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빛나보였던 순간들.   미국에서의 삶
 가랑비, 더움 hit : 239 , 2024-06-24 13:10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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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와 향기는 무섭게도 그것을 처음 접했던 특정 장소와 그때의 시간을 떠올리게 만든다.
난 가끔 내가 예전에 불렀던 노래를 듣는다.
특출난 실력이 있는건 아니다. 하지만 노래부르는 걸 참 좋아했다. 
지금도 좋아하지만 이젠 집중해서 많이 부를 수가 없다.
연인이 있는 사람은 공감할 것이다. 둘이 되는 순간, 온전히 평소에 자신이 서스름없이 즐기던 취미와 루틴을
점점 줄이게 되고, 시간이 지나면 나도 모르게 점점 그것에서 손을 놓아버리고 있는 나를 멀리서 보게 된다. 
연인에게 맞추기 위해 나의 시간을 투자하고 그것을 평소에 내가 누리던 시간에서 쪼개서 써야 한다는 것.
매달 참여했던 자전거 대회와 매일 부르던 노래. 이것은  내가 불편함을 감수하면서도 꾸준히 하던 취미였지만
상대에게 집중하고 배려한다는 명목하에 점점 줄이게 되고 같이 즐길 수 있는 일을 찾게 되더라..
사랑의 종류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절대적인 것은 어떠한 형태로든 꼭 희생이 따른 다는 것이다.
취미가 되었든 물질적인 부분이 되었든 절대적으로 공유하게 되고, 
당연하다는 듯 연인을 먼저 챙기고 있는 나의 모습에 나 또한 가끔 놀란다.
—-*
내가 한국을 그리워하는 것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 중 하나가 바로 노래부를 공간이 참 많다는 것이다.
한때 나쵸와 멀리 떨어져 있어도 밤낮을 노래로 함께 보내던 때가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도 가끔씩 빛나 보이는 이유가...
그 당시의 나는 타인을 위해 정말 나 스스로에게도 최선을 다했던만큼 절대적인 철저함속에서 나를 가꾸고 있었고,
거기에서 느끼는 성취감으로 부터 빚어지는 자신감과 행복. 사람은 사람이 필요하다는 감정을 확실히 느꼈던 시기였다.
미국에서 느꼈던 행복중 찐하게 기억이 남는게 두개 있었는데, 그중 하나가 그때가 아닌가 싶다.
하지만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
지난 시간이 빛나보인다는 것은 지금이 그때보다 불행하다는 의미가 아니다. 
삶의 수많은 경험속에 좋았던 기억중 하나로 남아 있는 것이고 돌아갈 수 없는 시간이기에 마냥 빛나 보이는 것일 뿐.
불편한 호기, 도전의 기대보다는 나태한 편함, 쉬운 익숙함을 추구해가고 있는 이 시점.
나도 속을만큼 천천히 젊음을 놓아가고 굳어져가는 이 시점에 다시 한번 갑작스런 사고처럼 예고없이
다시 한번 와줬으면 좋겠다. 지금은 놓친 찰나로 남았지만,
그때는 지금보다 더 많은 경험을 거치고 더 현명해져 있겠지.
분명 그때의 난 영원은 아니더라도 찰나로 끝내지는 않을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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