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중학생...   미정
 흐리고 상당히 추운 날씨... hit : 141 , 2002-10-25 21:16 (금)
오늘 티비를 보다가 우연히 정신지체 장애를 가지고 있는  부모님을 모시고 열심히 살아가는 중학교 3학년의 여자 아이 이야기를 보았다. 힘든 환경이지만 밝은 모습으로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에서 많은 것을 느꼈다... 그 아이의 생활을 보면 공부를 못하는 것은 머리와는 상관없이 노력에 따른 것이라는 걸 느끼게 된다.. 너무나도 당연한 이치를.... 매일 나에게 바보라는 말만 하지 말고, 나란 녀석에 대해 철저하게 잔인하게 투쟁을 해야 된다..
나란 녀석.... 그래 내가 매일 하는 말처럼.. 죽으러 태어난 놈.. 살 가치가 없는 놈, 할 줄 아는 것 하나도 없는, 젊은이의 특권인 꿈을 누릴 자신감도 상실하고, 하고 싶은 것도 없이, 흔한 사랑이라는 말도 쉽게 못하는 .... 그런 녀석이다.. 이런 나라는 놈을 좋게 바꾸기는 쉽지 않을거다.. 내가 누구보다 잘 안다.. 계란으로 바위치기다... 백만 번 치면 백만 번 깨지기만 하는 ... 어리석은 일이다... 후~~~ 또 한숨이 나온다. 나란 자식을 죽여버리고 싶은데... 어제 내 일기에서 한 약속... -부모님에게는 실망스런 놈 되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살아가야 한다.
언젠가 내 자신에게 말한 것 처럼 하늘은 내게 죽을 용기마저 빼앗는 철저하게 잔인한 모습으로 날 이 세상에 태어나게 했다.. 얼마나 잔인한가. 병신 같은 자식이 죽을 용기마저 쉽게 먹지 못하는... 그게 나란 놈이다.. 죽을수 없으면 열심히 살아야하는데 그런 생각을 할 때 마다. 오랫동안 내 안에 있던 녀석이 '이건 네 모습이 아니야~'라고 하는 것 같다.. 자신있는 모습이 나와 어울리지 않는다는건 누구보다 내가 잘 안다.. 하나만 약속하자,.. 오랜 패턴은 벗어나기 힘들다고 한다.. 이 패턴을 벗지 못하면 난 부모님과의 약속을 지킬수 없다. 내 유일한 희망마저 버리게 되는 것이다. 차라지 죽는게 낮다.. 그런건 생각하기도 싫다. 이런 생각 자체가 나에겐 가장 잔인한 고문이다. 유일한 삶의 기쁨을 잃는것.. 마치 어머니가 얼니 아이를 잃어서 슬퍼하는 것처럼 나 또한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 그 기분 정도는 들 것 같다... 죽어도 눈을 감지 못할 것 같다.
오늘 일기도 우울한 일기다... 언제쯤이나 솔직하게 밝은 내 모습을 일기에 담을 수 있을지... 그 날이 오긴 오는건지... 마지막으로 약속한다.. 부모님 입가에 웃음이 담겨질 날을... 이것만은 포기할수 없다.. 또 울고 싶어진다... 이상하다.. 부모님과 약속한 것만 생각하면 슬퍼지는지... 부모님께 직접 약속한 것두 아닌데... 그저 내 자신과 약속한 것 뿐인데... 슬픈 하루가 또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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