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밖으로 흘러나오는 너의 노래.   미정
  hit : 160 , 2002-08-26 00:51 (월)
음~~~~~!
오늘 조카를 데리고...
정말 가기싫어서 가기 싫어서.뭉기적 거리다가 놀이털 갔지.
울 조카는 고모야 어찌되든 상관없이...그냥 혼자 잘 놀더라고.
내가 왜 여기 따라왔어야 했냐고.....그런 생각을 하면서..
쩝..
요즘 아파트 놀이터엔 카메라도 장착되어 있고...별일도 없을텐데...
암튼.....울 새언니의 치맛바람에..내가 미쵸..

조카는 놀고...나는 또 무료하게 벤치에 앉아서 망연히 애들 노는거나 구경하고 있었쥐.
근데...........가까운 어디서 노랫소리가 들려..
두리번~!
놀이터 옆.....일층베란다에서 어떤 남자가 의자에 앉아서 기타를 들고...노랠 부르잖겠어?
나 더러 들어달랜건지..어쩐건지...
어쨋든...정말 잘부르더군..
안그래도 요즘 내가 정신못차리고 좋아하는 성시경 노랠 불러내더니....흐...
남자란 목소리가 좋으면 성공한댔던가..
그 남자도 대성하겠으...

목소리 좋은 남자에 약한 찬바람...
놀이터에 앉아있는게..참 행복하더라고...
그렇게..부르길...한...대여섯곡은 부르는것 같았쥐..
그 집 베란다엔 일층이라서 그랬던지..발이 드리워져 있었어.
정말 그 남자 얼굴 함 봤음 싶었는데...그렇다고 해서..
\" 저기요...얼굴좀 봅시다..\" 그럴수도 없구..
참 난감했쥐.
낼도 또 부를래나?

그리곤 노래가 한동안 안들리길래...아쉬워하고 있었는데..
그 베란다에 드리워진 발이 걷어지더니...
어떤 총각이...흐흐흐흐..
얼굴을 빼꼼...
나랑 눈이 떡하니 마주친게 아니겠어?
아이참...
민망하던 찬바람.....얼굴 빨개지고..무슨 망신이얌..
ㅡㅡ;;;

근데..나도 모르게 얼떨결에 웃었어..
그 집이랑 내가 앉아 있던 벤치랑...거리래 봐야...10미터도 안됐으니...
이목구비 확실히 보였고..
그 사람이 내가 웃자...같이 따라 웃더구먼...
그러더니..
\" 들으셨어요? 혹시?\"
그러뎅...
이런일도 내게 일어나는구나 싶었어..
정말 영화 같잖아..
\" 네....노래 잘하시네요...\"
ㅡㅡ;;
서로 민망...
그 사람은 그냥 쑥 들어가긴 더 민망했던지...
\" 제가 알바를 하는데요...거기서 노래부르는거 하거든요..\"
\" 아~~~~~~~~ 옙..\"
\"한번 놀러 오세요..@@ 대학앞에..@@@입니다..\"
\" 눼......\"
^^
민망하면서도...이거...실감도 안나거..

참 신기한 경험일쎄...

낼부터 조카데리고 놀이터 자주 가야겠당...
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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