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음증?   미정
 찌푸린 얼굴 hit : 376 , 2000-08-20 01:38 (일)
오늘로 3일째인가?
난 오늘도 베란다 한구석에 쳐박혀 저 건너편 그녀의 거실을 지켜보고 있다.
내가 지금 뭘하고 있는걸까?

3일전 새벽까지 술을 마시고 들어온날...무심히 베란다에서 담배를 피우다가 난 그녀를 보았다.
저 건너편 아파트 거실에 홀로 앉아 쓸쓸히 담배를 피우는 그녀를..
하얀색 슬립을 입고 그녀는 그곳에 유령같이 앉아 있었지..
나보다 열살쯤 어려보이는 20대 초반의 여자...
왜 혼자 있는걸까? 왜 이시간까지 잠을 안자고 깨어 있는걸까?
내 행동을 남자의 본능으로 치부하며 난 그녀에게서 눈을 뗄수가 없었다.

그러다 그녀는 눈부시게 일어섰고, 사라졌다..그리고 다시 나타났다...
엄마의 몸에서 금방 나온 갓난아이같은 알몸으로..머리에 종이 땡땡땡
"샤워를 끝마친 모양이군..."

그리고 오늘로 3일째 난 잠을 잘수가 없다..내가 이러면 안된다는걸 알면서도...

그녀는 혼자다..그녀의 집에는 그녀말고는 아무도 없다..그녀는 매일 똑같은 시간에 TV를 보고, 담배를 피우고, 샤워를 하고, 잠을 잔다. 외출도 안한다.
이게 내가 아는 그녀의 전부다..
아니 하나 더 난 그녀의 이름을 알아냈고, 전화번호도 알아냈다..

그녀와 얘기를 나눠보고 싶다. 왜 그렇게 쓸쓸하고 외로운 모습으로 담배를 피우는지 물어보고 싶다. 왜 하필이면 내눈에 보였는지 따지고 싶다.
육체적인 호기심에 내가 이러는건 아니라고 생각된다. 30을 넘게 살면서 느껴보지 못한 어떤 분위기가 그녀에게서 느껴진다..
나한테도 가족이 있기에 그래선 안되는걸 누구보다 잘알지만, 난 잠을 이룰수가 없다. 정말 얘기를 해보고 싶어서 가슴이 터질지경이다..

지금 이순간도 난 일기를 쓰며, 시선은 건너편 그녀의 거실을 응시한다..

관음증? 후후 과연 그럴까?

어쩌면 난 내일 그녀에게 전화를 걸거나, 편지를 쓸지 모른다. 어떤 여자에게도 먼저 전화를 하거나, 편지를 써본적이 없는 나인데..

사랑하는 나의 가족에 대한 배신이 될지도 모를일을 난 저지를지도 모른다..그래서 더욱 무섭고..답답하다..

이 이상한 기운은 뭘까..내주위를 맴도는 생전 처음 느껴보는 떨리는 기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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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0.08.20  글삭제 이글의 답글달기
헉...아저씨가 그 사람이였구나!!!

안녕하세여..
장난으로 제목을 적어봤는데...*^.^*
정말로 영화같은 일이다...나도 그래봤음...
내 방에선 바로 옆집 부부가 쓰는 방이 보이는데...
매일 새벽 6시면 알람 두개가 진짜 전쟁 터지듯이
울리는데...잠 자다가도 미친다니까여....
잠들만하면 그 것 때문에 깨고...
그리고 그 아줌마가 노래를 좋아해서 매일 노랠 부르
는데...이젠 아예 내 방에서 낮잠자는 걸 포기했죠..
진짜 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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