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   neuf.
  hit : 1981 , 2020-04-15 20:44 (수)


오늘은 동생과 함께 투표를 하러 갔다.
집 근처 초등학교에 갔는데, 
SNS에서 봤던 것처럼 들어가기 전에 체온 재고, 
손소독 하고 비닐 장갑을 꼈다.
누가 안내한 것도 아닌데 서로 알아서들 1m씩 떨어져서 줄을 섰다.
마스크는 모두 착용하고 있었다.

나는 미리 정해둔 대로 지역구 의원과 비례대표 정당을 뽑고 나왔다.
동생은 새로 바뀐 투표 방식이 낯설었는지 
정당은 아무 곳이나 뽑았다고 했다.
아마 자기가 아는 양대 정당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다른 정당들은 잘 안 알아본 모양이었다.
양대 정당이 있기는 했지..위성 정당이...

어쨌든 그렇게 투표를 무사히 마치고 점심을 먹으러 가기 위해 버스를 기다렸다.
배차 간격이 넓은 곳이라 30분은 넘게 기다린 것 같은데,
그 사이에 동생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서로 앞으로 어떻게 살 지 이야기했다.

동생은 꽤나 구체적인 계획을 갖고 있었다.
LH가 붙었기 때문에 집을 구해서 이사를 간 다음, 
내일채움카드로 학원을 다니고 자동차 정비 자격증을 딴 다음
경력을 쌓고 돈을 모아 자신의 정비소를 차리는 게 꿈이라고 했다.
그 다음 정비소 한 켠에서 튜닝도 하고 싶다고.
원래는 튜닝을 하고 싶지만 한국은 자동차의 역사가 깊지 않고
튜닝이 대중적이지 않아서 아쉬운 듯 했다.
어쨌든 고민 끝에 절충안을 지혜롭게 찾은 것 같았다.
영어 공부도 차근차근히 해서 기회가 되면 튜닝의 성지인 외국에 나가보고 싶다고도 했다.

나도 나의 계획을 나누었다.
나는 일단 대학원에 들어간 다음 박사를 하거나 수련을 하고
임상심리사, 상담심리사 자격증을 따서 
상담센터나 기업에 들어가서 상담 경력을 쌓은 다음 
나의 개인 센터를 차리고 싶다고.
센터는 상담소 뿐만 아니라 운동을 할 수 있는 장소와 함께 차리고 싶다.
아직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내가 좀 더 운동을 배운 다음 가장 마음에 드는 것으로 하지 않을까?
요가, 필라테스, 헬스 등등 후보는 많다.
요즘은 책방이나 카페와 상담소를 많이 해서
사람들이 좀 더 편하게 찾아오도록 하는 시도들이 많은데
나도 비슷한 노력의 일환이다.

우리는 서로를 응원해주었고, 
서로 가능한 도와주기로 했다.
동생은 자기가 자리를 잡고 난 후에는 나의 공부를 지원해주겠다고 했다.
금전적으로 지원해줄테니 걱정말고 공부만 하라고.
동생도 자리잡기까지 시간이 걸릴테니 실제로 도움을 받기는 어렵겠지만
그래도 그렇게 말해주니 너무 든든하고 힘이 되었다.
내가 공부하다가 경제적으로 어려워지거나 힘들어지면
도와줄 누군가가 있다고 생각하니,
더욱 기운을 내서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나중에 갚겠다고 했더니
갚지 않아도 되고 성공해서 집안을 일으키라고 했다ㅋㅋㅋㅋ
내가 집안을 일으킬만한 직업을 선택한 건 아니라 미안하다 아우야..
어쨌든 든든하고 고맙다 :)

나도 동생이 하는 일을 최대한 도와주기로 했다.
내가 돈을 더 늦게 벌기 시작할 것 같아 금전적인 도움은 어렵겠지만, 
외국에 나가고 싶어하니 영어 공부를 많이 도와주기로 했다
영어도 배우려면 돈이니까.
그 외에도 읽고 싶은 논문이 있으면 번역도 해주기로 했다.

부모님은 늘 우리를 이해하지 못하고 못미더워하시지만 
그래도 우리 남매라도 서로를 이해해주고 응원해주고 지원해줄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엄마는 오늘도 자신이 얼마나 자식 복이 없는 지에 대해서 늘어놓았다.
너네가 생각하기에 자기가 자식 복이 있는 것 같냐고 없는 것 같냐고.
동생은 그냥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어깨를 주물러주었다.
나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무튼 동생이라는 든든한 지원군도 얻었겠다,
더욱 더 힘내서 공부를 해봐야겠다.
다음 주부터는 영어 학원에서 파트 강사로 일 하기로 했다.
원래는 그냥 채점 아르바이트에 지원했던 건데
원장님께서 아르바이트로 쓰기에는 너무 실력이 아깝다고, 
공부해야 해서 시간이 부담스러운 거면 하루 6시간으로 맞춰줄테니
강사를 한 번 해보지 않겠냐고 하셨다.

나는 일자리가 급해서 뭐든지 해야하고,
초등학생 가르치는 일이라 그리 어렵지 않을 것 같아서 
그럼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
어차피 상담 공부하면서 부업으로 할 일도 필요하고 
영어 강사는 경력을 쌓아두면 언제고 도움이 될 것 같으니까.
나중에 유튜브를 해도 될 것 같고 :) 

뭐가 어떻게 됐든 드디어 돈을 벌 수 있을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오랜만에 취향이 되살아나고 있는 중! 
돈 받으면 봄 맞아서 필요한 것들도 좀 사고,
옷이랑 필요한 것들 좀 사야겠다.

쇼핑 안 한 지 1년도 넘은 것 같다.
웃긴 게 대학 다닐 때 오히려 경제적으로 제일 풍족했던 듯? 
그 때는 학교 다니면서도 한 달에 몇 십 만원씩 옷을 사 입었더랬지..
지금은 1년에 한 번 살까 말까다.
그래도 오랜만에 샤랄라한 거 한 번 사입어봐야지 ♡
연애도 좀 하고~ 

나의 30대는 미래를 위한 투자가 될 것이고
30대 중반 이후에 나는 내가 원하는 일을 시작할 것이며
40대는 나의 전문성을 쌓는 시기가 될 것이다.
내가 되고 싶은 모습과 살고 싶은 방법을 정하니 많은 고민들이 해결된 느낌이다.

이제는 현실에 부딪혀야겠지? 
입시와, 돈과, 취업과, 노후 등등.
현실은 녹록치 않겠고 나는 늘 흔들리겠지만 
그래도 함께하는 사람들이 있는 한 내 인생은 선방할 것이라고 본다.
나는 나의 미래가 너무나 기대된다♡

그리고 나의 미래를 기대해주는 사람도 많다.
나중에 TV에서 볼 것 같다는 사람,
크게 될 것 같다, 잘 살 것 같다는 사람 
나는 정말 멋진 사람이 되어 있을테니 자신도 부끄럽지 않게 살아야겠다는 친구까지,,
나의 기대, 그리고 그들의 기대를 충족하는 삶을 살 수 있기를.
행복할래  20.04.17 이글의 답글달기

하나 님? 하나님 상담심리 전공하셨나요?

李하나  20.04.17 이글의 답글달기

아니요! 학부는 타과 전공하고 석사를 심리학 쪽으로 갈 예정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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