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너무나 많은걸 보고 들었다.
너무 많은 소릴 듣고 그 소리들이 다 옳다고 생각했다.
그럼 옳은 소리들끼리 부딪히는건 어떻게 해결하지?
이 말 들음 이 말 옳고 저말 들음 저말 옳은데
세상에 돌아다니는 온갖 소리들 말들 얘기들....
너무 많은 소릴 들은거 같아.
하지만 그 소리가 내 귀에 들렸던건 그때 그때 마다 내 속에 자리한 욕망의 소리였기 때문에 잘 들렸던거 같아.
내가 이기적이고 싶을땐 이기적인 소리가 잘 들어오고 내가 이타적이고 싶을땐 이타적인 얘기가 잘 들어왔다.
그러니 들을때 마다 그 소리들이 다 옳았다는 것도 옳다.
문제는 내 마음속의 욕심들이다.
욕심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니 난 흔들리고 어지럽고 혼란스러울 밖에...
그럼 욕심을 다 비우는것이 옳은걸까.
욕심보다는 명확한 푯대하나만 세우고 그 길로만 다니는게 옳은걸까.
욕심을 비우고 싶다는 욕심도 욕심아닌가.
그러니 세상은 다 욕심과 욕망이야.
그럼 욕심아닌건 어떤걸까.
난 어떤 소리에 귀기울여야 흔들리지 않을까.
하늘의 음성은 어떤걸까.
하나님의 음성도 내 욕심이 만들어낸 욕심의 음성 아닐까.
모든 사람들이 다르게 해석하는 성경의 수많은 말들을 내가 어떻게 받아들일까.
어떤것을 진정한 하늘의 음성으로 받아들일까.
세상은 나 혼자 사는 것이 아니다.
내가 모든걸 다 체험하고 다 알수는 없다.
사회와 통념을 통해서 배우고 익히고 하나되어간다.
세상은 역시 나 혼자 사는것이다.
타인이 받아들인 하나님, 타인이 깨우친 진리는 나의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나의 것에 귀를 기울이는 건 조용한 시간을 갖는 것일지도 모른다.
나만의 조용한 시간이란 진짜 아무 소리 안들리는 조용한 시간을 뜻하는게 아니다.
아무리 시끄럽고 요란한 틈 속에서도 정신차리고 내 내면에 집중할 수 있으면 그것이 조용한 시간이다.
난 너무나 많은 소리들에게 휩쌓여서 조용한 시간을 보내지 못했다.
빠르고 바쁜 시간에 난 정신없이 휩쓸려 왔다.
남의 것을 내 것 인냥 자만하고 다른 소리를 틀린 소리라고 생각했고 내부의 소리를 외부의 소리로 내부의 음성을 외면의 음성으로 착각했다.
아무 것도 뭐가 옳은지 그른지 알 수 없다.
정말 이 세상에는 옳은 것도 그른 것도 없을지도 모른다.
그저 현상만이 존재하는지도 모른다.
난 수많은 현상과 현상의 부딪힘속에서 진짜 내 내면의 조용한 소릴 듣지 못하고 있다.
2005-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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