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은 이루기 위한 것이 아니라   huit.
  hit : 2053 , 2018-05-10 21:57 (목)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꾸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인생사 계획대로 되는 것이 얼마나 되며,
꾸었던 꿈 중 실현되는 것들은 또 얼마나 되랴.
하지만 그럼에도 꿈이 필요한 것은,
나아갈 힘을 주고 이정표가 되어주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니체가 했던 말처럼,
'살아야 할 이유가 있는 사람은 그 어떤 것도 견뎌낼 수 있다.'

그 이유란 바로 꿈이 아닐까.
요즘은 그런 생각이 든다.

그냥 현실의 벽에 부딪히면서
꿈이란 것은 과연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일까 싶었는데,
이루지 못한다고 꿈꾸지 말아야 하는 건 아니다.
꿈이 있기에 나아갈 수 있고 
나아가기에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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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의기소침해서 앞날을 도모하는 데 좀 소극적이었는데,
이제 적극적으로 도전해보기로 했다.
목표는 달성하려고 정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최대치'를 이끌어내기 위해 정하는 것이다.
나는 최고는 아닐 지 몰라도
내 자신의 최고치는 끌어내면서 살고 싶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까지 내가 공부했던 것과는 아예 동떨어진 분야에 도전해보려고 한다.
IT! 
사실 고등학생 때까지만 해도 웹언어나 웹개발, 디자인 등에 관심이 많았는데
문학과 사회학에 빠지게 되면서부터 과학에 대한 뭔가 모를 거리감과 거부감을 느꼈었다.
사실 우리나라 과학 교육의 폐해인 것 같기도 하다.
과학이란 가치중립적이어야 한다고 배우면서,
과학자들은 자기가 알고 싶은 원리들 공부하는 데에만 관심이 있고
세상에는 관심이 없다는 인식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학에 와서 과학이 가치중립적이어야 한다는 것 역시 이데올로기라는 것을 배웠고
과학 기술을 통해서도 얼마든지 공익과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 후부터 자연과학에 관심이 생겼는데
내가 무슨 과학이냐..싶어 엄두를 못 내고 있었다.
여성이라는 점도 한 몫 했으리라.
주변에 여성 과학자 롤모델이 별로 없으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등학교 때부터 이과에 진학한 여학생들은 정말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사회학을 공부한 것을 후회하지는 않는다.
이 학교에 오지 않았다면 이렇게 세상을 깊게 그리고 넓게 보는 눈을 갖진 못했을 것이다.
사회, 역사, 교육, 그리고 심리학, 여성학까지 두루 인문학을 공부할 수 있는 기회였다.
자연과학을 먼저 배웠다면 정말 제대로 된 스승을 찾지 못하는 이상
아마 이런 쪽에 눈을 뜨기는 어려웠을 것 같다.
그런 점에서 시기는 좀 늦었지만 좋은 베이스를 갖게 되었다...고 스스로를 위안해본다ㅋㅋㅋ
세상이 어떻게 평가할 지는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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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나는 가난하고, 외국에 나가서 일해보고 싶고, 
과학을 공부해보고 싶으니 지금으로써 가장 유력한 후보는 IT다.
두루 써먹을 수 있고, 어느 나라든 이민을 지원해볼 수 있고,
취업의 기회도 열려 있는.
경력을 좀 쌓아서 국제기구나 우주 산업 쪽으로 나가보고 싶기도 하다.
인생이 왜 이렇게 산만한가..싶지만-
르네상스 시절 학자들을 떠올리며 위안 삼아야겠다.

다빈치님..하늘에서 보고 계시지요..?
세상이 한 가지 전문 분야를 가져야만 경쟁력이 있게끔 바뀌었답니다.
제가 르네상스 시대에 태어났다면 제가 공부하고 싶은 것을 다 공부할 수 있었을까요..?

