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오래한 사랑..   미정
  hit : 285 , 2002-08-05 14:56 (월)
내 핸드폰에 오빠랑 만난지 1975일째입니다. 라고 나오네..
우리 너무 오래 만났지?
오래 만난만큼 위태위태한 순간들도 많았지만...
오래 만난만큼 우리가 평생을 함께 할 거라는 것에 대해 의심하는 사람도 없었어..
대학교 3학년때 오빠를 만나고...
그 다음해 3월에 우리 사귀자라고 떨며 말하는 오빠에게 난 마음이 뺏겨 버려서..
내 인생에 다시는 헤어짐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처음 1년동안은 너무나도 많이 싸워서 주위의 사람들이 1년동안이 가장 많이 싸운단다..
1년만 지나면 안싸워라고 위로해 주고, 난 그 말을 듣고..1년이 빨리 지나가기를 얼마나 손꼽아 기다렸는지 몰라..

왜 그렇게 많이 싸웠을까?

그 이유를 모르던 우리가 올 4월달이 되어서야... 정말 많은 세월이 흘러서야
알게 되었고.. 그래서 우린 헤어지게 된거지...

1996년에 처음 만났고.. 1997년 3월에 사귀기 시작한 우리..

정말 완전히 끝났구나 라고 생각하며 크게 싸운것만 해도.. 서로 헤어지자고 말한 것만 해도..
3번이었지...
그 세번의 헤어짐에서 우린 모두 그 헤어짐을 감당하지 못하고..
서로에게 처절하게도 매달렸었는데.....

근데.. 이번에 헤어질땐 헤어지잖 말도 별로 하지도 않고..
그리고 많이 울지도 않고...
그냥 헤어지게 되었어.........

내년에 결혼하자...
우리가 만난지 2000일이 되면 제주도 놀러가자...
아기를 낳으면 이렇게 키우자라며 서로 약속한 것도 무지 많은데...

내인생의 황금기를 같이 보낸 오빠....
대학교 3학년때부터 지금 28살이 될때까지..
인생에서 가장 화려한 순간을 같이 보냈던 오빠랑 헤어지게 되지까...
그 많은 추억들을 어떻게 감당해야 하고,

그 많은 추억들이 문득문득 생각나면, 누구랑 그때 일을 말하며 웃고 울어야 할지 모르겠어..
그 추억을 같이 공유하는 사람은 이세상에 단 한사람 오빠 뿐인데 말야...

내가 다니던 모든 길을 오빠랑 다녔었고,
내가 먹었던 모든 음식을 다 오빠랑 먹었었는데..
너무나
내 삶속에 너무 깊속이 파고 들었던 오빠랑 헤어지고 나니까...
평소엔 전혀 생각지 않았는데 곳곳에 오빠랑의 추억이 너무 많더라...

내가 다른 사람을 만나서 과연 오빠랑 다니던 곳을, 그리고 오빠랑 먹던 음식을 먹을 수 있을까?

어떤 사람들은 누군가와 헤어지고 나면 상대방이 잘 안되기를
그리고 나를 잊지 못하고 기억하기를 바라고 있지만..

난 오빠랑 오래 사귀어서 그런지... 정말 정이 많이 들어서 그런지...
정말 잘 되었으면 좋겠어...

정말 오빠랑 잘 맞는 사람을 만나서...
너무 오래 연애하지 말고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어..

오빠랑 잘 맞는 사람 만나서..
내가 겪고 있는 외로움과 힘듬을 오빠는 겪지 않기를...

더이상 시행착오 없이 좋은 사람 만나서 멋지게 살기를 바래..

나중에 정말 우연히 오빠를 만나게 된다면..
정말 잘 된 모습, 행복한 모습 나한테 보여줬으면 해...

여전히 사랑하고, 여전히 정 많이든 오빠에게
보내지도 못하는 몇 글자 적어봐... 잘 지내..밥 잘챙겨 먹고....~~~~~~~~~
나를 비추는 거울  02.08.06 이글의 답글달기
힘내세여..

저두 제앤이랑 950일이 넘어가는데..
예전보다 애정도 많이 식은것 같구.. 걱정이 많아서..
님이랑 같은 상황이 닥칠것 같다는 생각이 자꾸 들어여..
님.. 힘내시구여.. 정말 좋은 사람 만나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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