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결산   huit.
  hit : 2270 , 2018-12-31 17:17 (월)

오늘은 2018년의 마지막 날이다.
그래서 1년 동안의 가계부 및 생활에 대한 결산 리포트를 작성하고 있다.
어제 가계부 결산은 마쳤다.
1년 생활비로 계산하니 좀 더 지출을 파악하기 용이했다.
왜냐하면 나는 소득이 일정치가 않아서
매달 생활비를 파악하는 게 큰 도움이 안 됐기 때문이다.
이번 달에 돈이 없으면 필요한 걸 다음 달로 미루고,
돈이 좀 있으면 그동안 못했던 것을 하기 때문에 들쑥날쑥이다.
그래도 1년치 평균을 내보니 인강이나 교육비 포함해서 평균 100만원 안쪽으로 사용했다.
여기에 앞으로를 위해 저축할 것을 보태서
한달에 2000만원 이상씩만 벌면 혼자서는 충분히 살 수 있지 않을까?
이 기준으로 앞으로 살아봐야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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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의 생활을 평가하자면,
이번 년도의 키워드는 세 개였다.
안개, 달팽이, 그리고 나.

안개는,
급류를 지나 물살이 잔잔하고 안개가 자욱한 구간에 접어들었다는 뜻이다.
처음엔 갑자기 잔잔해진 주변에 적응이 안 되고 불안했다.
처음으로 성폭력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한국에서 보낸 한 해였기 때문일까.
그래도 이제 조용한 구간에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달팽이는,
그 불안과 적막이 무서워서 계속 껍질 속으로 숨어들었다는 뜻이다.
새로운 일에 적극적으로 도전하는 대신
편안한 일만 하거나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나는,
올 한 해 정말 나에 대해 생각을 많이 했다는 뜻이다.
나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한 것은 좋으나, 그럴 필요가 있었는지는 의문이다.
그냥 사람의 뇌는 항상 생각할 대상이 필요한데
내가 새로운 대상을 제공해주지 않으니 가장 가까이 있는 나에 대해서
주구장창 생각한 건 아닐까.

그래서 아쉬운 점을 정리하자면
새로운 시도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은 것
안락함(안전한 느낌)에 빠져 있은 것
그리고 나에 대해서 너무 많은 생각을 한 것이다.

내년에는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많이 시도하고
집에 있는 시간보다 밖에 있는 시간을 늘리고
내가 아닌 남이나 다른 대상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늘려봐야겠다.

그래도 감사한 점은,
올 하반기에는 크게 돈 걱정 없이 지낸 점,
한 해 동안 아프지 않고 건강했던 점
졸업 후에도 친구들과의 인연이 계속 됐던 점,
진로에 대해서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생각해볼 수 있었던 점
주변 사람들에게 크게 나쁜 일이 없었던 점 등이다.

이렇게 적어놓으면 사실 2018년 동안 아무것도 안 한 것 같지만
그건 아니다.
1월에는 두 개 국가로 봉사를 다녀왔고
2월에는 졸업
4월부터 공기업 준비를 하다가
5월에는 워홀을 가기 위해 필요한 새로운 아르바이트를 시작했고
6월에 캐나다 워홀 신청을 해서 붙었고, 친구와 강릉여행을 다녀왔으며
7월에는 일 하면서 새로운 친구들을 만났으며
8월에는 번역봉사를 시작했고
9월부터 토익 시험 준비를 시작해서 10월에 좋은 결과를 얻었으며
12월에는 일본여행을 다녀오고, 새로운 일을 시작했고, 또 한 번 토익 시험을 보았다.

그냥 내 기준에 더 적극적으로 
뚜렷한 목표의식을 갖고 하지 못했다는 점이 아쉬울 뿐이다.
최악의 한 해는 아니었다는 점 :-)
올 한 해를 발판 삼아 내년에는 더 좋은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내년은
1. 새로운 걸음을 내딛고
2. 타인과 더 적극적으로 관계를 맺으며
3. 두려움을 극복하고 시도하는 한 해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슬로건은,
겸손하기.

원래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
라고 하려고 했지만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것을 받아들이려면 먼저 겸손해야 한다는 점에서
겸손하기, 로 정했다.
겸손하다는 건 소극적인 것과 다르다.
내 의견을 펴지 않는 것도 아니고 내 것을 지키지 못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무엇을 하든 나의 의지로는 되지 않는 것도 있다는 점을 늘 기억하고,
나 혼자만 잘 살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과 세상에 대해서도 항상 염두에 두는 것.
나는 완벽하지 않은 사람이기에
아니 사람은 원래부터 완벽하지 않기에
완벽하지 않은 것을 받아들이는 겸손을 갖추게 되기를 바란다.


내가 갖추고 싶은 습관은
1. 기록하는 습관
2. 나 이외의 대상에 대해 생각하는 습관
3. 생각을 줄이고 빠르게 결정하는 습관이다.

더 구체적인 실천 목록들은 추후에 실제로 실천할 때 정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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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자자리인데
내년에 사자자리들의 운이 좋다고 한다.
정말 그렇기를 바라본다 :)

이 글을 읽는 울다 여러분들도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2019년 한 해 행복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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