아..
여자라서 아예 공부를 못했겠군요..
아무튼 하늘에서 보고 계신다면 잡다한 것에 관심이 많은 저를 좀 응원해주세요.
ㅋㅋㅋ관심 있는 분야를 적으면 두 줄이 넘게 나옵니다ㅋㅋ

기후/에너지, 식량, 국제개발학, 물리학, 천문학, 생물학, 여성학,
심리학(항공우주심리학, 트라우마치료, 상담심리학), 신경과학, 
언어(영어,스페인어, 프랑스어, 중국어, 아랍어), IT, 항공우주산업

하지만 인생이 기니까 다 공부하고 일해보고 죽을 수 있겠지요?
관심사가 아예 없는 것보다는 나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것저것 찍어먹어보다가 끝나지 않도록 선택과 집중을 잘 해야겠습니다.
우선 순위도 잘 정하고요.

어쨌든 현실적인 부분을 생각해봤을 때
생업은 IT 쪽으로 가야할 것 같습니다.
IT로 경력을 쌓아서 항공우주분야로 가고 싶습니다.
항공우주분야에서 경력을 좀 쌓고 나중에 항공우주심리학을 공부해서
분야를 바꿔보고 싶고요.
UNOOSA(United Nations Office for Outer Space Affairs)에서 일해보고 싶기도 해요.
한국어로는 UN외계국이라고 하는데 번역이 좀 웃깁니다.
외계가 맞긴 한데 미디어 때문에 외계라고 하면 눈 큰 외계인이 생각나서 그냥 웃겨요ㅋㅋ
아무튼 여기에서 항공우주산업 뿐만 아니라 관련 기술을 통해 기후/에너지/식량 문제 해결까지
같이 고민하고 있습니다.

언어는 이런 일들을 하는 데에 필요하니 자연스럽게 배우게 될 것이고,
여성 과학자로서 좋은 롤모델이 되는 것 역시 여성 운동을 실천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가 될 것 같습니다.
천문학과 생물학, 신경과학은 배경 지식으로 가지고 있으면 좋을 것 같고
국제개발학 역시 사회, 경제를 이해하듯 개발의 이치를 이해하는 정도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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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도 친한 언니와 이야기했지만,
사실 언니나 나나 기술을 통해 문제 해결에 이바지 하는 쪽이 더 적성에 맞습니다.
누구나 자신이 더 잘 할 수 있는 일이 있겠지요.
저도 제 적성에 맞는 일을 통해서 사회에 이바지하도록 하겠습니다.

다행히 제게 언어 능력을 주셔서 제 세상이 조금은 넓어졌어요.
나아가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겠습니다.

다행히 제게 시련을 주셔서 더 용감해질 수 있었어요.
도전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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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하반기에는 민간기관이나 민+관이 운영하는 데이터 사이언스 수업들을
들어야겠다. 동시에 유투브로 해외의 질 좋은 튜토링들도 공부하고.
아르바이트 해서 돈 벌고, 내년에 캐나다로 워킹 홀리데이를 가야지.
가서 아마 서비스업을 하게 될 것 같은데 그곳에서도 틈틈이 공부를 하거나
교육을 받아서 인턴을 꿈꿔봐야겠다.
안되면 그냥 경비나 모아서 유럽으로 대학/대학원을 가서 
현지 취업을 통해 경력을 쌓아야지. 그렇게 경력 쌓으면서 항공우주분야로 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봐야겠다.

사실 뭐든 하면 잘 할 것 같다.
문제는 '이유'가 필요했던 것이다.
가난으로 인한 의기소침을 걷어내고 나니
이유들이 샘솟는다.
이루지도 못할 이유들을 왜 가져야 하나, 싶었었는데
이제는 그 생각에서 좀 자유로워졌다.

이룰 수 있어서 꿈이 아니라
바라볼 수 있어서 꿈인 것이다.
마음껏 꿈꾸기! 
이루지 못해도 괜찮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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