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이란건.. │ 미정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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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8-23금요일 일기장... 책꽂이에서 언제나 발견하게 되었던... 어린시절부터 써왔던 일기장을 한켠에 채워두고선... 이젠 이렇게 싸이버상에서 내 일기를 적는다...참 재미있단 생각이 든다. 이렇다할 비밀도 없건만... 그렇다고 보이지 못할것도 없건만... 언제나 여기만큼은 나의 세상이란게 늘 편안하다. 어린시절 내 친구와 나는 우리친구사이가 꼭 내복같은 사이가 되길 바란적이 있다. 그 생각이 하도 기발하고 귀여워서 아직도 그말은 기억이 난다. 조금이라도 편안한 어떤걸 떠올릴때는 그때의 기억이 전혀 가시지 않고 다시금 되살아 난다..내복같은.... 겨울철....겉에 아무리 두껍고 따듯한 옷을 입어도 얇고 볼품없는 내복 한벌 입어주지 않으면 절대로 추위란걸 막지 못할것만 같았는데.. 내복하면 아직도 할머니가 주로 입으시던 빨간 내복이 떠오른다. 질기기로 유명하다는 그 내복을 그러면서도 별로 따듯하지도 못하다는 그 빨간내복을 우리 할머니는 겨드랑이고 무릎이고 툭툭 불거지고 구멍이 생겨 솔기가 다 떨어져 나갈때 까지 입곤하셨는데.. 그나마도 제일 아끼시던 빨간 내복은 ...우리 할머니에겐 그렇게도 편안하고..좋으셨던 모양이다. 내 살은 아닌데도 내 살점인양 그렇게 아끼시던 모습이... 그냥 그렇게 떠오른다. 일기장도...그런거라고 생각이 되어선... 별일도 없고..볼것도 없는데도 언제나 내게는 중요한 보물1호란 별명을 달고 어디든 내 소갯글이라도 적을라치면.... 약속이나 한듯이 늘 그렇게 써왔던것 같다. 살아가다 보면 처음이란건 언제나 소중하게 남는 법이다. 좋은것이든 좋지 않은것이든... 첫키스의 추억도...첫사랑의 기억도.. 다 아름답고 좋은기억으로만 남아있는건 아니지만.. 처음이란건 .....절대로 잊혀지지않는 어떤힘을 가진건 틀림이 없는 모양이다. 싸이버상에서 적는 내 일기도...어쩌면 처음이란.... 늘 적어왔던 일기인데도 불구하고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될지도 모를일이다. 살다보면.. 작은 선택이 내 인생의 경로를 많이도 바꿔놨다는 생각을 하게될때가 있다. 그때는 지나치게 사소하게 여겨선 아무생각없이 넘겼던 일이.. 지나고 보면 그때 그런 선택이 아녔더라면... 내가 지금 여기에 와 있지는 않을거란 확신을 주게도 하니 말이다. 일기... 내 일상사... 사소한 내 생각의 버릇... 어쩌면 너저분하게 정리되지 않는 많은 하룻동안의 기억들이 또한 내 일상사를 뛰어넘어 얼마만큼의 변화를 초래하게 될지도 모른다. 이제까지 사소한 선택들이 결코 사소하지만은 않은 많은 놀라운 결과를 이끌어 냈던것 처럼.... 누구든 내 이야길 귀담아 들어주는 사람이.. 그게 사람이든 아니든 상관은 없지만... 내 기분을 ....내 마음을 토로할 어떤 꺼리가 생긴다는것.. 살아가면서 크나큰 빽이 생기는양...득의양양해진 나를 발견하게 되는일일거다. 그런의미에서... 오늘 나는...큰 빽하나 얻은거지 뭐...^^ 기쁠때 보다는...슬플때 더 많이 찾으리란것... 가슴벅찬일보다는....넉두리를 말할곳이 필요할때 더 많이 찾아질거란걸 부정할수 없다... 그렇다고 내가 비관적인 삶을 살아가는 사람은 아니건만도... 내게 그런말을 할 사람이 곁에 없는건 아니지만... 일기장은...전혀다른 힘을 가진..새로운 세계임에 틀림이 없으니까...그런거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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