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에 트라우마가 생겼다.   일기
  hit : 2206 , 2018-11-15 16:24 (목)

가을을 타서 그런가, 요즘 들어 쓸쓸하고 힘들다.


퇴근하고 나서 운동이나 게임을 해도 즐겁지 않다.


하루종일 글루미하고 고독한 기분이다....




근데 그렇다고 새로 연애를 시작하고 싶냐하면 그건 또 아니다.


2년정도 사귄 이전 여자친구 덕분에, 연애라는 것에 완전히 질린 상태다.


화가 나면 전화를 받을때까지 하루동안 40통이 넘게 전화걸거나, 흥분해서 소리지르거나, 때로는 욕설까지....


남자지만 너무 무서웠다. 나중에 가서 더 심해지면 무슨 극단적인 짓을 하지 않을까 너무 무서웠다. 


만약 성별이 서로 바뀌었다면, 뉴스로만 보던 데이트폭행을 내가 당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정도로...


결국 이별을 고하고 힘들게 떼어놓는 그 순간까지 너무 힘들었다.





이전 여자친구랑 연애하면서 얻게 된 개인적인 깨달음이 있다.


좋을 때는 누구나 서로에게 잘해주기에. 얼마나 잘해주냐는 크게 중요한게 아니란 것.


정말로 중요한건 갈등이 생겼을 때 어떻게 행동하는지라는 것...


현실의 남녀관계는 동화처럼 순수하지 않기에,


아무리 잘 지내려고 해도 갈등이라는 것을 완전히 피할 순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는 피할 수 없는 그 갈등을 마주하는 것에 트라우마가 생긴 듯하다.


다른 사람을 만나고 싶긴 하지만, 벌써부터 싸우면 스트레스 받아서 어떡하지 하는 생각에 엄두가 안난다.






주변사람들은 가벼운 연애를 하라고 하지만, 그게 하고싶다고 할 수 있는건가...


나도 가벼운 연애가 하고 싶지만, 지금껏 장기연애만 해왔던 나로썬 그런 걸 어떻게 하는건지 모른다.


허둥지둥하다가 쓸데없는 시간만 버릴 거 같아서, 처음부터 그냥 안하고 말겠다는 심정이다. 


에휴, 그래도 떠들고 놀면 잠깐이나마 기분 좋아지니깐, 내일 친구만날 약속이나 얼른 잡아야겠다...

기쁘미  18.11.15 이글의 답글달기

만약 여자친구가 완전 다이어트하고 사귈때처럼 반짝반짝한 모습으로 님앞에 다시 찾아온다면 어떨거같으세요?

Jeong P  18.11.15 이글의 답글달기

글쎄요... 여자친구는 항상 제가 과분하다 생각할 정도로 미인이었어요....
감정이 안좋을때의 너의 그 모습만 고칠수 있다면 난 더 이상 바랄게 없다 자주 말했었고, 1년가까이 참아주면서 변화하길 바랬는데 천성이란 것은 쉽게 고쳐지는게 아니더라고요... 이렇게까지 감정적인 사람인지 진작에 알았다면 처음부터 사귀지 않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많이 힘들었었습니다.
연애 초기에는 누구나 싸우지 않고 잘 지내지만, 그게 영원히 지속될 순 없는거죠ㅎ
오랜 시간이 흘러서 지금의 힘든게 완전히 없어졌을 때 다시 만나는 게 아니라면, 전 힘들것부터 걱정되어서 못만날 것 같네요..

李하나  18.11.16 이글의 답글달기

공감되네요ㅜㅜ연애 트라우마..그걸 잊고 다시 연애하기가 정말 어려운 것 같아요. 자꾸 피하게 된달까요-

Jeong P  18.11.17 이글의 답글달기

맞습니다. 굳이 연애를 한다면야 할 수 있겠지만, 내 스스로 관계를 만드는것에 대한 의지가 안생긴다고 해야할까... 마냥 부담스럽고 피하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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