서 함께 밥을 먹는다.
 히히 좋다, 그치?
 그러네, 누룽지 먹으니까 속이 편안하다.
 
 그리고서 또 티비보고 영화보고 뒹구르르 하다가 바람이나 쐬러갈까 해서
 청도 소싸움장으로 향했다.
 처음 가보는 곳, 우권을 처음 사서 - 이길 것 같은 소에게 돈을 걸었다.
 얼마부터 할 수 있냐는 물음에 100원부터 10만원까지라고...
 아아, 간댕이 작은 나는 천원만요- 하고 배시시 웃으니 당신은 한 5만원 해~ 하고 부추긴다.
 안돼, 잃으면 눈물날것같아...

 천원짜리 우권을 사들고 마지막 경기를 보는데
 와. 싸움소가 뿔로 박치기?하는데 쿵쿵 소리가 경기장을 울렸다.
 아, 아프겠어 어떻게해!! 하며 흥미진진하게 보고, 결국 내가 찍은 소가 이겼다 
 배당률이 얼마야? 보여? 하며 전광판을 보니
 -_ -... 1.3배렷다.
 우권을 다시 바꾸니... 원금 천원과.... 300원.....

 에레이, 5만원할껄.. 하며 궁시렁대자 당신이 마구마구 웃는다.
 자주 와야겠네, 로또하는거보다 나은 것 같네, 하며 .
 
 청도 드라이브를 하고, 배스가 잘 나온다는 저수지에서 낚시도 즐기고
 나는 시골길을 한참 걷고 바람도 쐬고,  즐거운 주말을 보낸 것 같다.


 
 일요일.
 어버이날이자, 아빠의 생신이었다.
 결혼한 동생네에서 같이 밥을 먹기로 했다.
 점심 전에 찾아갔는데, 올케가 아침부터 분주하게 음식을 다 해놨길래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했다. 그래서 동생을 마구마구 갈궜다.
 설거지는 니가 하라고.. ㅎㅎ
 
 미역국에 식사를 마치고, 내가 사간 아이스크림 케익으로 생일축하 노래를 부르고
 동생네가 산 아빠 등산복과, 내가 산 와이셔츠에 울 박 약사님 입이 귀에 걸리셨네~
 와이셔츠가 너무 맘에 든다고 하셔서 다행이다.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다 아빠가,
 엄마랑 산 지도 벌써 30년이 넘었다고 하니,
 우리 문여사 왈, 내가 당신을 키운거야. 결혼할때 허리 27밖에 안된 남자를 지금 32 만들어놨으니~
 모두 하하하하 하고 웃고,
 동생도 결혼한지 6개월만에 8Kg가 쪘다며 웃는다.
 
 오랜만에 온가족이 모여서, 식당이 아닌 집에서 하하호호 웃으니 좋았다
 
 

 새로 잡은 항암 스케줄.
 이번 주 피검사를 하고 다음주부터 바로 시작이다.
 이번 주말엔, 포항에 볼락 잡으러 밤낚시 가기로 했는데-
 별 탈 없이 잘 다녀왔으면 좋겠다. 힛
 
질주[疾走]  16.05.14 이글의 답글달기

다 이겨내시고 다 극복하시고 앞으로도 행복하실겁니다. 화이팅! 뿌잉

긍정적인  16.05.20 이글의 답글달기

제발 포기하지 말아주세요. 화이팅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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