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그사람.... 잘 있겠죠....   미정
  hit : 295 , 2002-06-15 23:42 (토)

잘... 있겠죠....

그 사람... 우리 오빠... 우리 착한 오빠.... 나만 바라봐줬던 우리 오빠....

아프지 않고 잘 있겠죠....

거기선 아프지 않겠죠... 그 위에선... 아픈거... 없겠죠...

생각나요...

오빠를 만났던건 크리스마스였어요.

친구가 아는 오빤데... 되게 착한 오빤데... 예전부터 날 바라보고 있었데요.

소개시켜주고 싶다고... 그래서 나간자리에...

아직도 생생히 기억나요.. 아마... 죽을때까지 안 잊혀질지도 몰라요.

그 모습이... 너무 예뻣거든요...

하얀피부에... 웃는모습이 너무 예쁜 그 오빠... 베이지색 스웨터에 면바지...

까만 목도리... 밝게 염색한 머리... 잊혀질수가 없을거에요....

그오빠한테 그날 처음으로 고백받고, 난 그오빠와 사귀기 시작했어요...

첫사랑이었던 난 무지 서툴렀죠.

그래도... 오빠가 나 아껴주니까.... 얼마나 좋았는지....

기억나는지 모르겠네.... 오빠는...

우리 그날 롯데월드 간날.... 나... 그때 오빠한테 화났었어...

그 전날... 바보같이.... 학원에서 어떤 언니랑 오빠랑 말하는거 보구... 화가났어...

내가 미쳤었나봐... 정말 오빠가 너무 좋아서... 그런것 까지 용납할수 없었어...

나 너무 못됐지... 다른 사람한테 웃어주는게 너무 싫어서... 나 너무 철없지.

그래서... 오빠 못타는 바이킹... 일부러 타자고 졸랐어...

나 너무 못됐지... 나 너무 나쁘지... 나 너무 얄밉지.. 나.... 너무너무... 바보같지...

타고나서 얼굴이 하얘져서 벤치에서 10분동안 눈감고 나한테 기대있는 오빠보고...

나 너무 ... 내가 한심해서...

잠깐이나마... 오빠... 기만했던 내가 너무 미워서... 너무 싫어서... 정말 눈물이 나더라.

그리고 알았어. 난 오빠뿐이구나... 오빠가 10분동안 아픈것만으로도...

난 하루종일 이렇게 눈물이 나는구나... 싶어서 말이야...

그 후로... 나 오빠한테.. 정말 잘해주려고 노력했는데... 이사랑 끝까지 지키려고...

알아??......

근데 말이야.... 오빠가 아픈거야... 왜그랬어... 바보같이 왜아팟어...

나두고 가지 말랬잖아!! 내가 항상 그랬잖아!! 왜 말 안들었어!! 응??.....

날 두고... 그렇게 가고 싶었어...??

오빠부모님한테 지금 많이 아프다는 말듣고.... 나 하늘이 무너지는게 이런거구나 싶었어.

눈앞이 아찔해지면서 땅이 내려앉는것 같더라...

근데.... 오빠... 나한테 한마디도 안한게.. 너무 서운해서...

물론 오빠 입으로 들었다면... 난 오빠한테 또 바보같은 눈물 보였을게 뻔하지만...

그래도... 오빠혼자 이제껏 앓았다는게... 그랬다는게....

너무 아파서... 너무 마음이 아파서....

근데... 근데... 3달뒤... 오빠가 떠나더라.

그날... 나 친구들이랑 놀았었잖아. 오빠가 만나자는거... 약속있다고 안된다고 하고

친구들이랑 놀았잖아... 나 정말 바보같이 그랬잖아...

근데... 오빠가.... 오빠가... 병실에 누워있는데...

난 눈물이 안나와... 이게 꿈인가... 왜 오빠가 여기에 누워있나...

혹시 나보면 일어날까... 오빠 부모님 몰래.... 오빠 손 살며시 쥐고...

내 팔에 쥐가나도록 흔든거 알아?....

그래도 일어나겠지... 이렇게 가지 않겠지... 그럼... 난 어떻게 돼지....

그 맘에 나 쉴새없이 오빠팔을 흔들었어.... 나... 그날 우리집에 어떻게 왔는지도 모르겠어.

왜... 간거야??..... 왜 날두고 간거야??......

나 예전에 언플러그드 보이라는 만화책을 읽었는데...

그 여자주인공이 자신의 남자친구에게 날개가 생겨 언제 날아갈지 몰라

조마조마해하면서 " 등이 아프면 나한테 말해" 라고 말하는 장면에서...

