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대 기질   카테고리가뭐야
  hit : 2311 , 2004-02-26 22:31 (목)
내 안에 광대기질 중 하나는 관객이 없음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기질이다.
내가 특이한 옷을 입고 재밌는 말을 하고 메뉴판의 메뉴를 고르는거 하나도 나를 봐주는 관객을 의식하고 그들앞에서 나를 연출하듯이 보여주는 행동이다.

난 나를 봐주는 사람에 대한 서비스가 좋은 편이다.
나름대로 제법 자기 관리를 하고 있다구 생각한다.
그래서 팬은 있어두 친구는 없는 타잎이다.
나를 재밌어하고 신기해하고 궁금해 하는 사람은 많지만 인간적으로 친밀하게 끌린다고 생각하거나 허물없이 가깝거나 사랑을 나눌 만한 관계는 별루 없다.
그건 내가 자초한거고 원하는 바이기도 하지만 무척 고독한 길이다.
폼생폼사라고나 할까..
그래서 일기 하나를 써도 봐주는 사람이 없음 쓰질 못한다.
그래서 엄밀히 말함 내 일기는 별루 비밀이랄께 없다.
비밀은 다 걸러내고 재미만 뽑아서 끄적거린다.
확실히 관객을 의식한 글을 쓴다.
그래서 반응이 좋음 대략 만족이고 아님 진심으루 추락이다.
아..연약한 인간이여.

진짜 소심하고 남의 말에 잘 영향 받는다.
근데 겉으룬 전혀 표정에 변화가 없구 티도 안낸다.
그래서 남이 뭐라든 무관심하고 상관을 안하는 애처럼 보인다.
사실 그래보이고 싶어서 나를 그렇게 꾸민다.
그래놓구 속으루 엄청 서운해 하거나 엄청 낙심하거나 아님 음청 상처 받는다.

대본 수업에 함께하는 우리 조원들은 4명이다.
4명이서 작품평가를 같은 시간 같이 받는다.
평가수업은 작품 하나를 1밀리 간격으로 발기발기 찢어서 난도질하는 시간이기 떄문에 대부분 그 수업이 끝나면 애써 써논 작품에 대해 낙심하거나 상처를 받곤 한다.
다 발전을 위한거긴 하지만 밤새 피고름으로 쓴 원고를 말한마디로 평가절하 당하면서 냉정한 수업을 받고 나면 의기소침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우리 조원끼리 평가가 끝나고 서로 서로 위로하고 칭찬하고 격려하는 분위기였다.
근데 나한테만 이상하게 별루 위로를 안해주는거였다.
그래서 왜 내 차례 안오냐구 따졌더니..
넌 왠지 아무렇지두 않을꺼 같아 그러는거다.
대략 낙심 배가..-_-;;...

난 엎드려 절받는걸 싫어하고 늘 누가 내 맘을 알아서 알아주길 바라는 심보가 강하다.
별루 티안내고 대접받길 원한다.
내가 티를 내거나 땡깡한번 더 부려서 받은 댓가는 받아두 별루 받은거같지 않구 기분두 나쁘고 자존심도 상한다.
그래서 아쉬운 감정을 애써 드러내서 어리광피우는거 같아 보이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근데 살면서 느끼는건 역시 엄살 한번 더 피우고 약한 척 한번 더 해야 사람들 손길이 더 온다는 거다.
그치만 강한 척 하구 싶은 마음과 말 안해도 알아주는 사람이 더 소중하단 생각땜에 진짜를 가려내기 위해 침묵하는 버릇은 여전히 내 안에 있다.
엄살을 피고 나면 기분이 나쁘다.
엄살로 물론 돌아오는게 하나라도 더 있는건 사실이다.
그치만 그건 좀 별루다.
어쨋든 그때 평가수업받고 난 뒤로 원고는 거들떠도 안보게 되버렸다.

이 얄팍한 광대기질은 일기 쓸때 자주 나타난다.
일기같은걸 올려두 누가 친절한 리플하나라도 달아주면 신나서 막 글이 쓰구 싶는데 안그럼 흥미를 잃고 한달간 일기중지 모드가 된다.
참 인간 간사하고 얄팍하다.

누가 쫌이라두 존 말 해주믄 좋아라 하루에도 막 쏟아낼 긴 사연들이 줄줄줄 새나오는데 별 반응 없다구 한달이상 글은 쓸 생각두 안하다니..

이게 무슨 일기야.
광대 일기.

물론 내 글은 거짓없구 솔직하다.
하지만 거짓없구 솔직할 수 있는 부분만 쓴다.
그렇다구 가식인가.
아니다..
나름대루 팬관리다.
으흐흐~^^
그래! 나 그렇다..
Sentimentalism  04.02.27 이글의 답글달기
모든 인간의 욕구

보아하니 글쓰는 분 같으시네요...이상하게 님 일기에 먼저 손이 가는 것도 님의 그 광대기질에 이미 넘어가서인가봅니다...^^" 읽다보니 공감이 많이가서 또 한 번 글 남겨봅니다...제 생각엔 정도의 차이만 있지 모두 님이 말하는 광대기질을 가지고 있는 것 같네요...그게 사람아닐까요..저도 팬관리는 하거든요....ㅡ.ㅜ"

볼빨간  04.02.28 이글의 답글달기
뭐..난그렇다

심리적으로 비슷하기로 백설공주 이야기에 나오는 백설공주 계모의 심리를 들 수 있지요 ㅎㅎ모두들 비슷한 심리를 가지고 있을텐데..왜 아무도 공감을 누르지 않았는지..제가 한 번 꾹 눌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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