內 │ 미정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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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척 하고 있긴 하지만, 속은 잔뜩 헝클어져, 속이고 미워하고, 약아빠진 꾀임과 악행으로 타인을 다치게 한다. 악한 척 하고 있긴 하지만, 속은 금새 물렁해져, 울고 안타까워하고, 나도 모를 동정심에 열지도 않을 마음을 내보인다. 내 삶을 존속하기 위한 비열한 행동일까. 남을 해치고 버리는 일을 하면서 나는 과연 무엇을 바라는 걸까. 이런 내 모습에 지치고 힘들고.. 때로는 역겹고 버리고 싶은 마음에, 혼자임을 강조한 채 등을 돌려버리는 매몰찬 행동을 하면서도. 이내, 되지도 않는 헛소리들로 그네들을 불러 세운다. 누가 착하고, 누가 나쁜 것일까. 내 스스로 나쁘다 말하면서 헛된 믿음을 심어주고, 정작 나 자신은 아무도 믿지 못한다. 믿음에 약하고, 그것을 거부해 버린다. 닫아버린 마음.. 겉과 속이 판이하다. 나를 믿지 말아달라 애걸하면서도, 불신의 눈길을 보내는 이들에게 욕을 퍼붓는다. 조금 내비친 내 썩은 마음에 나를 향하는 눈길을 보면서 굳게 마음을 걸어 잠그고 싸늘히 외면한다. 떠나보냄에 익숙하다. 떠나는 것에 익숙하다. 버려짐과 남겨짐에 익숙하다. 잊혀짐에 익숙하고, 잊지 못하는 것에 익숙하다.. 언제나 되풀이 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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