나 웃었다... 엄청 웃었어... 너무 비현실적이라면서... 이런게 어딧냐면서....

그런데... 오빠가 그랬어...

처음본 그느낌... 처음봤을때 그 여리고 순수하고 깨끗한... 마치 천사같았던 그 느낌...

내 예감이 맞았어... 오빤 천사였을꺼야.

갑자기 내 앞에서 날개를 피고 날아가면 내가 오빠 따라가겠다고 붙잡을까봐...

오빠 속에... 병을 키우면서... 서서히 내게서 떠나간거야...

다를게 하나도 없었어...

나... 나.... 오빠한테 못해준거... 노력했지만... 그래도 부족했던거... 너무너무....

후회가돼... 오빤... 나한테 전부였단걸... 난 너무 늦게 깨달았어...

오빠랑 함께했던... 그... 5개월.... 얼마나 즐거웠는지... 기억이 나질 않아....

짧았지만... 내 인생에... 그만큼 즐거웠던 적도... 그만큼 행복했던 적도...

그리고... 그만큼 아팟던 적도 없었던것 같아...

오빠같은 천사를 좀더 일찍 만낫다면.... 내 머릿속은 매일 온통 그생각뿐이야...

바보같이.... 돌아올 수 없다는걸 뻔히 알면서도... 난... 미련을 못버려...

오늘 밤을 자고나면... 여느때처럼 오빠가 우리 집앞에서 날 기다려줄것 같아서...

겨울엔... 내가 좋아하는 호빵 사들고... 놀자면서 날 재촉할것 같아서...

그래서... 난.... 매일매일... 오빠한테 주려던 러브장을 메꿔가고 있어...

내 친구들... 내가 너무 아파하니까.... 내가 안쓰러워서... 매일 날잡고 울어...

내가 울면... 걔네는 나보다 더울어... 바보같아... 너무... 내가 얼마나 잘났다고...

내가 얼마나 이기적인 앤데.. 내가 얼마나 못된앤데... 날 위해 울어주는걸까...

오빠.... 돌아오면 안돼?...

하느님이 붙잡아도 그냥 매정하게 뿌리치고... 나한테로 다시 오면 안돼?

그냥... 내 품으로.. . 그냥 돌아와주면 안될까??....



- 오빠한테.

  우민오빠. 나야. 세희.

  오빠... 오빠가 좋아하던... 노래있잖아... 이소은의 '서방님'....

  우리 첫 데이트때 내가 그거 부른 후로...

  오빠도 그노래가 젤 좋다던... 그 노래 있잖아...

  항상 행복했던 그노래가 오늘따라 왜이렇게 슬프게 들릴까...

  우민오빠.... 세희 지금 너무 힘들어.

  매일매일.... 오빠생각을 안할수가 없어.

  세희... 꿈에서라도 보고싶어서... 잠자기 전에 꼭 오빠생각 하고...

  오빠.. 꿈에서라도 보여달라고 기도하는데... 한번도 왜 안보여??

  하느님도 너무 욕심쟁이야... 오빠가 너무 착하고 예뻐서... 그래서...

  이렇게 빨리 데려가신거야.. 자기만 보려고...

  나도, 오빠 부모님도.... 오빠 친구들도... 오빠 너무 보고싶어하는데...

  하느님은 욕심쟁이야... 너무 나빠...

  휴우... 또 눈물나온다... 나 안울어야지... 하는데... 근데 눈물이 나와...

  오빠... 꿈속에서라도 나타나주면 안될까?

  난... 오빠 비슷한 이름만 들어도... 얼마나.... 얼마나... 아파지는데....

  오빠.... 겨울이 되면... 눈이 되어서...

  크리스마스날 처음 봤던 오빠의 새하얀 얼굴처럼... 그렇게 하얀 눈으로...

  그렇게 하얗고 깨끗한 눈으로... 내게로 다시 와줄꺼지?

  그래서... 내 품에도 안겨줄꺼지? 내 머리도 쓰다듬어줄꺼지??

  꼭 와야돼... 안오면 나 화낼꺼야... 꼭 와... 잠시동안 오빠랑 이별한 샘 칠래...

  눈이 오면.. 오빠는 거기에 오는거야... 보이진 않아도.. 눈으로 다시 내게 오는거야...

  그럴꺼지?... 세희는 믿을께.... 오빠...... 사랑해.....
-  사랑하는 그사람.... 잘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