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을 바라지 않는다   2004
 추웠어 hit : 2237 , 2004-02-01 05:01 (일)
방학하고 한동안 술을 달고 살았다.

옛날 일하던 곳 점장님이 말씀하시길,
사는 게 나이 들수록 점점 힘들어지지..결코 쉬워지지는 않는다셨다.
점장님의 길게 담배 연기를 내뿜던 그 모습이 잊혀지지 않는건
결국 아직 책임질 것 없는 나이에도 삶의 버거움이 조끔씩 늘어나기 때문일꺼다.

술을 마시면 좋고 술을 마시면 실수를 해도 될 거 같고 술을 마시면서 하는 헛소리들에 웃는 것이 즐거웠다.
술을 마시지 않으면 현재, 과거, 미래에 관해 생각을 해야 했고..
그리고 종현이에 대한 갈 곳 없는 감정을 돌봐야했으니.
맨정신으로 생각하는 것이 참 힘들었다.
지금 이러는 것이 아니라 벌써 3년전에 이랬어야지 왜 난 지금 이러고 있는걸까
1월의 마무리도 술로 끝내고 한게 뭐가 있나
부모님이 꾸중하시는 것도 당연하지..
그래..아무리 마음 속으로 방황하고 힘들어도..내 할일은 해놓아야지

새우깡 이넘아 잠시 너를 뒤로 미루어두겠어
지금은 내 시험이 코 앞이야..짐까지 아무 죄없는 너때문에 내 인생 무엇하나 이룰 수가 없었는데
시험은 잘 쳐야되지 않겠어~
부디..내 문자에 답장하나 보내지 않더라도 가끔은 날 생각하는 2월이 되길 바란다.
이제 너를 바라보는 내 눈을 숨기지 않겠어..
너의 생각을 하루라도 안하게 되는 날이면 그 사실 깨닫고 기뻐하던 내 모습
기뻐하는 건 잠시고 다시 기억남에 또 힘들었지
우리 서로 바라보던 두 눈이 점점 멀더니..내 눈은 허공을 혹은 바닥을 헤매었고
너는 이제 무얼 바라보고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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